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의 틀을 깨자.

in #dclick8 years ago (edited)

초등 교감 선생님으로 부터, 어느 프로젝트의 자문위원으로 추천을 받았다. 요지는 발달장애인 강사 양성을 위한 교재 개발이었다.

발달장애인 강사?
발달 장애인이 강의를 한다고?

발달장애인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인을 통칭한다. 발달장애인의 특징이라면, 쉽게 아시다시피 일반인과 비교하여 약간의 인지적인 어려움, 생활적응능력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나도 처음에는 조금 의아했다. 왜냐하면 발달장애학생들이 보조강사로, 장애이해교육을 지원하는 사례는 가끔 들어봤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이 주강사로 강의를 하러 다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어제 그 어려운 시도에 첫 발을 함께 내밀었다. 발달장애인 지원 기관 담당자, 사회복지학과 교수님, 장애인부모회 회장님, 그리고 실재로 발달장애인 강사로 활동한 적있는 사람과 함께 아이디어를 모았다.

이제 겨우 시작하는 단계이며, 일자리 창출보다는 장애이해교육 혹은 장애학생들 진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인 셈이다.



남들은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발표하는 것이 좋다.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처음에는 떨리고 긴장된다. 하지만 그 떨리고 긴장되는 마음은, 청중과 소통할 때 어떤 감흥을 주게된다. 발표, 즉 프리젠테이션은 메시지, 청각(음악), 시각(그림, 영상) 등을 결합하는 하나의 종합 예술이다.

내가 수 년간 학생들과 무대에 올렸던 연극과 프리젠테이션(발표)는, 여러가지 의미에서 상당히 닮아있다.

하지만 쉽진 않다. 발표나 연극을 위해서는,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큰 줄기가 있어야 하고, 거기에 재미와 감동의 열매와 나뭇잎을 덧붙여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실시간 청중들과 소통하며 분위기를 이끌어 가야한다는 점이다.

연극을 잘하는 학생들은 하나의 대사, 몸짓, 표정 연기도... 그날, 연극하는 당시.. 그 순간, 관객들의 반응에 몸으로 반응한다. 그 순간순간의 미세한 차이를 감지하고, 그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게 연기하는 것이다.



그런 프리젠테이션을 이끌어 가는, 발달장애인 강사를 양성하는 일을 이번에 맡게 된 것이다. 약간은 부담스러우면서, 또 반대로 약간은 걱정이 되지 않는다.

나는 종교가 없다. 하지만 인생을 40년 가까이 살다보니, 나는 세상에 "인연"이라는 것이 있다는 걸 알 것 같다.

신기하게도 나와 인연이 있었던 사람은, 몇 년 혹은 몇 십년이 지나도 정말 생각하지도 못하는 장소에서 우연이 만나게 된다. 그 확률이 얼마나 될지... 몇 초만 늦게 지나갔어도 만나지 못했을 사람인데 말이다.

그 "인연"의 힘을 믿으며, 나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쓴소리도 하고, 아이디어도 내고 그렇게 함께 일하면 된다.

장애인이 강의를 해?
거기에다 지적 장애인이?



경찰을 대상으로 장애이해교육을 실시한다. 일반인 보조강사가 연극의 시작, 즉 강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리고 주강사인 발달장애인이 등장한다.

제가 학교 다닐 때 참 괴롭힘을 많이 당했습니다....

그렇게 발달장애인의 떨리는 목소리고 강의를 시작하면, 꾸벅꾸벅 졸던 경찰들도 고개를 들고 그 학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서울대? 연고대? 하버드대? 학벌 좋고, 능력 있던 많은 사람들이 우리 앞에서 강의를 해왔다. 연설을 했고 정치를 했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지식"만이 아니다.

삶에 대한 "지혜"와 인생 전반에 걸친 "철학"과 "감정"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에겐 그것이 있다. 아픔이 있고, 상처가 있다. 행복이 있고 가족이 가까이에 있다. 눈물이 있고, 웃음이 있다.

가족과 친구들과 행복하게 사는 것. 맛있는 과자가 있으면, 옆 사람의 입에 넣어 주는 것. 기쁘거나 행복한 일이 있으면 친구를 안아주는 것....

그런 기본적이지만, 정말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이 발달장애학생들에게 있다. 삶은 앞을 보며 달리는 경주마처럼, 무조건 빠르게만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옆을 보고 뒤를 보며, 여유 있고 행복하게 살아라는 메시지를 우리 아이들이 준다.

편견.... 그 틀을 깨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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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하시는일이 잘 이루어 지기를 바랍니다.
말씀하신대로 프리젠테이션도 연극과 다를바 없다 생각해요^^

형님도 예전에 연극을 하셨다는 얘기가 생각이 나네요.
저는 학생들에게 연극이 참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제가 책을 낸 이유기도 하고...

외국 어느 학교에서는 매 학기마다 연극 발표도 하고,
심지어 학교 안에 작은 공연장이 있다고 하더군요.
너무 부럽네요. 저도 한 때, 연극교사로 임용을 다시 볼까 고민을 해보기도 했네요 ㅎ

좋은하루 되십시오~ 형님~

^^ 보클로 응원하고 갑니다~

보클이 요즘 유행이네요.
보클엔 보클이 매너지요 ㅎㅎ
감사합니다.

발달장애인이 직접 강의를 하면 진솔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고 편견도 조금씩 깰수도 있겠네요... 잘됐으면 좋겠네요^^;

예. 좋은 성과가 있으면 또 글을 남기겠습니다.
잘난 사람 얘기보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가
세상을 더 밝게 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교육은 참 어려운 과제 같습니다.

디클릭 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