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써주신 @tata1님 고맙습니다!
스팀잇이 콘텐츠 창작자에게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다른 분들의 글을 통해 이미 여러 번 언급돼왔다. 현실 세계에서는 얻기 힘든 금전적 보상뿐만 아니라, 뭘 쓰고 뭘 올리던 콘텐츠 창작자를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댓글 문화가 힘을 주기 때문이다.
나는 스팀잇에 오기 전 타 블로그에 1년 넘게 글을 써왔다. 내 분야가 뻔하기 때문에 그곳에서도 나는 영어 관련 강좌를 올렸고, 가끔 소설과 수필, 그리고 시를 썼다. 블로그가 입소문을 타고 조금씩 사람들에게 알려지자 구독자 수가 점차 늘게 됐는데 그 일이 내게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줬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영어 강좌뿐만 아니라 소설과 수필, 시도 종종 올렸다. 그런데 영어 강좌를 올릴 때와 문학적인 글을 올릴 때 사람들의 반응이 극과 극을 달렸다. 영어 강좌를 올리면 글의 조회수가 확 치솟았다. 내 영어 강좌는 때때로 다음 메인화면이나 핸드폰 화면의 직장인 섹션, 혹은 블로그 사이트의 메인에 실렸고, 그럴 때마다 구독자 수가 엄청나게 늘었다. 사람들이 내 글을 공유해가고 좋아요를 눌렀다는 알람이 수시로 울려댔다. 하지만 문학적 글을 올리는 날은 핸드폰이 고요했다.
공유수와 좋아요 수는 말할 것도 없고, 일단 조회수부터가 눈에 띄게 낮았다. 내가 새 글을 올리면 내 블로그를 구독하는 사람들에게 알람이 간다. (본인이 알람을 해제시킨 경우만 제외하고.) 같은 조건하에서 영어 강좌의 조회수와 내가 쓴 소설의 조회수가 크게 차이가 난다는 건 한 가지 의미밖에 없었다.
내 블로그 구독자들은 (그리고 블로그 관리자는) 내 영어 강좌만을 좋아했다는 뜻이다. 새 글이 올라왔다는 알람이 떴을 때 그게 영어 강좌면 글을 읽었고, 소설이나 수필이면 읽지도 않고 넘겼다는 뜻이다.
어쩌면 처음 내 블로그를 찾은 계기가 영어공부를 위해서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쩌면 내 소설이나 시보다 영어 강좌가 더 유익하고 퀄리티가 높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유가 뭐가 됐건, 그들이 내게 원하고 요구하는 글은 영어 강좌라는 게 명백해졌다.
난 책과 영어와 글쓰기를 사랑하는 사람인데. 영어 강좌를 쓰는 만큼 소설도 쓰고 싶고, 수필이나 시도 쓰고 싶은데. 어차피 내 블로그니까 내 마음대로 해도 되지, 하며 꿋꿋하게 소설이나 수필을 올렸지만 그럴 때마다 마음속으로는 죄책감이 들었다.
블로그 구독자들은 영어 강좌를 원하는데 내가 또 다른 글을 올렸구나. 공부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앞에서, 내가 또 엉뚱한 글을 썼구나.
그런데 스팀잇은 달랐다. 많은 분들이 내 영어 강좌뿐만 아니라 독후감이나 심지어는 소설에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고, 과분한 칭찬과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글의 보상에서는 차이가 났지만, 팔로워 분들의 댓글과 호응의 정도에서는 영어 강좌와 소설/독후감이 전혀 차이가 없었다. 나는 그게 눈물 나게 고마웠다.
아무런 죄책감이나 망설임 없이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고, 그 글에 대해 응원과 격려를 받는 것. 이것이야 말로 콘텐츠 창작자들이 꿈에서도 바라는 바 아닐까. (게다가 보상도 있고!)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예전에 썼던 시를 한편 들고 왔다. 정확히 2년 전, 아직 추웠던 2016년 3월에 쓴 자작시다. 소설은 얼렁뚱땅 써본 적이 있는데 시는 시도해본 적이 별로 없다. 자신은 없지만 용기 내서 올려본다. 스팀잇이니까.
봄인줄 알았다
행복했다.
우리는 웃었고, 서로를 놀렸고, 손을 맞잡았다.
