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은 인텔 천하였던 CPU 시장에 모처럼 AMD가 제대로된 제품을 들고 경쟁자로 돌아온 역사적인 시기였습니다.
오랜 기간의 삽질을 뒤로 하고 서버 시장에서나 사용할 수 있었던 무려 8코어의 CPU "라이젠"을 개인용으로, 매우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습니다.
일단 뭐라도 신박한 제품을 내놓았으면 사주는 소비자가 있어야 세상이 발전하는 법입니다. 그런 까닭에 저는 라이젠에 32GB의 램, 그리고 512GB의 최신형 SSD를 장착한 강력한 데스크탑을 하나 장만 했습니다. 다만, 게임을 할 목적은 아니어서 그래픽 카드는 대충 10만원짜리 선에서 선택하는 악수를 두고 말았습니다.
막상 사놓고 보니 쾌적한 웹서핑만 하기에는 오버스펙이었습니다. 그래서 추가적인 활용방안을 찾던 차에, 익명성을 보장해주는 다크 코인 중 하나인 모네로(Monero)를 알게 되었습니다. 모네로만큼은 CPU와 그래픽 카드를 모두 동원하여 채굴할 수 있었습니다.
몇달을 채굴하니 나름 2.03개가 모였는데, $40에 불과했던 가격이 그간 꽤나 올라 우리 가족의 소중한 피와 살이 될 소고기 몇 점은 살 수 있는 돈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모네로가 지난 4월 6일, ASIC(채굴전용기기)에 대한 내성과 거래 익명성 강화를 위한 "V7" 하드포크를 단행했습니다. 이후 재미있는 현상들이 연달아 관찰되었습니다.
첫째로, 하드포크 이후 버려져야할 기존 체인을 계속 채굴하여 전통과 역사를 계승하겠다는 집단이 무려 5곳이나 나타났습니다.
5곳의 재활용 전문집단 중에서도 CoinEX와 Gate.io의 지원을 받는 모네로 클래식(Monero Classic), 그리고 HitBTC와 Minergate의 지원을 받는 모네로 오리지널(Monero Original)이 서로 적자를 주장하며 경합 중입니다. 하지만, 결국 기존의 체인에 계속 덧붙여 채굴하는 것이므로 사실상 같은 것입니다. 누가 이기든 말든 대세에 지장은 없을 것 같습니다.
두번째로, 하드포크 이후 모네로의 채굴 난이도가 급격하게, 아주 심하게 낮아졌습니다. 매 블럭 가변 난이도를 채택하고 있으므로 정확히는 현재에도 계속 낮아지는 중입니다. 아래는 하드포크 직전에 스냅샷을 해둔 것입니다.
비교 대상인 아래의 스냅샷은 약 2.5일이 지난 후의 모습입니다. 보시다시피 채굴 난이도가 1/6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간 의심은 해왔지만 모네로 채굴 해시의 대부분이 사실은 ASIC 기기로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더리움이나 Ethash 기반의 POW 코인들도 매우 높은 확률로 이미 ASIC이 돌아가고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대형 채굴자들이 설정 변경하기가 귀찮아 채굴을 중단했다고 보기에는, 이틀이 넘는 시간은 설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난이도가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채산성이 향상되었다는 뜻입니다. 아래는 현재의 저의 시스템(라이젠 1700X 7코어 활용 + AMD RX460)으로 채굴시의 예상되는 대략의 채산성입니다. 전기요금을 제외하고 월 8~9만원 정도에 해당하는 모네로가 채굴됩니다. 이 정도면 제가 좋아하는 짱구와 다어이트 콜라를 거진 한 달은 쌓아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집에 있는 노트북 등으로 테스트해보니 특히 nVidia 계열의 그래픽 카드 효율이 매우 높게 나옵니다. 소문이 나기 전에 놀고 있는 PC나 노트북을 활용해보시면 새우깡 몇 봉지 정도의 용돈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현재 비트코인의 채굴 난이도는 매우 절망적인 수준입니다.
이 방면에서 유명한 클라우드 마이닝 업체 H 모사는 최근 30%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입니다만, 이 경우에도 매 사이클 5~7%의 난이도 상승을 가정하면 계약기간 1년을 채워도 원금의 10~20% 수준 밖에 건지지 못하는 것으로 계산이 됩니다.
이 정도면, 실수로 돈을 세절기에 갈아 넣는 것과 유사한 수준의 사업 경제성입니다.
그럼에도 약 5.4일 후에는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의 9.43% 추가 상승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이 치킨게임의 끝에는 과연 누가 웃을지 사뭇 궁금해 집니다.
