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
김소월
고요하고 어두운 밤이 오면은
어스러한 등(燈)불에 밤이 오면은
외로움에 아픔에 다만 혼자서
하염없는 눈물에 저는 웁니다
제 한 몸도 예전엔 눈물 모르고
조그만한 세상(世上)을 보냈습니다
그때는 지난날의 옛이야기도
아무 설움 모르고 외웠습니다
그런데 우리 님이 가신 뒤에는
아주 저를 버리고 가신 뒤에는
전(前)날에 제게 있던 모든 것들이
가지가지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 한때에 외워 두었던
옛이야기뿐만은 남았습니다
나날이 짙어가는 옛이야기는
부질없이 제 몸을 울려 줍니다
| 창작일자: 1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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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김소월
작가설명: 1902년 8월 6일 평북 구성 출생;1915년 오산학교 중학부 입학;1923년 배재고보 졸업, 토요쿄오상대 입학;1924년 <영대>동인으로 활동;1934년 12월 24일 사망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