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채굴의 겨울은 오는가?

in #kr7 years ago (edited)

GPU 채굴에 관해서 제 입장을 정리해 봤습니다.
스팀에는 GPU 채굴에 관심있는 분들이 많지는 않을 것 같지만, 혹시 고려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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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두

요즘이 채굴의 봄은 지나고 한참 무더운 여름을 지나고 있다고 표현해도 아마도 이의를 다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겁니다.
많은 분들이 이제 막 채굴을 시작했거나 나도 한번 해볼까 하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2014년부터 GPU 채굴을 해왔고, 이더리움의 출발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홍보해왔던 사람으로서 채굴에 대한 저의 의견을 정리해봤습니다.

우선 제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즉 새로운 경쟁자(채굴자)들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반대하기 위해 이런 글을 쓰는게 아닐까 오해하시는 분이 있을 까봐 간단히 제가 이전에 썻던 글 몇개만 링크를 달겠습니다.

https://www.ddengle.com/miningbitcoin_voted/913620
https://www.ddengle.com/trading/1106202
https://www.ddengle.com/miningbitcoin_voted/1180099

누구보다도 GPU 채굴이 활성화되기를 바랬고, 또 앞서서 예측을 했고, 제가 가진 많은 정보를 공유했습니다. 제가 380 롬 에디티기법과 코어 언더클럭 기법 등을 소개할 때, 해외 포럼에도 이러한 정보는 전무하다시피 했을 때였습니다. 제가 직접 실험하다가 코어를 언더클럭하는 것이 전력소모를 많이 줄이면서도 해시에 별 영향이 없다는 것을 알았고, 이 내용을 땡글에 제일 먼저 포스팅을 했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더를 캐고 이더리움에 관심을 가지고,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경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랬습니다.

지금도 이러한 동기는 변함이 없습니다. 채굴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에 입문하고, 돈도 벌고, 트레이딩도 하고, 더 나아가서 직접 블록체인을 베이스로한 개발과 비지니스를 하기를 희망합니다.

(2) 채굴을 바라보는 두가지 관점

채굴을 바라보는 두가지 관점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채굴을 그 자체로 하나의 비지니스로 보고, 이것의 채산성과 수익을 평가하는 관점입니다. 다른 비지니스와 유사하게, 들어가는 투자와 비용대비 나오는 수익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해보는 것이죠. 3개월안에 들어간 모든 투자비용을 뽑을 수 있다면 매우 매력있는 비지니스로 보일 수 있고, 6개월 정도에 회수가 된다고 해도 그 이후에 1년 이상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셈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사실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는 큰 흥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수익이 나오니까 하는 것이죠.

두번째 관점은 블록체인 기술자체에 관심이 있고 이 기술에 투자를 하고 싶은데, 비전이 있는 코인을 사는 것과 채굴을 하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이익이 될 것인가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채굴을 장기적으로 비지니스로 운영하려는 목적보다는, 코인을 구매하는 것에 비교해서 리스크가 적거나, 좀 더 많은 코인을 획득할 수 있다면, 단기적으로 운영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특히 컴퓨터를 만지고 셋팅하는 것에 취미가 있는 분들은 특히 이 경우에 많이 해당될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는 두번째의 관점에서 주로 생각해볼 거리를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3) 코인을 사는 것 vs 채굴하는 것, 어느것이 유리할까?

코인을 사는것이 나을지 채굴하는 것이 나을지는 시장과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일방적으로 한 쪽이 유리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 코인 가격과 난이도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구간 ==

예를 들어 올해 2월중순 경에 한사람은 1000만원을 투자해서 이더를 개당 10불에 사고, 다른 사람은 채굴장비를 구매해서 채굴을 시작했다고 했을 때, 현재 누가 더 수익이 좋을까요? 자세한 계산없이도 이더를 구매한 사람이 3500% 수익이 난 반면, 채굴을 시작한 사람의 수익은 이것보다 현저히 적을 겁니다. 물론 채굴만으로도 많은 돈을 벌어겠지만, 2월 중순에 구매한 수 만큼 이더를 채굴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이 경우에 채굴은 이더를 분산매입한 것과 같은 효과가 생깁니다. 코인값이 상승함에 따라 난이도도 상승했고, 매달 오른 값으로 이더를 분산 구매한 것과 유사한 효과가 생깁니다.

