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창작에 관해, 인디 게임 개발을 하며 깨달은 것들

in #kr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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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pixabay

안녕하세요! 인디게임을 개발하는 라메드 입니다.

요즘 통 개발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네요 :(

제가 지난번에 쓴 글 처럼, 이제는 조금 뒤로 물러서서 뭔가를 깨달아야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오늘은 돈과 창작에 대해서 화두를 던져보려고 합니다.

돈은 창작을 야기한다?

저는 처음에 위와 같이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 노동을 하는 것 처럼,

예술가는 돈을 벌기 위해서 창작을 하는 것이라고 간단한 유추를 했었죠.

하지만, 요즘에서야 저는 이것이 사실과는 좀 다르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노동은 돈을 창출하기 위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노동을 하면 결국 어떠한 물질적인 이익이 발생하거든요.

재료들로 신발을 만들면 재료들 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상품이 나오게 되듯이 말이죠.

하지만 흔히 '창작'이라고 불리는 것들도 그럴까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을 겁니다.

" 화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감들로도 멋진 그림을 그리면, 수천억이 되기도 한다. "

아니오, 그 수천억의 가치가 파생되는 뿌리는, 물질적인 이익이 아닙니다.

본질적으로 위에 나온 예시인 신발은 신고다닐 수 있기 때문에 가치가 증가하는 것이죠.

그럼 왜 그 미술품이 비싼 값에 거래되는 걸까요?

소비하는 사람에게 비물질적인 이익을 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뭔가를 깨닫거나, 뭔가를 느끼거나 할 수 있겠죠.

이것은 본질적인 차이입니다.

창작은 결국 돈을 위한 행위가 아닙니다.

창작과 노동의 차이

A라는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A는 친구 B와 함께 위대한 목수 밑에서 수련을 했습니다.

둘의 기술은 거의 비슷했고, 스승의 가르침을 다 받고나서, 각자의 일을 시작했습니다.

A는 쓸모있는 가구를 만들었고, B는 아름다운 조각상을 만들었습니다.

A는 자신의 작품에 정해진 가격을 붙였고, 품질이 좋기때문에 금방 팔려나갔습니다.

B도 자신의 작품에 정해진 가격을 붙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부유한 손님이 B의 잘만든 작품을 보면, 엄청난 돈을 지불하고 사가려고 했고,

가난한 손님이 B의 잘만든 작품을 보면, 지나치게 적은 돈을 지불하고 사가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부유한 손님만 받기에는 그 수요가 많지않아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었습니다.

B는 결국, 손님들이 제시한 가격에 맞춰 조각상을 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위의 이야기에서, B의 손님들이 저마다 다른 가격을 기대하는 것은, 창작물이 주는

이익이 비물질적이고 주관적이며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큰 감동을 주는 것의 가치가 10만원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큰 감동을 주는 것의 가치가 500원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A가 만든 가구처럼, 노동을 통해서 만들어낸 획일적인 상품은, 그 쓰임새나 품질에 따라서

사회적이고 수량화가능한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정해진 가격을 만들 수 있죠.

( 5년을 쓸 수 있는 사양의 컴퓨터, 100년동안 썩지 않는 가구, 5명이 탈 수 있는 자동차 등 )

창작의 기대이익은 불확실 합니다.

이제야 제 이야기를 좀 풀어나가려고 합니다.

저는 아주 허접한 게임으로 약간의 돈을 만져봤습니다.

( https://steemit.com/kr-game/@yirgacheffe2shot/kr-game-1-1 @yirgacheffe2shot 님의 리뷰입니다. )

그리고 나서, 몇개월의 시간을 낭비할 수 있는 어떠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 아, 게임은 대충 만들어도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상품이구나 "

예술에 대해서 투자대비 효율이 좋은 종목이라고 생각해버린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창작을 통해서 돈을 벌려고 한 시도를 하신 분이 있다면,

이게 얼마나 멍청한 생각인지 아실겁니다.

상품과는 다르게, 창작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창작자는 정확히 예측하기가 힘듭니다.

시장조사를 아무리 하고, 자신의 능력과 통계를 기반으로 한 어떤 데이터를 축적하더라도,

사람들이 받는 감동이나 재미의 크기를 측정하거나 조작적으로 정의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이 결국에 낳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정 입니다.

투자를 하시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투자가 성공했을 때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투자가 성공할 확률, 안정적인 정도도 매우 중요합니다.

쇼미더머니 같은 프로그램만 봐도, 수천, 수만명이 래퍼로 성공하고 싶어 도전을 하지만,

결국 그걸로 이득을 보는 한 시즌에 래퍼는 10명도 채 되지 않습니다.

