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곡하게 돌려 말하지 말고 - 수영장에서 17

in #kr-writing8 years ago

한 레인에 사람이 1~2명 정도만 있어서 편하게 수영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젊은 여자 한 명이 내 레인에 들어오면서 좀 불편해졌다. 수영실력은 아직 서툴고 키가 큰 편에 다리가 길다. 평영을 하는데 그 긴 다리를 좌우로 너무 벌려서 여러 번 맞을 뻔했다. 서로 엇갈려 지나갈 때는 최대한 오른쪽 라인에 바짝 붙어 그 사람을 피했다.

결국 그 사람의 발에 옆구리를 얻어맞았다. 강하진 않았지만 급소 근처라 좀 아프다. 그 사람은 아마 자신의 발에 뭔가 걸린 정도의 느낌이었을 것이다. 그 사람은 별 반응 없이 묵묵히 계속 수영을 한다.

아픔이 좀(꽤) 있다 보니 사과를 받아 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레인 끝에서 기다렸다가 말을 걸었다. "평영 발차기하실 때 다리를 좀 좁히는 것이 좋겠네요... 그리고..."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아... 네..."라고 대답하고는 바로 옆 라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과는 받지 못했다. 그녀의 표정과 행동으로 추측해보면 '맨스 플레인', 가르침을 빙자한 '찝쩍'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다음에 혹시 그런 경우가 또 생긴다면 완곡하게 돌려 말하지 말고, "그쪽의 평영 발차기를 맞아 고통을 느꼈습니다. 남에게 이유 없이 맞으니 화가 납니다. 그러므로 꼭 사과를 받아서 화를 가라 앉히고 싶군요."라고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말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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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것 같아요. 실례지만 방금 그쪽 발에 차여서 그런데 동작을 작게 하면 안 될까요 식으로 직접적으로 말하면 상대방이 상황파악을 할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ㅋㅋㅋ 요즘은 저도 그냥 직설적으로 대해요. ktx 창측 자리인데 복도 쪽에 앉아계시면 가만히 있지 않고 그냥 비키라고 말해버리는 스타일. ㅋㅋㅋㅋ

네. 구체적으로(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이 오히려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 같습니다.^^ 말투만 부드럽게 유지하고요.

차 보기도 하고 차여보기도 하면서 난감할 때가 종종 있었죠. 일단 발에 무언가 닿는다 싶으면 헤엄을 멈추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분이 없는지 살펴보는게 우선이겠지요. 평형이 특히 좀 그럴 경우가 많더라구요.ㅎㅎ

네. 게다가 평형이 발이라 제대로 맞으면 꽤 아픕니다.ㅎ

음, 그러네요. 쉽지 않지만 발에 맞았다고 직접 이야기하는 게 좋은 거 같아요 !

네. 돌려서 말하지 말고 그냥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