== 코인 가격이 횡보하고 난이도는 완만하게 상승하는 구간 ==

이런 기간이 6개월이상 될 때 채굴이 구매보다 유리하게 됩니다. 2016년 여름에 코인을 1000만원치 구매한 경우와, 1000만원치 채굴장비를 사서 채굴한 사람의 이더량을 2016년말에 비교해보면 채굴한 사람이 더 많은 이더를 확보했습니다. 다오해킹과 이더 도스 공격 등으로 이더 가격이 계속 답보상태 또는 약세를 면치 못했고, 이에 따라 난이도 증가도 완만했습니다. 물론 이 때 채굴을 지속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전기세도 겨우 나오고, 인건비 생각하면 손해라는 느낌이 나는 구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때가 채굴에는 가장 유리한 때입니다.

== 코인 가격이 급락하는 구간 ==

코인에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거나, 대규모 해킹등이 일어나서 코인이 대세 하락기에 접어드는 경우, 코인을 고가에 구매한 경우 당연히 직접적인 마이너스가 됩니다. 코인 가격이 50% 떨어지면, 손해도 바로 50% 입니다. 반면 채굴장비를 구매한 사람은 구매한 장비의 가치가 손해를 어느정도 완화시킵니다. 최악의 경우에 코인이 휴지가 되도, 장비는 남은니까요. 이전 경험에 의하면 최소 구매가격 50% 정도는 회수가 가능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2014년 하반기 GPU 채굴계가 구조조정되면서 90% 이상의 GPU 가 채굴시장에서 퇴출되었을 때에도, GPU를 팔 수 있기는 했었습니다. 즉 일반적으로 GPU 채굴는 코인구매에 비해서 시장상황이 안좋을 때 하방경직성이 있는 반면, 상승국면일 때 수익이 떨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결국 내게 1000만원의 투자금이 있다고 할 때, 그냥 코인을 사는 것이 좋을지 채굴을 하는 것이 좋을지는 앞으로의 코인 가격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평가에 의존합니다.

(4) 그럼 지금은 사는게 좋은가, 채굴하는게 좋은가?

앞의 이야기는 일반적인 이야기고, 지금은 몇가지 특수한 조건이 더 있습니다.

첫번째는, 채굴해시의 절대적인 부분을 흡수하고 있는 이더리움이 올 늦가을 이후부터 단계적으로 pos 로 전환될 예정입니다. 이게 양치기소년처럼 작년연말 부터 이제 난이도 폭탄 터진다 하고 그러다 계속 미루어지니, 이번에도 또 미루어질 거라고 짐작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진짜 난이도 폭탄이 이미 작동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블럭주기가 조금씩 느려짐), pos 개발도 최종단계 실험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pos 로의 전환이 다시 장기간 미루어질 것이라는데 배팅을 하는 것은 상당히 리스크가 있습니다. 이더가 단계적으로 pos 로 전환되어도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일부 pow 에 의한 채굴은 계속 유지되리라 보지만, 채굴량은 계속 줄어들 것입니다.

