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in #hive-1969176 days ago

내가 중학생일 무렵 일본 소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나는 점심시간마다 학교 도서관에 내려가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읽곤 했다. 그 당시에는 다 이해했다고 생각했겠지만 지금돌이켜보면 중학생인 내가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내용의 책들이 많았던것 같다. 어른이 되서 읽는 하루키의 문학은 그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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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달리기를 좋아하는 남편이 내가 한창 1Q84를 재미있게 읽고 있었을때,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하루키의 회고록을 추천해줬다.

베트남에서는 한국어로 된 종이책을 구하기 어렵고, 킨들에 넣을 수 있는 한국어 전자책도 제한이 많아 어쩔수 없이 영어로 읽고 있는 책들이 많다. 같은 이유로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영문판으로 읽게 되었는데 다행히 내용이 어렵지 않아 술술읽혔다. 다음에는 이 책을 일본어판으로 꼭 읽어보고 싶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루키가 장거리 러너로서, 소설가로서, 인간 하루키로서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담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대학교를 다닐때부터 30대 중반까지 재즈카페 겸 바를 운영했다. 그러던중 어느날 혼자서 야구경기를 보러갔는데 잔디밭에 앉아있다 갑자기 소설을 써야겠다 라고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 전까지는 소설가가 되고 싶다거나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고 했다.
심지어 그는 그가 글쓰는 재능이 없다고 줄곧 생각했었다. 그날 이후 재즈바에서 일하는 중간중간 써내려간 원고로 그는 신인상을 수상했다.

하루키가 세계적인 소설가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그의 규칙적인 생활패턴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하루에 4, 5시간을 꼬박 책상에 앉아 하루에 200자 원고지 20매를 쓴다. 좀 더 쓰고 싶은 날에도 20매에서 멈추고, 잘 안써지는 날에도 그는 20매를 채운다. 그는 “시간이 있었으면 좀 더 잘 썼을 텐데 라는 후회는 없다.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 모조리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잘못 쓴 것이 있다면 작가로서 역량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라고 말한다. 9시에 잠에들어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규칙적인 삶에 불만을 가지는 친구나 지인들도 있었지만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는것을 상기하며 묵묵히 자신의 패턴을 지켜나갔다.

처음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책을 써내려가기 시작했을때 그는 하루에 담배를 40개 이상씩 피우고 운동이라곤 전혀 하지 않았다. 그는 소설가라는 직업을 오랫동안 갖고 싶었기 때문에 도구도 장소도 필요 없는 달리기 라는 운동을 선택한다. 그리고 30년 넘게 거의 매일 한시간 정도 달리거나 수영을 해왔고 일년에 한번은 마라톤 경기에 참가했다. 하루키는 처음 운동을 시작했을때 20분도 채 뛰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얼마나 멀리 또 잘 뛰었는지보다 매일매일 포기하지 않고 뛰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One day at a time"

"날마다 꾸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