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매력을 보다 생각난 그녀

in #dclick6 years ago

대학 1학년 때, 선배 사무실에 우연히 만난 그녀.
그녀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직을 한 직장인이었다.
몇 번의 대쉬끝에 나와 그녀는 손을 잡는 사이가 되었고, 그 다음해 봄 축제 때에는 같이 학교에 갔었다.

그 전에도 같이 학교를 가고, 도서관, 식당 등에서 데이트를 했지만, 정식으로 내 친구들을 만난 건 5월 축제때가 처음이었다. 물론 내 친구들도 다 여친들을
데리고...

그 날 저녁 나는 그녀에게 이별통보를 받았다. 나와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그녀의 오빠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였다. 말같지도 않은 이유였지만...

1학년 가을에 만나 2학년 봄에 헤어진 그녀.
난 그 날 깡소주 3병을 나발불고 길거리에서 나뒹굴었다고 한다.

나는 대학생, 그녀는 고졸이라는 것이 그 무슨 대수라고... 처음부터 몰랐던 것도 아니면서...
그렇게 우리의 첫 크리스마스 때 흰 눈을 맞으면서, 비록 첫 키스도 못해본 사이였지만, 그 작은 손 만은 내가 꼭 쥐어 주면서 그렇게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었는데...

그 이후 그녀와 매일 만났던 그 장소에 나가봐도 그녀는 보이지 않았고, 소식도 들을 수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무섭냐면, 그렇게 미친듯이 잊을 수 없다고 소주를 병나발 불던 나의 기억이 희미해졌을... 아니 이제는 아예 의식도 안 하고 있었던 그 20여년의 기억이,

제3의 매력 과축제 장면에서 마치 어제 일처럼 다시 내게 디가오다니... 덕분에 씁쓸한 웃음을 짓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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