최근에는 수많은 호재들이 쏟아져 나옴에도 불구하고 가상화폐 시장의 전반적인 가격 흐름은 신통치가 않은데, 이는 펀더멘탈, 재료, 수급의 3요소 중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큰 수급 측면에서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수급의 불균형을 해소할 거대한 흐름이 무대 뒷편에 대기하고 있음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수급에 대한 얘기를 짧게 쓰다보면 또 스폰지와 폰지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상한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얘기는 기회가 있을 때 한번 풀어보겠습니다.
오늘은 이 정도에서 줄이겠습니다. 늘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p.s. 지난 몇일 심한 몸살과 감기로 많은 시간을 꿈나라에서 보냈습니다. 꿈 속에서 깨어나 보니 마치 판타지 세계에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기분입니다.
다이어트 콜라 말씀이시죠?
코인계는 언제 봐도 기회가 많습니다. 저는 11월~12월동안 모나코(MCO)의 차트를 좀 살폈었는데 3천만원 정도는 크게 손해 안 보고 금방 사고팔 수 있는 상태 거래량으로 단타 폭이 아주 좋았습니다. 이런 일이 정말로 비일비재합니다. 절박한 누군가에게는 보물창고로 보일 것입니다.
@granturismo님의 스팀잇 활동을 존경합니다.
IT업계 언론인으로서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열심히 활동하시는 그란님때문에 스팀잇 kr이 더욱 더 발전할 것 같은 느낌이 있네요~~♡♡
김삿갓^^(@yungonkim)이
스팀잇 kr에서 그란님의 맹활약을 부탁드리며, 이 글에 풀보팅하고 갑니다.
항상 글 잘보고 있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모네로 포크후 아직 체인이 안정적이지 않아 모니터링중이라는데 그래서 아직 넘어오지 않은건 아닐까요?
항상 그란님글 챙겨보는 독자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ㅎㅎ
작년 비캐 포크 사태때 그란님의 통찰력에 감명을 받고 지금까지 팔로우를 하고 있는데요
혹시 비트코인과 비캐 사이의
최근 역학 관계에 대해서
별도로 포스팅 하실 계획은 없으신가요?
해시, 채산성, 최근 지나치다시피 활발한 비캐 진영의 활동 등 ㅎㅎ
두 진영의 싸움이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한데
그란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매우 궁금한 부분이에요.
매우 궁금합니다
모네로가 이런 일이 있었군요. 재밌는 이벤트가 많습니다.
다른 코인들도 ASIC과 반대편의 치열한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보팅 감사합니다. 그란투리스모님의 글을 종종 접하고 좋은 인사이트를 얻곤 했었는데, 이렇게 보팅을 해주시니 정말 영광스럽네요!
좋은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오랜만에 그란님 글 보니 기쁘네요^^ 요즘 코인 시장이 좋지않아 관심이 줄고 있었는데 저도 놀고 있는 PC로 모네로 채굴 도전 해봐야 겠습니다^^ 세자녀 키우다 보니 현재도 평균 가정 이상의 전기를 쓰고 있어 누진세 때문에 채산성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잘 보고 갑니다. ^^ 수많은 코인중에 모네로를 만난건가요..
마이닝 30프로 할인을 받아도 1년에 원금에 10~20이군요.. 가끔 한번 사볼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말끔히 접어야겠네요
비트코인은 가히 절망적이군요 몸살이 지독하셨나본다 쾌차하시고 좋은 한 주 되세요:)
놀고 있는 노트북 저도 한번 활용해 봐야겠어요ㅎㅎ
저번에도 감기가 심하게 걸리셨는데... 또 아프셨다니... 고생하셨네요... 건강 잘 챙기세요...
다시 아침에 주신 글을 보니 상쾌해집니다 몇일 무슨일이 있으신가 했는데 아직 감기가 안낫으셨군요ㅜㅜ 쾌차하셔서 다행입니다
감기에 심하게 걸리셨군요. 저희와이프도 감기몸살땜에 고생하는것을 보니 매우 안쓰럽습니다. 아무쪼록 몸조리 잘하시고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몇일뒤의 비트의 난이도 상승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궁금합니다
모네로 시즌이군요.
안티 ASIC 코인... 힘겨운 싸움이 되겠지만, 그 뜻은 옳다고 봅니다. 성공하기를 응원해 봅니다.
저도 난이도 오르기 전에 좀 캐봐야겠네요.
요즘 자주 병치레를 하시네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오늘도 좋은글 감사합니다. 건강이 최고입니다~ 더군다나 타지에 있으시다면 건강이 곧 행복이니 몸조리 잘하세요ㅎ
몸조리 잘하시고 얼른 쾌차하시길 빕니다.
마이너게이트가 XMO를 미는군요. 마이너게이트 대시보드에 갑자기 처음본 코인이 XMR과 똑같은 수량으로 주어져서 이게 뭐지? 하고 있었습니다. ㅎ
그란님 글만 일주일 내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의 희망이신 그란님 글써주셔서 갑사합니다 히히
Asic 어느 정도 때려 잡았네요ㅎㅎㅎ
그나마 다른 코인보다 탈중앙화에 가까워지는 것 같은데 아직도 pow의 전기 낭비량이 문제인 것 같네요.