창작이라는 행위는 가져올 이익도 불확실할 뿐더러, 그 가능성도 보통은 높지 않습니다.

창작을 하는 이유

위에 나온 창작의 특성들을 보면, 굳이 창작을 해야할 이유가 있나 싶습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창작에 자기 인생을 바친 사람들이 종종 등장합니다.

저를 포함한 그분들은, 결국은 저러한 점들을 감수하고서라도, 창작에 대한 매력들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로움, 재미, 스릴 뭐 다양한 감정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죠.

이것이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작물을 통해서 창작자도, 소비자도 비물질적인 이익을 얻고자 희망합니다.

무명 예술가가 가난해지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겠죠.

( 소비자도 물질적인 이익을 얻지 않으니 지불하는 가격이 작아지고, 창작자도 물질적인 이익이 1순위가 아니니, 창작을 이어나가는 거죠 )

그리고 그러다보니, 오로지 돈만 추구하는 창작물들을 소비자가 접했을 때에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 됩니다. ( 다른 창작자 들과, 소비자들에게서 말이죠 )

카피캣 이나 양산형 게임이라든지 ,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만화가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순수한 감동을 주는 게임이나 창작물은 칭송을 받게되는 원인이기도 하죠.

게임 개발에서의 창작

위에서 말한 특징들로 인해 게임은 직격타를 맞습니다.

게임을 구성하기 위해 필요한 분야가 엄청나게 많기 때문입니다.

밸런스를 기가막히게 짤 수도 있고, 그래픽으로 승부를 볼 수도 있으며, 죽이는 음악들로 메커니즘을 더욱 더 빛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들을 오로지 돈이라는 유인가로만 인간을 움직이려고 하면 정말 피곤해집니다.

위에서 말한 것들과 일맥상통하는 점인데, 만약 "종이에 선을 그어줘" 라는 주문과 돈을 지불하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지만, "종이에 선을 통해서 나를 그려줘" 라는 주문과 돈은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더군다나 게임은, 이러한 주문을 각 분야마다 해야합니다. 그래픽/ 사운드 / 기획 / 프로그래밍 같은 분야들 말이죠.

두가지 방법이 있겠죠.

  1. 주문을 정말 세부적으로, 완벽하고, 정밀하게 계산된 적당한 돈을 지불한다

  2. 비물질적인 이익과 돈을 함께 준다.

아마 1의 방법이 대형 게임사에서 만드는 대중적인 게임 개발 일 것입니다.

2의 방법이 흔히 말하는 인디 게임의 개발 방법이죠.

2의 비물질적인 이익은 아마, 자부심이나 프로젝트 안에서의 자신의 영향력 , 예술에 대한 소명 등이 될 것입니다.

하고 싶은말

횡설수설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단 두 가지 였습니다.

지금 까지 말한 것은,

  • 창작은 돈을 원인으로는 발생하기 힘들다.
    이라면,

1번에 첨언을 하자면 ,

  • 창작을 유지하려면 돈이 든다.

을 붙일 수 있겠습니다.

" 결국 반반인가? " 하신다면 조금은 슬플 것 같습니다.

자신이 하는 행동에 대해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고 행동하는 것과

피동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다릅니다.

이 곳, 스티밋의 블로깅을 하시는 분들은 전부 창작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위에 말한, "창작을 유지하려면 돈이 든다" 를 만족시키는 플랫폼이 바로 스팀잇입니다.

하지만, 창작을 시작하는 원동력이 돈이라고 생각하신 다면, 오래 지속하시기에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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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일 하며 돈버는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거죠 ㅎㅎㅎ 창작의 고통은 힘들지만 그 끝에 보람은 더 꿀맛이죠 ㅎㅎㅎ 제 와이프가 게임 음악을 만드는데 옆에서 볼때 너무 안쓰럽죠 ㅜㅜ 힘든직업인건 분명합니다. 그래도 서로 소망하는것을 이루기 바라며 화이팅!

스티밋을 열심히 하다 보니 수입이 따라왔어요 (o)

스티밋은 생각보다 수지 타산이 안 맞네요(x)

하다보니 잘 될 수는 있겠지만,

벌려고 하면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

많이 공감되는 글이네요 ! 잘읽고갑니다 :)

감사합니다 :)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며 기대이익은 창작이외의 분야에서도 불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팔로우 및 보팅할게요

정도의 차이를 언급하고 싶었습니다. 날카로운 댓글 감사합니다!

힘내십시요!!!
많은 내적 갈등 후 본인의 만족이 채워지는날이 온다면. . 인생은 더 풍족해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