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죽었다>,<대관람차> 청춘의 표상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백재호 감독의 첫작품인 <그들이 죽었다>는 주인공 상석이 핸드폰으로 유서를 찍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영화는 청춘들이 느끼는 세기말적 사고를 드러낸다. 상석은 항상 누구와 함께 있기보다는 핸드폰과 노트북을 가지고 혼자 집에 머문다. 가끔 친구들과 만나서 대화를 해도 잘나가는 친구들에게 소외되는 경험을 이야기한다. 타인에게 상석은 거부당하거나 무시당한다. 하지만 노래방에서 이름을 숨기고 놀 때는 자신이 대우받는다고 느낀다. 하지만 그 공간 안에서는 누구도 자신 본모습이라고 느끼지 않는다. 그것은 아주 표피적이며 단발적인 관계이다. 그는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아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다. 그의 상상 속에서는 상상 속의 여성 이화와 여행을 떠난다. 그는 그녀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교감한다. 그가 교감할 수 잇는 것은 상상 속에서일 뿐이다. 현실에서 그는 다시 노트북 앞에서 앉아있을 뿐이다. 이것은 지금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 이 영화를 다시 주목해야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리는 핸드폰과 노트북과 더 많이 대면하며 표피적인 관계를 지향한다. sns를 통한 관심, 카톡을 통한 안부, 모든 글은 워드작업으로, 흔적은 영상으로 남기는 것이 익숙하다. 우리의 이러한 행동 양식은 우리를 그렇게 사고하게 만든다. 우리는 어딜가나 sns에 올릴 사진을 찍고 영상을 찍고 거기에 대한 반응을 고려한다. 실제 바로 옆에 있는 대상에는 관심도 없을 때가 많다. 우리는 현재를 살지 못하고 가상의 세계에 지금도 충분히 빠져있다. 그리고 청춘이라는 시기는 사회적인 장벽에 부딪히고 부조리를 직면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세기말적인 절망을 많이 겪기도 한다. 그것은 단순히 현재뿐 아니라 이전의 청춘인 세대들도 모두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이다. 이러한 세태를 백재호 감독은 잘 포착하고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가상과 현실의 불분명한 경계를 표현함으로써 그것의 극적 효과는 더욱 극대화된다.
영화에서 눈이 내려서 모든 것이 깨끗하게 덮혀 흔적없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현재는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우연적이고 찰라적인 것은 사라지고 지금은 모든 것이 데이터베이스화 되어서 빅데이터를 이루고 나라는 정보가 구성되어 내가 평가되며 그 흔적은 쉽게 지울 수도 없다. 그런데 개인들은 거기에 매달려서 나를 더욱더 데이터베이스화 하여 자신을 어필하려고 하고 그 정보들과 사진 그리고 영상들이 과연 나를 대체할 수 있을 지는 고민하지 않는다. 이제는 모든 것이 깨끗하게 사라지게 하여 사라지는 것도 쉽지 않다. 나의 과거와 정보들은 항상 어딘가 떠돌고 누군가에 의하여 원치않게 밝혀지기도 하는 것이다. 이제는 마음대로 사라질 수도 숨을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들은 과연 죽을 수 있을까? 그들은 과연 온전하게 사라질 수 있는 것일까? 상석은 계속해서 죽고 싶다고 말하지만 죽을 용기도 죽고 싶지도 않고 희망을 찾고 싶어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종말을 맞는 장면이 나오지만 그것 역시 컷!이라는 말과 함께 끝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들이 죽었다 뒤의 마침표가 찍혔다가 지워지는 것은 그들은 온전히 죽을 수도 없다는 의미로 느껴졌다. 그들은 죽을 수도 희망을 가질 수도 없는 상태로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백재호 감독의 두 번째 작품 <대관람차>에서는 청춘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영화의 제목처럼 청춘들은 함께가 아닌 혼자 대관람차 한 칸 한칸을 차지하는 파편화된 존재이다. 그들은 매우 고독하며 혼자 살아간다. 우주 역시 회사에 치여 상사에 치이며 살아가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하지만 회사를 그만 둔 대정 선배의 닮은 뒷모습을 보고는 홀린 듯 그를 따라 뛰어간다. 여기서 상징적으로 휴대폰은 망가지고 기존의 질서에서의 탈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게 된다. 그리고 조금은 환상적으로 느껴지는 공간을 찾게되고 거기서 작은 공동체를 이루게 된다. 하나의 개인이었던 그 역시 타국인 일본의 한 공간에서 다른 개개인들을 만나면서 하나로 연결되여 하나의 대관람차와 같은 형상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그 안에서 그는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끼고 새로 출발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 과정을 갖게 된다. 하나의 개인일 때는 우주를 표류하는 느낌을 느꼈지만 대관람차와 같은 작은 공동체 안에서는 모험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대관람차의 형태는 흡사 우주선처럼 보이기도 한다는 하루나의 말처럼 그들은 그 에너지로 희망을 가지고 자유를 찾아 떠날 힘을 얻는다. 어떠한 규정성에도 얽매이지 않고 변화할 수 있는 청춘의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그것은 마지막에 우주가 대정이 준 동전을 던지고 대관람차를 바라보는 장면에서 더욱 명확해 진다.
백재호 감독이 청춘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측면적이면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청춘을 느끼는 본인의 시기적 감정인 자전적 느낌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감독의 시각은 청춘의 현실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갖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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