모네로 채굴 가능했군요. 몰랏습니다. 제 후배가 채굴자인데 바로 전달해서 채굴하라고 말해야되겟군요 ㅋㅋ
이런 문장은 어떤 수련을 하면 구사 할 수 있는지 너무 궁금하네요!!
재미삼아 라이젠1700과 380x로 한 6개월 정도 돌리고 있습니다. ASIC 대응 하드포크 한다는 소식은 얼핏 보았지만 주말에 퇴근하고 돌아와보니 대략 금요일 부터 멈춘 수량이네요^^ 새로운 버전으로 만지작거리니 다행히 잘 됩니다. 무신경하게 재미삼아 하자는 주의인데 알려주셔서 잘 대응했습니다ㅎ 좋은 한주 보내세요!
앞으로 거의 대부분의 메이저 코인들은 안티아식 VS 아식 구도로 돌아가겠네요.
보유자 입장에서는 코인이 늘어나는 이익이지만 제대로 된 개발 및 상용화도 없이 오로지 채굴에만 개발력이 집중되는 상황이 더 심해지겠습니다.
CoinEx에서 모네로 수량만큼 뭘 준다고 해서 옮겨 놨는데 이런 스토리였군요. 어둠의 길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ㅎㅎ
모네로가 채굴 생산성이 비트코인보다 낫군요.
다크코인중에서 모네로가 인기가 많나보네요.
모네로 이야기로 또 핫하겠군요.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흥미로운 기사입니다. 모네로 채굴도 괜찮아 보이네요. 비트코인, 이더리움, 대시 채굴하고 있는데 상태가 아주 안좋습니다.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저도 코인투자를 장기적으로 봐서는
채굴을 해야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은 채굴을 할 시간적 여력이 없습니다.
기회가 되면 모네로 채굴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늘 좋은 포스팅이 기다려집니다.
안녕하세요
소로스 형님과 휘발유 형님께서 무대 뒤편에 계시다가 늦게 나오실지 바로 나오실지는 모르겠으나, 예고편의 여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외 다른 누가 나오든지간에.... 제발연기자랑만이 아닌 관객과 소통하는 연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그런데 제가 쓴 글에 밑줄은 왜 쳐진건가요??
마크다운에서 공백 없이 ~~ 표시로 둘러싸면 취소선이 그어집니다.
이렇게감사합니다. ^^
저도 채굴 공부를 슬슬 좀 해봐야 되는데..ㅎㅎ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보팅하고 가요~!
건강이 최우선입니다
참고로 다이어트콜라는 식욕을 자극하는 성분이 포함되어 더 많은 짱구를 부를 수 있습니다 ㅋㅋ
몸조심하셔요 ㅠ
새로운 수요가 시장에 들어오길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지루하네요. 코인판에선 3개월이 3년같아요. 저도 MV나 보면서 마음의 평안을 얻어야겠습니다.
채굴은 엄두가 안나서 스팀잇에만 열중하고 있는 1인 입니다.^^;;
집에서 채굴이라...
저는 저사양 노트북밖에 없어서ㅠㅠ
꿈도 못꿀 이야기네요.
좋은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질문하나 드려도 될까요?
제가 취미로 채굴중인데 생각보다 채산성이 좋지 않아서 0.1 XMR만 모으고 포기하려고 했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XMR을 이어서 채굴해야하나요? XMO의 경우 업비트에서 받아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이닝 하는건 좋은데 전기세도 안남을거 같는데요.. 소고값이 나왔다고 좋아하다가 전기세때문에 모네로 체굴이 소고기 값만큼 지불한건 아닌지 잘 살펴봐야할것 같습니다..
와 집 안의 컴퓨터로 당장 모네로를 채굴해야겠군요.
모네로를 채굴할 수 있는 곳을 빨리 발견해서 채굴에 뛰어들어야지요.
이러한 하드포크가 다른 코인에도 적용되었으면 좋겠어요.
ASIC 계열에 내성을 지닌 하드포크는 대환영입니다.
오랜만에 그란님 글을 보니 기쁘네요~ 모네로 소량이지만 가지고 있어서 관심있는 내용이었는데 이렇게 알려주시니 감사하네요 ^^ 오늘도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건강관리 잘 하시어 좋은 글 자주 올려주세요 ^^
와 모네로 채굴 해보고 싶었는데.. 워낙 모네로는 해쉬 빼간다는 사기들이 많아서 제대로 알기전까지는 못하겠더라구요 ㅠ
노래가 감동적이네요 ㅠㅠ
제가 어제 모네로를 채굴했는데, 사람들이 모네로 채굴에 많이 뛰어들었나 봅니다.
이제 수익성이 확 줄어들었어요.
하루에 1달러도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