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 순수 아비트라지 도전
스프레드와 수수료를 고려하더라도 이득을 볼 수 있는 아비트라지를 설계해 보자. A거래소에서 KRW를 이용하여 limit 오더로 ETH를 사서, B거래소로 옮긴뒤 ETH를 팔아 KRW를 얻고, 다시 A거래소로 자산을 옮겨오는 cycle을 구상하였다. (맨 마지막에는 A거래소로 안보내고 그냥 출금해도 된다)
이 때 필요한 수수료는 (수수료는 거래소마다 다르니, 여기에서는 그럴듯한 값으로 가정해서 이야기 한다) A거래소에서 maker fee 0.1%, A거래소 송금수수료 0.01ETH, B거래소 maker fee 0.075%, B거래소 송금수수료 1000KRW 가 필요하다. 전체 수수료를 %로 따져보기 위해서, 한번 과정에서 100만원(1,000,000KRW)을 이용한다고 하면, 1ETH=250,000 라고 가정하였을때, 대략적인 수수료 율은 0.1% + 0.25% + 0.075% + 0.1% = 0.525% 정도가 되며, 전체 과정에서 전송 수수료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limit 오더가 아닌 마켓오더를 이용해서 이 과정을 처리한다면, maker fee 가 아니라 taker fee가 적용되므로, 운이 나쁘다면 추가로 0.2% 이상의 수수료를 더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면, 최소한 0.525% 이상으로 가격차가 벌어지는 두개의 거래소와 코인페어를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고, 계속적으로 거래소와 코인페어들을 감시하며 기회를 찾아야 한다. 이런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 해주는 사이트들이 존재하지만, 별 필요도 없고 추천하고 싶지도 않다. (심지어 예전에 이용하던 곳들을 지금 찾아보려고 했는데, 어디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아비트라지 기회를 찾아주는 것은 맞는데, 해보면 깨닫겠지만 절대로 이용할 수 없었다 ^^)
진행 과정
어쨌든, 운이 너무나도 좋아서, 가격이 갑자기 1.0% 이상 벌어지는 두개의 거래소와 특정 코인페어를 찾게 되었다. 역시나 A,B거래소와 ETH/KRW 페어라고 하자. 그러면 우선 스피드 싸움을 좀 벌여야 한다. 내가 모니터링 하고 있던 거래소가 20여가지 쯤이라고 하면 (이름 있는 몇개만 보고 있었다고 하자) 평소에 20개에 다 가입되어 있지 않을 수도 있다. 이번에 찾은 거래소는 가입이 되어 있지 않아서, KYC(Know Your Customers) 정보를 넣지 않아도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많이 지체 되었다. (KYC는 여권등으로 개인정보를 인증받아야 한다. 당연히 시간을 잡아 먹는다)
두번째 일어나는 일은 거래소를 탓하며 기다리는 것이다. 거래소에 따라서 반응 속도가 빠를 수도 느릴 수도 있기 때문에, 내가 입금하려는 KRW가 A거래소에 입금이 되기 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알지 못한다. (실제적으로 순수 아비트라지 기회가 발생하는 거래소들은 비정상적인 거래소가 많고, 거래량이 아주 적거나 입출금이 엉망인 경우가 많다.) 거래를 위한 자산입금 신청을 해두고서 전산처리가 완료되기 까지 걸리는 시간은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지도 않기 때문에, 하염없이 거래소 탓을 하면서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게 된다. 암호화폐를 입금하는 경우에는 거의 실시간으로 처리되는 거래소도 많지만, KRW같은 법정화폐 자산이라면 좀 더 오래 걸릴 여지가 있다.
세번째 일어나는 일은 limit 매수오더를 넣고, 더이상 가격이 올라가지 않기를 바라며 초조함을 느끼는 일이다. limit 오더 최상단에 넣고서 매수를 기다리더라도, 가격은 언제든지 올라갈 수도 있고 (실제로 아비트라지 기회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내 주문이 체결된다는 아무런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가격이 내려가주기를 바래야 한다.
KRW로 ETH를 사는것에 성공하였다면, 그 다음으로 A거래소에서 B거래소로 보내기 위해 전송시간만큼 기다려야 한다. A거래소에서 출금하는 것은 A거래소로 입금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대부분의 거래소는 자신에게 들어오는 자산은 손쉽게 통과시켜주는 반면, 자신에게서 나가는 자산은 수동으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 모 거래소에서는 ETH출금을 신청하면 거의 하루 정도 후에 출금을 시켜준 예도 있다. (상대적으로 외국의 거래소는 이런면이 덜하다) 거래소로써는 당연한 이야기일 수는 있지만, 아직 법적인 체계가 잡히지 않은 이런 무법 세상에서, 거래소는 많이 갑질과도 같은 일들을 한다.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나서 B거래소에 자산 ETH가 입금되었다. 이제 또다시 limit 오더를 넣고, 이제는 반대로 가격이 올라가주기를 기도해야 한다. 인간은 간사한 존재라서, 조금전에는 (A거래소에서) 가격이 내려가 주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이제는 가격이 올라가주기를 바라고 있어야 한다.
아뿔사 그리고 최종적으로 우리가 만날 일반적인 결과는 B거래소의 가격이 떨어져서 아비트라지 기회가 사라지는 것이다. (물론 아주 운이 좋다면, 아비트라지에 성공할 수도 있다만, 정말 낮은 확률이니 별로 기대하지 말자) 이제 내 손에는 팔리지 못하고 가격이 떨어져버린 ETH가 남아 있는데, B거래소에서 전액을 다 팔아버리면 95만원쯤 돌아올 것 같다. 100만원으로 시작한 이 과정에서 한참 노력후에 5만원을 잃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이 계속 반복된다면, 어쩌다 한번 아비트라지에 성공하더라도, 그때만 아주 약간의 이득을 보게 될 것이고, 그 외의 대부분의 경우 꽤 큰 손해를 보게 된다. 원래 아비트라지의 시작이었던 무위험 차익거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상황이 되었다.
정리 사항
우선 겪게 되는 고생들을 적어보자
- 아비트라지 기회를 찾기 위해서 계속 모니터링 하고 있어야 한다
- 회원가입, 입금, 전송 등을 시간과 싸우며 진행해야 하고, 일부 과정은 내가 노력해도 어쩔수가 없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일들도 적어보자
- 아비트라지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자산은 오히려 더 줄어든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 거래소와 코인페어를 fix하더라도 아비트라지가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
- 수동이 아닌 자동거래를 해야 한다
- 보다 확실한 아비트라지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실제로 해보면 여기까지 깨닫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이 글은 엑스테일즈(extales)의 cys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