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라이프 1화] 회사를 때려치우다.

in #kr-newbie6 years ago (edited)

[물질라이프 1화] 회사를 때려치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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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4년 차, 또래 친구들보다 조금 늦게 일을 시작한지라 나이에 비해 경력이 짧다. 하지만 4년 동안 열심히 달렸다. 나름 운이 좋아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었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재미있게 일했다. 뭐 사실, 딱히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을 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그런데!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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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겨울, 나는 1년 동안 모은 알바비를 탕진하고자 처음으로 홀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첫 여행이 내 삶을 이렇게까지 바꿔 놓을 줄은 그땐, 전혀 알지 못했다. 그 여행을 시작으로 참으로 많은 길을 걷고 또 걸었다. 이렇게 여행을 좋아하던 나, 모험을 즐기던 나, 뭐라도 될 수 있을 것 같았던, 열정 가득하고 다채롭던 나 자신이 점점 어떤 회사의, 무슨 부서의, 아무개 대리로, 굳혀지는 것 같아 두려웠다. 꿈으로 가득 찬 무지갯빛 일기장이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는 불평 불만이 가득 찬 똥빛으로 변했다. 아니 어느 순간부터는 내 일상을 기록하는 일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어차피 매일 똑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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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지루한 일상을 극복하고자 노력도 많이 했다. 여름이면 매주 금요일 밤 양양으로 향했다. 파도가 없는 날엔 스쿠버다이빙을 파도가 있는 날엔 서핑을 했고, 겨울에는 스노우보드, 그리고 평일에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퇴근후에 화실로 향했다. 그렇게 꽤 오랜시간 내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여전히 텅 비고 허무하고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리고 그 기분이 점점 불안감으로 바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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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했다. 너무 불안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매달 들어오는 수입이 있고, 그 수입으로 내가 원하는 취미생활도 하고 해외여행도 다녀 올 수 있다. 잘리거나 내 자리가 없어지는 걱정은 안 해도 되고 야근도 많이 없으며, 적당히 내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어찌 보면 이상적인 생활. 하지만 진짜로 웃긴 건 그때의 안정적인 삶이 오히려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네, 맞아요, 배부른 소리입니다. 퍽퍽!) 어찌저찌 살고는 있지만 100% 내가 원하는 삶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마땅히 뭘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하지만 마음은 자꾸만 ‘무언가 해야 해!’ 라고 울부짖고 있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이렇게 불안할 바엔, 그냥 조금 더 불안한 길로 나를 던져버리기로 결심했다. 이래도 저래도 불안하다면, 모험 하는 쪽이 훨씬 더 신나고 설렐테니깐! (이때 당시엔 어디서 이런 용기가 났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뭐랄까,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만 같았다.)

더 늦기 전에,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더 많아지기 전에, 저질러 버리자고! 다짐한 후, 그렇게 나는 회사를 때려치웠다. 퇴사를 결정 짓는 순간 그 동안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리고 그날, 비가 그친 자리에는 이쁜 쌍무지개가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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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글은 이렇게 쿨(?)하게 써 내려갔지만, 거의 2년이란 시간을 이리저리 고민했던 것 같다. 누군가는 30대 초반, 다시 시작하기에, 새로운 무언가를 해 보기에 늦은 나이라고 했다. 그냥 다니던 회사 잘 다니고 결혼해서 부모님께 효도하라고 했다.
그래도 난 이렇게 생각한다. 20대 그냥 겁 없이 용감했다면, 30대 학교 밖을 벗어나 부모님의 틀에서 나와 사회 경험도 어느 정도 했을 테고, 이리 저리 부딪히고 치이면서 마음의 근육도 생겼을 테니 (물론 상처받는건 언제나 힘들고 두렵다.) 그동안 보고 배운 것을 바탕으로, 모험해보기엔 훨씬 - 더 좋은 나이가 아닌가 싶다. (네, 자기합리화입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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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막상 회사를 그만 두었는데, 나 어디로 가면 될까? 뭘 하면 될까? 응??
(사실 회사를 관둬도 될까? 언제 관둘까? 에 대한 고민만 왕창 하고, 막상 뭘 해 먹고 살지는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고 한다......끙....)

▶ 2화에 계속됩니다. (데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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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태국 남부의 작은 섬 꼬따오에서 1년째 거주하고 있는 JENNA 라고 합니다. 스팀잇에 드디어 [물질라이프 1화] 를 올리게 되었네요. 뭔가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기분이 묘합니다. 앞으로 제가 꼬따오에 정착(?) 하기 까지의 이야기와 현재 꼬따오 생활을 조금씩 들려드리고자 해요. 부족함이 많은 글이지만,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


▼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은 외노자를 춤추게 합니다. (덩실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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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을 보팅을 드려야 덩실덩실 인증샷이 나오나요?ㅎ 태국과 스쿠버 둘 다 사랑하는 사람으로 앞으로 포스팅 기대하고 있어요. 계속 봐요!

헤헷, 관심 너무 감사합니다아아아!! (눙물 쭈룩)

첫 글만 읽었을 뿐인데 벌써부터 다른 글도 기대가 되네요. :)

헤헤 감사합니다>_< 앞으루 자주 뵈어용! ㅎㅎㅎ

저도 다니던 직장 때려치고 나온 1인입니다ㅎㅎ 모험을 응원해요!!!!

캬캬캬>_< 역시이이이!!
함께 모험해욧!!!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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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그만두는 시점을 읽으면서 제 속이 다 두근두근하네요.
태국과 코사무이를 사랑하는 사람이예요.
그동안 스티밋 글 읽으면서 한번에
팔로우 업보팅 댓글 다 쓰기는 첨인듯합니다. ^^

우아아앙>< 영광입니다아아!!
옷! 꼬따오는 코사무이 바로 옆 섬이에용!! ㅎㅎ
앞으로 자주 뵈어용!!!! >
<

과감히 회사를 그만둔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
멋진 선택이에요 :) 태국 생활은 어때요?

이것저것 힘든 일도 많이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너무 만족스러워용!!! ㅎㅎㅎ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에 있을때 비염이 엄청 심했는데....
씻은듯이 나아서..... 코맹맹이를 탈출해 너무 행복합니다 ㅠㅠㅠㅠ

행복해하시니 참 다행이에요 ^-^ 아예 거기에서 살 계획이신거에요?

네 당분간은 그럴것 같아요!! 근데 직업의 특성상 또 다른 바다로 옮길수도 있겟죠?? ㅎㄹ

직업이 무엇이길래? 바다와 관련된 건가요? 바다와 관련된 거라면 부러울 따름이에요 ㅜㅜ 원래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하죠!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게 우리네 인생입니다 ㅋㅋ

네네, 스쿠버강사하고 있어용 ㅎㅎㅎㅎ 그러다보니 이바다 저바다 돌아댕길 수 있답니다 :-)

우와~ 스쿠버 다이빙 강사라니!! 정말 멋쪄요 👍
진짜 멋진 직업이죠 +_+ 나중에 저도 배우러 갈께요 ㅋㅋ

앞으로 포스팅 기대 됩니다. 자전거 여행을 꿈꾸며 살고 매일 달리고있습니다. 꼬다오는 언젠가는 자전거를 타고 방문 할 목적지에 들어있습니다. 춤폰에서 배타고 들어갈 생각입니다.

오오오!!! 자전거 여행이라니 멋져요!!! 혹시 나중에 따오에 들리시게 되시면 연락주세용 ㅎㅎㅎ

올 초에 하기가 시작되기 전에 출발 준비를 하였으나 개인적인 행사가 자꾸 발목을 잡아서 올해 하반기로 미루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