울료자(尉繚子) 20

in #bookreview4 years ago

將帥者心也, 群下者支節也. 其心動以誠, 則支節必力, 其心動以疑, 則支節必背. 夫將不心制, 卒不節動, 雖勝幸勝也, 非攻權也.

인체에 비유하면, 장수는 심장에 해당하고, 부하 장병들은 지체의 관절이라고 할 수 있다. 심장이 성실하게 행동하면 그 지체들도 반드시 힘을 다하게 된다. 심장이 회의를 품어 흔들리면 지체의 관절은 반드시 어긋나게 움직이게 된다. 장수가 심장이 되어 제대로 부하 장병을 통제하지 못하고, 병사들이 지체의 관절처럼 움직여 주지 않으면, 비록 싸워서 승리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요행에 불과할 뿐, 결코 진정한 실력으로 싸워 이긴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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夫民無兩畏也, 畏我侮敵, 畏敵侮我. 見侮者敗, 立威者勝. 凡將能其道者, 吏畏其將也. 吏畏其將者, 民畏其吏也. 民畏其吏者, 敵畏其民也. 是故, 知勝敗之道者, 必先知畏侮之權.

병사들은 자기의 장수와 적, 이 두 가지를 함께 두려워하는 법이 없다. 자기의 지휘관을 두려워하는 병사는 적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적에게 두려움을 품는 병사는 자기의 지휘관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병사들이 지휘관을 두려워하지 않고 무시하는 군을 패배하며, 병사들이 지휘관을 두려워하는 군은 승리한다. 장수가 위엄을 지킬 줄 알면, 그 부하는 상관을 존경하게 되고, 장교들이 장수를 존경하면 예하 병사들이 장교를 존경하게 되며, 병사들이 모두 상관을 존경하면, 적이 그 장병들을 두려워하게 된다. 이런 까닭에 승패의 도리를 알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장병들의 두려움이 자신에게 있는지, 적에게 있는지를 알아서 먼저 그 두려움의 향배를 조종할 줄 알아야 한다.

군대의 조직을 인체에 비유하면 어떨까? 울료자(尉繚子)는 장수를 심장에 비유했고, 병사들은 팔과 다리에 비유했다. 심장은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심장이 뛰지 않으면 사람은 죽은 것이다. 심장의 움직임으로 피가 돌고 그것으로 인해 숨을 쉬고 살아있는 것이다. 하지만 심장만 뛰고 팔과 다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산송장과도 같다. 흔히 말하는 코마상태인 것이다. 즉 뇌사다. 정상적인 사람은 심장이 뛰고, 팔다리가 자유롭게 움직여야 한다. 장수가 살아있고, 병사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군대는 살아있는 군대다. 이들에게는 그 어떤 임무를 부여해도 완수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적과 맞붙어 싸우면 백전백패한다.

자기의 장수를 두려워하는 병사들은 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사람을 무서워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자기 장수의 명령을 추상같이 받들고 목숨을 바쳐 지키려는 마음 일게다. 이런 병사들은 적과 조우했을 때, 사력을 다해 전투에 임할 수 있다. 반대로 자기 장수의 지시나 명령을 우습게 생각하는 병사는 적을 무서워하고 도주하는 못난 모습을 보인다.

참고문헌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武經七書, 서울: 서라벌인쇄, 1987
울료자(저), 울료자, 임동석(역), 서울: 동서문화사, 2009
성백효, 이난수(역), 尉繚子直解李衛公問對直解, 서울: 전통문화연구회, 2014
성백효(역), 사마법,울료자,이위공문대, 서울: 전통문화연구회,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