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 이오스 EOS 실컷 울다왔습니다. 영화 1987

in #eos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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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성보다 감성이 터지네요.

생각보다 영화가 무겁지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나이대를 불문하고 출연한 배우진에 놀랐습니다.


자욱한 최류가스 속에서 방패에 찍히고, 곤봉에 얻어 맞고, 쇠파이프에 개구리 뻗듯 나자빠지던 시절이었다.

옆에 있던 친구가 끌려가서 고문당하고, 불구가 되거나 죽기도 했던 시간이었다.

가게 안으로 숨겨주고 물과 빵을 나누어 주던 상인들.

구경하는 척 서 있다가 감싸주었던 어르신들.

직장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온 넥타이 부대들.

매일 밤 늦게까지 거리 거리 도망치던 그 시간들.

공포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고 약해지는 마음을 서로 안아 주었던 밤들.


그 때 대치하며 다쳤을 전경들, 너희에게도 미안하다.

같은 나이대이며 서로를 이해하면서도 폭발하는 분노를 막아내느라 고생했어.

영화에서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보도블록이 날아오고 화염병이 터질 때마다 너희도 무서웠겠지.

무장해제 당해 성난 군중에 포위되었을 때 느꼈을 공포를 공감한다.

무엇이 옳은지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너희도 매일 밤 자괴감에 시달렸겠지.

이제 화해하자.


가장 가슴 아프고 눈물이 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었다.

그래서 더 치열하게 싸워야 했던 그날들로 미안함을 덜고 싶었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

가슴을 뒤흔드는 말이다.

"저에게는 아직 xx개의 이오스 토큰이 남아 있사옵니다."

"머지 않아 에어드랍까지 받사옵니다."

아 ㅈㄴ 쪽팔려...

초라해진다.


실컷 울고 나서 멘탈 강화 들어갔습니다.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면 이번엔 건축학 개론이고 싶습니다.

자판기 커피 한 잔과 마주치는 눈빛으로 충분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수지같은 풋풋한 여대생이면 더 좋겠습니다.

뭐?

...

...

...

...

...

뭐?

이수지?

죽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