깔깔거렸다.
이 행복이 영원할 줄 알았다.
봄인 줄 알았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맑은 꽃망울 터뜨려
축제를 즐길 일만 남은 줄 알았다.
지나고 보니 넌 그저
추운 겨울,
따스한 햇빛 내리쬐던
어느 오후 한 나절이었을 뿐.
덧없는 꿈이었을 뿐.
봄인 줄 알았다.
사계절 지나면 다시 돌아올,
내가 신경을 안 써도 때 되면 당연히 거기에 있을.
어차피,
봄인 줄 알았다.
내가 사투를 벌여 꼭 붙잡아야 하는
너인 줄은 몰랐다.
안간힘을 쓰다 겨우 잡은 끄트머리를
허망하게 놓쳐버릴 줄은 몰랐다.
이제는 내 기억 속에서
눈물 속에서나마
희미하게 뒤척이는 너.
내가, 미안하다.
봄인 줄만 알았다.
민주주의여.
2016년 3월은 아직 추웠는데. 2017년 3월은 봄기운이 완연하다. 이제 진짜 봄인가 보다.
봄이 여름이 되듯...
우리 맘속에...옆에 있는 사람이...
모두 모두가 느끼는 봄이 되길...
그리고 그 봄이 여름이 되어가는...
지극히 상식적인 것을 바래봅니다.
좋은 글 잘 읽었네요...!
제가 느낀 것을 함께 느껴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음이 찡해지는 이느낌은 멀까요
봄인줄 알았다 이젠 정말 봄이옵니당 좋은글 잘 읽고가용
네. 이젠 정말 봄이 오나 봅니다. :)
방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대체...
못하는게 므래요?
소설에...
사회성있는 저항시까지..
대단 하십니다^^*
핫, 칭찬 감사합니다! ^^
해마다 봄이되면 입버릇처럼 왕소군의
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을 외었는데
금년 봄은 예년과는 달리 따뜻하군요.
그렇죠? 불어라, 훈풍아~!! :)
수필과 시, 마지막 눈밭을 뚫고 솟아오르는 꽃망울 사진까지
잘 어울리는 한편의 글 잘 읽고 갑니다
추운 겨울
그래도 그대가 있어 따뜻합니다^^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찾아 저도 기뻤답니다.
댓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
아니 민주주의였다니.......... 대반전 입니다!
봄을 주제로 쓴 시였는데, 그땐 봄 하면 자연스럽게 민주주의가 떠오르더군요.
으아니 사랑시인 줄 알았는데 타는 목마름으로 끝날 줄이야
그땐 목이 너무 탔답니다. 이젠 봄비가 촉촉히 적셔 주려나요? :)
영어 강좌든 소설이든 수필이든 브리님 글을 좋아하는 사람 여기요^*^ 마지막 대목에서 맘칫 했습니다. 민주주의여...’다시 읽어 봐야 갰습니다.
제 글 다 좋아해 주신다니 무한 감동입니다. ㅠ.ㅠ
정말요 영어관련글도 소설, 수필, 시도 다 애정이 가득한 나의 글인데 속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bree1042님의 시 처음에는 연애시인 줄 알았는데 마지막 반전이..! '지나고 보니 넌 그저 추운겨울..' 마음으로 담아 갑니다!
고맙습니다, 도티님! :)
시가 정말 좋습니다. 사랑시인줄 알았는데 뭔가 이념적인 시였네요~ㅋㅋ
저는 사랑시가 어렵더라고요. ^^;
충분히 잘 쓰실 것 같은데요?ㅋㅋ
아, 사랑에 관한 시인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텅 하고 뒷통수를 맞았네요!
많이 아프진 않으셨죠? ^^;
브리님 요리 못하셔도 글로 다 커버가 됩니다 ㅋㅋㅋㅋ멋져요!
ㅎㅎㅎㅎㅎ 고맙습니다! :)
브리브리님
마지막에 소름 돋았어요
고맙습니다, 민트민트님! :)
소설에 수필 시까지 완전 팬입니다 ^^
이젠 정말 봄이 맞겠지요? ㅋㅋ
고맙습니다, 팬님! :)
이젠 정말 봄이겠죠. 다시 추워지지 않게 두 눈 잘 뜨고 감시해야죠.
