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즈 리포트] 무엇이 블록체인으로 구현하기에 적합한가? - 서울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Decipher) 김재윤

in #blockchain6 years ago



블록체인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블록체인을 잘 모르는 사람도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기사를 접하다 보면 꽤 많은 것들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 지불 결제 시스템부터 게임, 대출, 의료정보 공유, 통합 포인트 시스템, 데이터 마켓, 데이터 주권 플랫폼, 투명한 광고 플랫폼 등 말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으로 그 많은 것들을 다 할 수 있을까? 각각의 목적에 맞게 어떠한 형태의 블록체인을 쓰는 게 적합할까? 법적인 문제는 없을까? 블록체인으로 무엇을 구현할 수 있을까? 어떤 것들이 블록체인으로 구현하기에 적합할까?
이번 글에서는 월 첫째 주 리포트인 “블록체인의 설계 원리 심화”를 통해 던졌던 이러한 질문들에 답해보고자 한다.

상태 공유 시스템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상태(state)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참여자들이 서로 동일한 상태를 공유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블록체인을 사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지불(payment) 시스템에서 사용자들이 가지고 있는 잔고 정보를 공유해야 하고, 그 기록이 남아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처리가 가능하므로 블록체인을 쓰기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의료정보 등 외부에서 들어오는 데이터인 경우에는 블록체인을 이용하기에 적합한지 한 번 더 따져볼 필요가 있다. 데이터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고 모두에게 공유되는 상태 역할을 한다면 데이터 공유에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것이 적합할 수 있으나, 그것이 아니라 단순히 데이터를 공유하는 형태라면 블록체인이 아니라 중앙 서버의 데이터베이스나 P2P 파일 공유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위계가 없는 시스템

블록체인에 참여하는 노드들은 서로 위계(hierarchy)가 없다. 누가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고가 없으므로 누가 새로 들어와도 되고 자유롭게 나가도 된다. 컴퓨터공학에서는 보통 이러한 시스템을 단일 장애점(Single Point Of Failure)이 없는 시스템이라 한다. 시스템을 공격하여 다운시키기 위해서 공략해야 하는 단일 지점이 없다는 얘기이다. 따라서 블록체인은 누구나 혼자서라도 시스템을 유지할 힘이 있기 때문에 쉽게 공격당하지 않는다. 뉴스에 많이 나오는 해킹 사례는 대부분 블록체인이 아니라 중앙 서버를 이용하는 거래소에서 발생하는 사고이다. 이 점을 들여다보면 해킹의 표적이 될 수 있지만 쉽게 다운되지 않는 시스템이 필요할 때 블록체인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자산(asset)이 오고 가는 지불 시스템은 당연히 블록체인을 이용할 수 있는 좋은 예이다. 어떤 회사가 자사의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접목한다고 가정해보자. 만약에 그 회사의 서버가 다운됐을 때 전체 시스템이 무너지는 상황에 대처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이는 블록체인을 제대로 사용하는 사례가 아닐 것이다.

결론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특성(feature)들을 살펴보고 블록체인을 어디에 이용하면 좋을지 생각해보았다. 발명될 때부터 화폐 및 지불 시스템을 목적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그러한 특징들이 자산의 교환에 매우 적합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특성들 중 일부를 수정해야 할 수도 있고, 다른 특성을 추가해야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블록체인 그 자체가 아니라 세상에 어떤 시스템이 부족하고 필요한지 먼저 아는 것이며, 그러한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이용할지 잘 선정하고 목적에 맞게 잘 바꾸는 것이다.

당연히 블록체인으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고, 블록체인은 목적 그 자체가 아니라 무언가를 구현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블록체인을 바라본다면 세상을 조금 더 좋은 쪽으로 발전시키는 데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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