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대한 단상: 왜 비트코인은 가치가 있을까?

in #coinkorea7 years ago (edited)

암호화폐를 하다보면 제일 많이 듣게 되는 비교가 튤립 버블입니다. 튤립 버블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투기현상인데 버블이 한창일 때에는 가격이 하루에 수십 배씩 상승했다고 하니 어찌보면 비트코인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비판의 핵심은 가치가 없는 대상이 투기수요로 인해 가격만 고공행진을 한다는 것인데요, 처음 이러한 비판을 들으면 마땅한 답변이 생각나지 않는 것도 현실입니다. 과연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요?

이에 대한 답은 화폐의 근본적인 성격부터 살펴보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비트코인이 왜 가치가 있는지 질문하기 전에 화폐가 왜 가치가 있는지 되물어야 한다는거죠. 그럼 대부분은 이렇게 말합니다. “국가가 보증해주니까”. 맞는 말이긴 한데 이를 조금만 바꿔서 얘기해보면 조금 무섭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화폐는 다시 말하자면 “국가가 개인에게 돈을 빌리면서 주는 차용증”입니다. 물론 예전에 금본위제일 때에는 “금을 담보로 발행하는 교환권”이었지만 지금은 아무런 기반 없이 국가의 신용만으로 빌리는 체제로 바뀐지 오래입니다.

결국 대부분 법정화폐의 가치는 이러한 국가의 “신용”을 믿는 것에 근간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국가의 생산력, 통화정책, 위험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각국 화폐간의 상대적인 가치,즉 환율도 결정되는거죠. 만약 우리가 우리의 채무자인 국가가 빚을 갚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국가의 법정화폐 가치는 추락하고, 타국 화폐 대비 가치인 환율또한 출렁일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실제로 국가가 망해버린다면 그 화폐는 휴지조각으로 바뀔 것입니다.

이제 비트코인으로 돌아와보죠. 비트코인이 법정화폐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신용의 대상이 없는 화폐라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보증해주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정책대로 발행되고 정해진 규칙대로 전송되는 그런 화폐라는거죠. 사이버머니와의 차이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이버머니는 디지털 기반이라는 점에서 비트코인과 유사하지만, 누군가가 그 신뢰성을 보증해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리니지 아덴(리니지 게임에서 쓰이는 화폐 단위)는 엔씨소프트 서버에서 복제나 부정생성이 안되도록 관리해준다는 신뢰 위에서 거래되는 것이죠. 하지만 비트코인은 이러한 신뢰가 필요없는 시스템을 기초로 한 화폐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즉, 비트코인은 이러한 무신뢰 시스템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큰 비중으로 동의하느냐에 따라서 가치가 결정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비중을 비트코인에 두면 비트코인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죠. 그리고 비트코인의 가격은 다른 화폐 가치와의 상대적인 비교에 따라 결정됩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법정화폐에 대한 믿음을 줄이고 비트코인에 대한 기대를 높일수록 비트코인의 가격은 상승하는 것입니다. 즉, 비트코인 커뮤니티를 하나의 느슨한 국가로 보고 비트코인을 그 화폐로 생각하고, 외환의 관점에서 비트코인을 해석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결국 비트코인을 위시한 각종 암호화폐들은 국가의 법정화폐를 대체하기보다는 새로운 경제공동체들의 구심점이 되는 각각의 화폐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스팀달러만 봐도 스팀 공동체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순환이 이루어지고 점점 스티미언들의 화폐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사는 세계는 국가라는 뚜렷한 경계선으로 나뉘어있지만, 미래에는 한국 스티미언, 미국 스티미언, 한국 비트코이너, 중국 비트코이너 등 암호화폐라는 새로운 그리고 느슨한 레이어를 추가로 갖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느슨한 공동체가 계속 커지는한 비트코인 및 여타 암호화폐의 가치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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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입문자 분들께 머레이 로스바드가 쓴 소책자 "정부는 우리 화폐에 무슨 일을 해왔는가?"를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금본위제의 회귀를 주장하는 내용입니다만, 현대 정부의 화폐가 얼마나 취약한지, 또한 화폐 공급량이 왜 준칙적이어야 하는지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꼭 읽어봐야겠네요. 금본위제로 돌아갈 때의 문제 중 하나는 현재 금 보유량이 투명하지 않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답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팁유 오늘 처음 알앗네요. ^^ tip! post

감사히 받았습니다 ^^

Impressive post, I have vote for you

스팀이라는 가상의 나라가 아주 건실하게 만들어 지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clayop님, 희망적인 말씀 잘 보고 갑니다.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살고 있지만 한번씩 오늘 돌발상황에는 준비하는 자세도 필요할 듯 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암호화폐는 개인주의와 공동체 개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아합니다.

wow nice post I like it, I will support you,upvoted

게다가 금본위제가 무너지고 FRB에선 자기들 맘대로 달러를 펑펑 찍어대며 인플레이션 유발하고 해외 국가들을 옥죄고 있는 상황에서 수량이 한정적인 가상화폐는 이들에게 달러 미국중심 패라다임을 바꿀 수 있는 기회기이도 할겁니다, 덕분에 가치는 더 올라갈 거 같구요. 러시아도 이더리움에 베팅한게 달러중심 구도를 재편하려는 의도가 있다 하더군요. 말씀하신 경제 공동체가 국가 단위가 될수도 있단 생각이듭니다.

