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PEN클럽 공모] 새로운 시작 - "은퇴비자 받는 날"

in #kr-pen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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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kimsungmin 입니다

  •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 기회가 되는 마음으로 PEN 클럽 공모전에 참여해 보겠습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kimthewriter 님께 감사들 드립니다.

오늘은 필리핀 은퇴청에 은퇴 비자를 받으러 가는 날이다. 길기 긴 시간을 고민하면서 결정한 일이기에 더욱 마음에 많은 감정이 교차하고 있다. 홀로 필리핀 땅을 처음으로 밟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이렇게 긴 시간을 타지에서 보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내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홀로 타지에서 일을 시작하는 무렵 와이프는 둘째를 임신한 상태이었고, 타지에서 홀로 약 6개월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쯤에는 만삭의 상태로 내 가족은 한국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만삭의 상태에서도 혼자 어린 큰아들을 챙기면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와이프를 생각하면 '내가 왜 홀로 타지에서 이러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수없이 했었던 것 같다.

출산이 임박한 상태에서 나는 잠시 한국으로 귀국을 해서 둘째의 출산을 함께 할 수 있었다. 그 짧고 행복했던 시간도 잠시 나는 다시 출국하게 되었다. 출산한 상태에서 두 아이를 챙기는 것은 와이프에게 정말 힘들었던 시간이었음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나는 큰 결심을 해야만 했다.

결국, 더 이상의 기러기 생활은 무의미함을 느끼고 나는 가족과 함께 살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나는 100일이 갓 넘은 둘째를 데리고 가족을 필리핀으로 데려왔다. "그래, 딱 5년만 고생하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타국의 생활이었는데 약 10년이 지난 오늘 나는 그동안의 워킹비자를 버리고 은퇴비자를 선택하게 되고 오늘에서야 비로소 은퇴청에 비자를 받으러 가는 날이 다가 왔다.

사랑하는 내 가족과 함께 시작한 타국의 생활은 처음부터 그리 평탄치 않았던 것 같다. 수십 년을 한국에서만 살다가 처음으로 외국에서 함께 지내면서 여러 문화적인 차이와 언어의 장벽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일상의 생활부터 아이들 교육문제까지 어느 것 하나 만만하지 않은 것이 없었던 것 같다.

수없이 외로움과 괴로움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수없이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이 첫 교육을 시작한 이곳을 떠나 한국에서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지가 제일 관건이었던 것 같다.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현지에서의 생활을 뒤돌아보면서 우리는 '10년만 더'라는 결정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동안 타국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힘들었고 신경 쓰였던 부분이 사람과 비자 문제였던 것 같다. 타국에서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나에게 큰 활력소였고 외로운 생활을 버틸 수 있는 길이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많은 부분이 내 생각과는 차이가 있었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사람들의 배신과 이기적인 사고방식은 나에게 또 한 번의 큰 절망감을 주었던 것 같다.

워킹비자 문제로 몇 번의 사기를 당한 적도 있고 더는 워킹비자로 생활을 이어간다는 것은 나에게나 가족들에게 너무나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었던 것 같다. 이제 새로운 비자를 받게 되고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의 시간이 타국에서 자리를 잡고 알아가는 과정이었다고 하면 이제부터는 무언가의 결과물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10여 년 만에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생활, 그리 쉽지만은 않은 길이겠지만 지금까지 언제나 나를 버틸 수 있게 만들어 준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 앞으로의 미래를 누구나 알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후회하지 않고 멋진 인생을 함께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

나 자신에게 외쳐본다 "이제 되돌아갈 곳은 없다! 앞만 보며 달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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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비자라는 것이 있군요. 타지에서 홀로 생활하는 것도 녹록치 않은데 지난 날엔 한국에 두고 온 가족이 계셨으니 얼마나 마음이 무거우셨어요. 타지에서 의지할 곳이 많지 않기에 신분과 사람에 의해 천당과 지옥을 다녀오는 것 같습니다. 종종 글 읽고 가긴 했지만 이번 일기로 @kimsungmin 님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것 같아 좋습니다 :) 그동안도 고생 많으셨고 새로운 시작을 힘껏 응원합니다!

