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비평] 명작훑기 : 쓰르라미 울적에

in #kr-game6 years ago

쓰르라미 울적에는 아시는 분들이 많이 없으실 수도 있는 일본에서 제작한 동인(이라고 주장하는 인디)게임입니다.
대표적 비주얼 노블 계열의 작품으로 본래 연극무대에 올리기 위해 제작한 이야기가 퇴짜 맞자 가족이 힘을 합쳐(?!) 완성했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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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하고 평화로운 마을에서 펼쳐지는 할렘물(거짓말)

인디 게임으로 시작하였지만 판매량 60만장을 넘어서며 본래 PC로 발매된 '게임' 이었으나 PS2, NDS, PS3, PS vita로도 컨버젼 되어 발매되고 스팀(!!!!!!!!!!)에도 발매되었다. (이 부분은 저도 정보를 찾으면서 알았네요 ㄷㄷㄷㄷ)

애니메이션, 코믹북, 소설, 드라마CD, 라디오(?!), 영화, TV드라마.... 하여간 적당히를 모르는 일본친구들의 미디어 믹스화에 힘입어 각종 매체에서 활용되었고 놀랍게도 대부분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고 합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라 소개를 조금 더 해보겠습니다.

사실 쓰르라미 울적에는 호러/스릴러 장르의 비주얼 노블 입니다. 호평 받는 부분은 미연시 같은 화면을 극적으로 활용한 반전 연출로 시골 동네의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 캐릭터의 표정, 화면의 색감, 사운드 톤등이 일시에 바뀌는 연출은 그것만으로도 밤잠을 설치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추리...는 아니지만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를 추적해나가며 이야기의 단편을 묶어 전말을 추측케 하는 재미는 이런 떡밥뿌리기류의 제왕이라 일컬어 지는 쌍J를 능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실 쌍 J는 떡밥을 회수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능가하는게 맞는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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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수 하지 못할 떡밥일랑 뿌리지도 말아라

이 게임을 소개하는 이유는 다음의 명제가 게임계에서 당연시 받아들여지고 있는듯 해서 입니다.

게임은 상호작용, 더 나아가 선택의 예술이다.

쓰르라미 울적에는 어떠한 선택지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이 명제는 게임 제작자들 사이에서도 게임의 정의를 위해서 간혹 사용되곤 하는 이야기 입니다.

이 정의에 의하면 어떠한 선택지도 없이 그저 읽기만 하는 이 쓰르라미 울적에는 게임이라기보다는 소설이라고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옳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이상하게도 그 누구도 쓰르라미 울 적에를 게임이 아니라 다른 명칭으로 부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오히려 어정쩡한 선택지나 미니게임이 없는 '완전한' 작품으로 여겨지는 분위기 마저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의 케이스가 있습니다.

아날로그 어 헤이트 스토리라는 미래 조선(?!)을 배경으로 한 일종의 '여성 소설'로 이또한 거의 선택지 없이 이야기를 단편적으로 흩어진 이야기를 읽으며 전체 이야기를 조각맞춤하는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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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경쾌하고 국뽕을 들이킬 수 있는 이야기 입니다(거짓말)

이 게임에서 나오는 선택지는 캐릭터 의상 모으기 용이며 미니게임은 안넣는것이 오히려 컨텍스트를 헤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자연스럽고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후에 한번 제대로 다룰 To the moon도 단방향 엔딩을 향해가는 이야기 입니다.

쓰르라미 울적에는 오히려 당시 유행하던 미연시에서 남용하던 선택지등을 게임의 메인 컨텍스트 전달을 위해 과감히 날려버리고 자신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잔재주 없이 과감하게 몸쪽 꽉찬 돌직구로 던집니다.

이렇게 전달한 이야기는 단 하나의 선택지나 미니게임 없이도 플레이어를 손아귀에 올려놓고 몰입감을 쥐락펴락 하듯 제어합니다.

이것으로도 충분히 플레이어와 상호작용 해냅니다.

쓰르라미 울적에가 제공하는 몰입감과 이야기 전달력의 수준은 GOTY게임을 모두 가져와도 상대해봄직한 정도입니다. 결국 완성된 예술의 결과물이 게임의 틀을 활용했을뿐이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플랫폼의 한계가 확장되며 가상현실을 넘어 증강현실이 되며 생활과 교육과 문화와 심지어 경제와 금융에까지 게임디자인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야기 하는 게임 디자인은 사실 오로지 경제적 이득을 위한, 행동 경제학과 심리학적 결과물의 활용이라 기분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즉 사람을 은연중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제어하기 위해 게임에서 사용하는 제어방법을 사용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게임의 본질은 예술입니다. 그 형태와 무관하게 이러한 예술적 본질을 만족하는 게임에 더 큰 가치와 관심이 모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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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게도 저 같은 사람들은 단방향적인 스토리에 몰입을 잘 못하더라고요.

지금까지 오래했던 게임을 보아하면 워크래프트3, LOL,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처럼 단판적인 게임들이 대부분이고요. 제대로 된 RPG를 엔딩본 기억이 정말 가물거립니다.

슬픈일이라뇨 취향의 차이 일 뿐입니다.
하지만 보다 다양한 재미를 경험해보는 일은 분명히 흥미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 저는 좀 더 원초적인.. 노노무라... 등을 했던 기억이 있네요;; 처음 PC를 샀을 때 컴에 능통하신 누님이 50메가 디스크를 주르륵 가져와 엉청난 미연시들을 깔아주고 가셨다는... 덕분에 빠르게 PC에 적응 했더랬습니다 ;D
쓰르라미 울적에는 한번 찾아서 해봐야 겠네요

노노무라.....는 병원을 배경으로 한 추리게임 말씀이신가요?
아쉽게도 이 게임은 그쪽 계열의 장면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한번 성인물을 빙자한 일본 명작게임 열전이라도 해볼까요 ㅋㅋㅋ

추... 추리 게임이지요... 일본 명작게임 열전 기대 하겠습니당 ;D
그러고 보면 아재라서 그런지 옛 게임들이 정말 명작이었던 느낌...
옛날 아버지가 가요무대 보시면서 저 가수 대단했다고 하던 느낌이 느껴지네요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명작 추리게임을 해보셨군요
저도 무척 재미있게 했습니다.
공포의 선택지 112132와 웅장한 bgm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이게임은 주제곡이 엄청 유명한 걸로.....

과거 명작이라 불린게임이네요
하지만 시리즈도 많고 시간이없다는 핑계로 한번도 안해봤네요

게임은 안해보고 예전에 친구가 추천해줘서 애니메이션을 본 적은 있었는데... 잔인해서 어린 마음에 식겁했던 경험이 있네요 ㅎㅎ노래는 좋았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