봄인줄 알았다 표현이 중의적이면서 여운이 있네요
봄이 왔으면 좋겠다 봄인줄 알았는데 아직 멀었다 다양한 느낌 감동이 있었습니다. 좋은 시 리스팀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비날님.
아이디가 예쁘네요. :)
마지막 민주주의여 에서 깊은 여운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마지막 단어를 보기전까지는 연인들과의 이야기인줄로만 느껴졌습니다.
반전이 어마어마 했습니다;;;
제 전략(?)이 통했군요. ^^;
고맙습니다.
브리님 글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브리님의 소설과 시가 더 좋은 1인 여기요.
고맙습니다, 동글님!
바쁜 일 끝나면 또 소설 하나 구상해 봐야겠어요. :)
아... 시가 연애대상을 잡는 건 줄 알고.. 제 추억을 대입해서 읽었었어요...
물론 그것도 가능하지만, 브리님의 의도가 언제 왜 쓰였는지 알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ㅠ
제가 의외로(?) 사랑시에 약합니다. 말랑말랑한 걸 못 써서.. ^^;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지막 민주주의여!에서 뒷통수를 강타당한 줄 알았어요 !!!!
브리님~~~~~~~~~~~~~~~~~!!!
뒷통수 괜찮으신 거죠? ^^;
처음 브리님 글을 읽고 전문가의 느낌이 물씬 나서 놀랐었는데 역시 다른 블로그를 이미 운영하고 독자수도 꽤 있던 분이셨군요. 브리님의 강좌, 소설 모두 훌륭한데 아무래도 스펙이 중시되는 한국에서는 영어강좌 포스팅이 조회수가 높았을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ㅠㅠ 이건 브리님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고 감히 말씀 드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 포스팅 안에 존재하는 걸요. 시 읽고 무한 감동 받았습니다. 사랑이야기인줄 알았다가 마지막 문장 보고 멍했어요.
위로와 공감의 말씀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ㅠ.ㅠ
개념있는 시, 멋집니다.
이런 재간둥이 같은 불이님!^^
전 불이님이 참 좋아요.ㅎ
제가 재간둥이가 됐군요! :)
저도 마담 플로르님이 좋아요. ^^
스팀잇을 하면서 생각보다 시를 쓰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에 놀랍니다~ 저도 몇 편 숨겨둔 시가 있는데 종종 고민하게 되네요^^ㅋ 좋은 밤 보내고 계시겠죠? 잘 감상하고 갑니다~!
네, 전보다 시나 소설을 쓰시는 분들이 늘어나서 참 기쁩니다.
고맙습니다. :)
많은 겹쳐지며 생각이 떠오릅니다.
그동안의 시련도 값진 결실을 보리라 봅니다.
그리고 지금의 시련도 미래에는 값진 결실을 볼 것이라 봅니다.
네. 말씀하신 것처럼 그동안의 시련이 담금질이 돼서 더 찬란한 꽃을 피우리라 기대해봅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달뜬 연애시인줄 알고 읽다가
생각지 못한 묵직한 울림을 얻어갑니다.
블로그 방문해주시고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오홍~ 브리님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으셨군요~언급하신 말씀 조금은 이해가 갑니다. 저도 금융과 생각 글의 구성상, 때때로 허거걱하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거든요.. (비슷한 거 맞겠죠?!^^)그런데 브리님 소설도 문학도 좋아요~ ㅎㅎ 앞으로도 편히 화이팅입니다!!
네, 비슷한 거 맞습니다! :)
말씀 감사합니다. 화이팅할게요. :)
저는 브리님 문학글 보는것도 좋아요:)
마지막 민주주의 ... 예상밖의 문구에 감탄을 !
아마추어인 제 글을 좋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힘내서 더 열심히 써볼게요. ^^
와~ 브리님!! 시 좋네요! 처음엔 순수한 봄에 관한 시 같았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하~ 하고 깨닫는 부분도 있네요^^ 유명한 블로거셨군요! 마지막 사진도 대박 이쁩니다.
유명한 블로거까지는 아니고요. ^^;
칭찬 고맙습니다! :)
처음 방문해서 이 글을 보는 사람이에요.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마지막 시구를 읽고 시를 다시 읽게 되더라구요.