네 패러다임 싸움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달러 중심의 신용화폐 패러다임과 블록체인 기반 분권화 화폐의 대립이죠.

제리님 잘보고 갑니다~

캬~!! 따봉 날리고 갑니다

생각해볼 만한 화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동체라는 개념으로 인해 더 많은 이들이
유익을 누리는 생태계가 형성되면 좋겠습니다

te entendi todo! te juro ! desde lo mas profundo de mi corazon!

감사합니다

글 잘읽고, 팔로우하고 갑니다.

암호화폐를 보는 시야가 좀더 넓어진 기분이 듭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기술의 발달에 따라 점차적으로 공간의 제약(국가)이라는 경계가
희미해 질 것이고 국가를 초월하는 세계공동체 개념으로
나아간다면...
전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는 시스템과 법칙을 가진 화폐가 필요할
것이고 그것이 블럭체인 기반 화폐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단지 그 시기를 얼마나 앞당길 수 있을지 그게 관건이라고 봅니다.

깔끔한 설명 감사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화폐가 알고보면 국가가 우리한테 지고있는 빚의 증서라는걸 알지 못하면 전혀 풀리지도 이해를 할 수도 없는 부분인거 같아요. 알고보면 하나의 큰 집단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빚을 지고 그걸 자기들이 보증해 준다며 큰소리 빵빵치는 묘한 상황인거 같습니다 ㅎㅎ

참 신기한 세상인 것 같아요. 신용을 근간으로 삼지 않는 화폐가 이렇게 통용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앞으로 어떠한 변화가 생길지 두렵기도 하지만 기대되네요. 사실 튜립파동이 가상화폐에도 일어나면 어쩌나 초기에는 걱정 많았는데 이제는 별로 그런 걱정은 안 드네요~^^

현재 시점에 가상화폐가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 라는 문제는 떠났다고 봐야겠지요.. 벌써 하루 거래량이 조단위가 넘어가니까요..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업봇 & 팔로 하고 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실제 국가들 중 안정적인 화폐를 갖고 있는 국가는 15%정도라고 하니, 블록체인 기반 화폐가 자리 잡을 커뮤니티 규모가 어마어마 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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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증인은 다릅니다!
전체를 꽤뚫어 보는 멋진 통찰력을 기초로 쓰인 멋진글 입니다.

인터넷이 한번 국가의 경계 (의미?) 를 희미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면, 암호화폐는 경제적 측면으로서 국가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 수 있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D

여러 코인들이 자리 잡을 것이라는 말에 동의합니다. 저는 이런 주요 코인들이 국가와 같은 기존 세력들에의해 좌지우지하게 되는 상황이 올거라는 생각도 들지만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등... 이러한 상황만 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제 비트코인은 나름의 안정적(?)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기축 통화로의 가치를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 듯 합니다. 다양성있는 암호화폐가 더 많이 나올수록 비트코인의 기대 수치는 더 향상되는 느낌이네요~

느슨한 레이어가 매우 사람을 발전적으로 만드는 것 같습니다.
스팀에서 그걸 느끼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비트코인이 의미있긴 하지만, 한번 이체하는데 비용이 2만원에서 4만원정도 들고, 이체가 지연되기도 하는것은 비트코인이 실생활에서 화폐 역할을 하기에는 큰 걸림돌 같네요.

당장은 비트코인의 기술력이 발전중에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요?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해외계좌로 송금을 많이 하는편인데 현재 비트코인의 거래처리속도 만으로도 충분히 기존에 해외은행간 송금 시스템을 능가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미국계좌로 송금하면 기본 이틀에서 삼일이 걸리고 수수료도 한국쪽 은행에서 한번, 미국 계좌에서도 wire transfer fee라는 명목으로 수수료를 또 떼갑니다 1000불정도 받을시 거의 45불 한화로 5만원돈을 떼가더군요. 그것에 비하면 일단 이체시 발생되는 수수료와 이체 속도는 기존 은행 시스템을 능가하는거죠 블록체인이니까 안전성은 말할것도 없구요. 이더리움같은 경우는 훨씬 빠르고 다양한 방면으로 쓰일수 있겠죠.

좋은글 감사합니다

잘보고 갑니다~보팅하고 선팔하고 갑니다!

좋은글이네요 ^^

글이 이해하기 쉽고 요점이 잘 정리되서 보기 좋았습니다.
보팅과 팔로우 하고 갑니다.

느슨한 공동체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