안녕하세요 springfield 님,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것 같네요 ㅎㅎ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어느곳에 있던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더욱 힘내겠습니다~~ 즐거운 주말저녁 보내시길 바랄께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실 정도로 바쁜 삶을 사셨던 거 같네요
그래두 가족분들이 같이 계셔서 버텨내신 것이 아닌가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
다시 시작하는 미래 꽃길만 가득하시길 바라구
언젠가 저번 글에 쓰신 것처럼 고국에서 멋진 시간들 보내시길 바랄게요~~

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면 참 어찌 시간이 이리 갔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타향살이라는 말은 듣기만 해도 힘들게 느껴져요.
워킹비자로 여러 번이나 사기를 당하셨다니,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그래도 10년을 버티고 다시 새로운 비자로 새로운 것을 준비하고 계시다니..
@kimsungmin님을 그렇게 슈퍼맨으로 만들어주는 건 아마도 가족이겠지요?
그나마 타지이지만 가족이 함께 하고 있다는 건 다행인 것 같습니다.

용기와 끈기, 그리고 가족에 대한 전폭적인 사랑에 응원을 보냅니다.
또한 건강도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gghite 님, 멋진 응원의 말씀 너무 감사드리네요^^ 지나간 과거는 과거일 뿐 앞으로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커가는 중요한 시점에서 다른 생각말고 집중해야 할 시기인 것 같네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한 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정말 쉽지 않으셨겠어요...
정말 좋은 일 있길 바라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actapeta 님도 좋은일만 있는 올 한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즐거운 월요일 되세요^^

은퇴비자를 받으셨군요. 원하시는것 얻으셨으니 축하드립니다. 이제 비자문제로는 골치썩으실 일은 없으시겠어요. 남은 해외생활도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ㅎ

네 감사합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야 겠네요^^ 즐거운 한 주 되세요~~

와이프 분도 그렇구 두 분이서 타지에서 가족을 챙기시느라 너무 수고 많이 하셨네요. 글에는 다 적지 못하셨겠지만 많은 일들이 있었을거라 생각됩니다. 고생 많으셨고 조금은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인생 제 2의 출발을 응원합니다. 가족분들과 행복한 시간 많이 보내시길..!

네 지나간 일들을 생각하면 참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멋진 한 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고 쉽지않은 시간을 보내셨네요...
듣기만 해도 이렇게 찡한데... 성민님은 어떠셨을지요...
그래도 가족과 함께 건강한 삶을 살고 계시니 지난 시간의 힘듦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성민님과 가족들 가시는 길은 꽃길만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

로사리아님 감사합니다. 올 해는 모두가 행복한 한 해가 되었음 좋겠습니다^^ 멋진 한 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고생많으셨어요, 어려운 결정을 하신만큼 앞으로 좋은 일들도 많이 있을거예요~! 항상 응원합니다 :)

안녕하세요 successtrainer 님, 응원의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즐거운 한 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해외에서 다년간 홀로 생활해봤기에 알죠.
마치 무인도에 고립되어 있는듯한 느낌까지 받았어요 ㅠ
제 아무리 현지인들이 잘해줘도 이따끔씩 밀려오는 정서적 고립감은 정말 어쩔수가 없는것 같네요. ㅠ

아 네 그러셨군요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좋은 일들만 있었음 좋겠습니다~~ 즐거운 한 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가족들 모두 같이 지내면 더 안정되고 좋겠습니다.
새로운 10년이 김성민 님에게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일기 투어 중에 들렸습니다.
재미나게 잘 읽고 갑니다.

안녕하세요 banguri 님, 아 네 그러셨군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참 힘드셨겠네요. 한국에서 생활하는것도 힘이드는데 다른 나라에서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시고 일을 하시려는게 얼마나 힘드는 일인지 눈에 선합니다. 문화적 차이는 또한 어떻구요. 타향살이 설움이겠죠. 그래도 아시아문화니까 좀 나을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사기도 많이 당하셨다고 하시니 많이 어려우셨을것 같습니다. 마음으로 응원드립니다.

안녕하세요 peterchung 님, 응원의 말씀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디에 있던지 힘든 시기는 있다고 생각하면서 아이들을 생각하며 이겨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모두가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