스팀잇을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한지는 얼마 안되었을 시점에 글 쓰시는 분들에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타 블로그들의 포스팅 보다는 글을 더 집중해서 잘 읽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제껏 본 스티밋 글들은 블로그보다도 훨씬 좋은 퀄리티의 글이 많았습니다.
오직 이 이유 때문인건가 생각해보면 그건 또 아닌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는 로그인조차 귀찮아서 무슨 컨텐츠를 즐겁게 보아도 추천은 커녕 댓글도 잘 안달았었거든요. 그런데 스팀잇에서는 그런 행위 가 저에게 의미있는 컨텐츠를 제공해준 제작자한테 직접 전해지는 것이 수치화되서 보여져서 그런지 좀 더 제대로 글을 읽게 되고 보팅도 하게 되고 댓글 또한 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보러 들르겠습니다.
정성 가득한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여타 다른 블로그는 그냥 보고만 지나쳤던 거 같아요. 제가 활동했던 블로그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친하게 지내는 분들이 생기긴 했지만, 초반에는 그런 것도 없었고요. 처음 시작하는 뉴비들끼리의 연대감도 스팀잇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하나의 "커뮤니티" 혹은 "마을"이라는 느낌이 강해요. ^^
헐....저도 봄과 관계에 관한 시인가 싶다가 마지막 문장을 읽고 소름이 돋았어요.
전 우리가 모두가 스팀잇에 온 순간부터 과거 문학동아리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서로가 서로의 글을 존중해주고 읽어주잖아요:) 사실 현대에도 이런 모임은 충분히 가질 수 있지만 다들 노력을 기울이지 않지요. 문학동아리, 도서 모임같은 건 어쩐지 젊은 시절의 추억처럼 생각하잖아요. 왠지 스팀잇이라는 공간에서는 다들 현실에서 보다 좀더 젊어지고 활기를 띄시는 것 같아요^^
그렇네요! 문학 동아리. 정작 그런 동아리에 가입할 수 있을 때는 노느라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
이제는 이런 공간이 참 소중해지네요. :)
그리고, 문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 다양한 나잇대의 이웃을 만나는 것도 즐거워요.
스팀잇이 아니면 제가 어디서 웹툰 작가와 일대 일로 댓글 놀이를 하겠습니까? ㅎㅎㅎ
제가 이 글을 왜 놓쳤을까요... 저 마지막에 '내가, 미안하다' 이 대목에서 어느 정치인이 불현듯 떠오릅니다. 죄송해요ㅋㅋ 뒤에 민주주의 나오니 자동 반사적으로...
아, 설마 그 미안하다~!! 를 외쳤던? ㅋㅋㅋㅋㅋ
아니아니되옵니다. ㅋㅋㅋㅋㅋ
마음이 찡하다가 ㅠㅠ 민주주의여 ㅠㅠㅠㅠㅠㅠㅠ소름 쫙!!!!
브리님 글 많이 좋아해요.
고마워요, 해피서클님! ㅠ.ㅠ
제가 많이 좋아하는 거 알죠?
와락!!!!! 정말 격하게 애정하고 있어요. 브리님.
이젠 시까지! 브리님의 확장력은 어마어마합니다.^^ 축구에서 말하는 멀티플레이어라고나 할까요.ㅎㅎ 전 영어강좌보다 브리님의 다른 글들을 더 좋아합니다. 마음 놓고 올리셔도 좋을 듯요! ㅋ
쏠메님의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날아갈 듯합니다!
마음 놓고 글 올릴게요. ㅎㅎㅎ 그러려면 일단 열심히 써야겠습니다. :)
방금 왕소군의 "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 포스팅을 보고 왔는데 묘하게 매치가 되네요.. 잠시 머물다 갑니다.
그러셨군요.
지금은.. 봄이 오는 거 같습니다. :)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힐링되는 게 있고, 마음 속에 엉켜있던 것들이 풀리는 게 아니라 그대로 밖으로 튀어나와 사라지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좋아하는 글을 쓰세요.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또 모일 거예요.
격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아하는 글을 쓰니 정말 글을 좋아하는 사라들이 모이네요. 앞으로도 좋아하는 거 쓰려고요. 고맙습니다. :)
스팀잇이 그런면이 있군요!
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콘텐츠 창작자에겐 아주 좋은 플랫폼인 거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