두번째는, 2014년 하반기 GPU 퇴출기에 비해, 현재 채굴에 투입된 GPU 의 숫자가 수십배 더 많다는 것입니다. 이 GPU 의 절반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고 하면, 이를 받아줄 게이머 시장은 턱없이 균형이 안맞습니다. 중고 GPU 의 가격이 현재보다 50% 이하, 심하면 20-30% 선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많습니다. 즉 코인구매에 비해 채굴의 장점인 하방경직성이 잘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 이더리움이 pos 로 전환되고 나서도, etc 도 있고, zcash 도 있고, 또 다른 pow 코인이 계속 나올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사람이 많은데, 여기에 너무 기대를 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이더리움 pos 가 실패할 경우, 다시 pow 바람이 불 가능성은 있지만, 만일 이더리움이 pos 로 성공적인 전환을 시작한다면, 기존 코인이나 앞으로 개발된 코인은 모두 pos 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왜냐하면, pos 가 스펙데로 돌아가기만 하면 pow 에 비해 성능면에서 월등하기 때문입니다. 이더리움 블럭주기가 4초로 줄어들 것이고, 처리용량도 늘어나고, 트랜잭션 비용도 급격히 감소하고, 에너지 소모도 적고, 인플레이션율도 줄고 거의 모든 면에서 pos 가 월등하게 때문에, 기존 체인이 pow 를 고집하고서 이더리움과 경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신규로 발행하는 코인도 pow 를 채택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블록체인이 존재하는 목적은 그것을 통해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하기 위함이지, 채굴자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중국 대형 채굴업자들이 많은 코인을 모으고 세력화되어서, 코인의 방향이나 가격을 좌우지 할 정도의 파워로 성장해서, 이들 채굴자들의 이익을 방어하기 위한 게임이 계속 지속되고 있지만, 이더리움의 경우에는 개발팀과 커뮤니티에 대항해서 채굴자들이 힘을 행사할 정도로 조직화되지도 못해고, 성장하지도 못했습니다. 처음부터 한정된 기간동안만 pow로 하기로 공표하고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채굴자들의 압력으로 pow 를 영구화 하려는 시도는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이러한 조건들을 염두에 두고서 앞으로 이러더리움의 발전가능성을 평가해보세요.

만일 이더리움이 하반기에 더욱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 확신한다면, 채굴을 하지 말고 코인을 구매하세요.
현재 채굴을 몇달 이상 하신 분은 채굴장비 가격에 프레미엄이 붙어 있을 때 팔아서 이더를 구매하세요.

만일 이더리움 가격이 현재 가격대에서 일정 구간에서 등락을 거듭하면서 하반기 pos 전환까지 간다고 판단한다면 채굴장비를 구매하세요. 다만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도록 하세요.

만일 이후 이더리움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예상을 한다면, 시장을 좀 더 지켜보고 확신을 가질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5) 채굴하느냐 또는 코인을 사는냐 보다 더 중요한 문제

저는 블록체인 기술이 앞으로 전 사회적으로 퍼져나갈 매우 중요한 기반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과 비교하면 90년대 중반쯤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이 기술을 활용해서 할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이 널려 있고 누군가가 뛰어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채굴에 너무 매몰되지 마세요. 채굴은 그냥 지나가는 수단입니다.
블록체인과 그것을 기반으로 한 여러가지 어플리케이션들에 더 관심을 가지세요.
투자도 좋고, 직접 비지니스를 기획해서 도전해도 좋습니다.

평생에 한두번 오는 기회를 GPU 스크린에 다 낭비한다는 것은 너무나 큰 손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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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합니다.
채굴은 언제나 해보고 싶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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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ish steam had a translator in what part of the world are you

사실 안그래도 요즘 채굴에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일반전기를 쓰는 곳에서 실험삼아 해보려고 하니,
전기세가 돈 십만원 이상 추가되어서... 한 두 대만 구상함에도
언급하신 내용 중 '첫 번째' 인, 비지니스 적인 접근을 할 수 밖에
없더라구요... ddengle 사이트에서 많이 배웠는데, atomrings님 같은
덕분에 지식을 쌓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그래픽 카드 구하는 것 부터가 참 어렵습니다 어허허허허...)

좋은 글 감사합니다

채굴이 관한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정말 좋은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항상 유용한 정보에 감사합니다. 이더리움의 pos 전환이 과연 성공으로 가느냐,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를 고민하야 되느냐,, 아직 확신하기 어렵지만, 예측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블록체인 기반 어플리케이션이라눈 것이 어떤 것인가요 너무 초보적 질문이라 죄송합니다

Dapp = decentralized application.

아래 두글 참조해 보세요. 이더리움 기준입니다.
http://www.chaintalk.io/archive/lecture/1
http://www.chaintalk.io/archive/lecture/43

감사합니다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런 좋은글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저의 스팀달러를 받으시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채굴에 대한 시야를 넓힐수있었습니다.

채굴에 대해 막연했던 부분을 시원하게 풀어 주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고견 감사합니다. 채굴시장이 참 만만치가 않은곳이였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

이더의 pos 전환 성공시 다른 코인들도 pos 방식을 택하는것이 대세가 될거라는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탈릭 부테린, 댄 라리머 같은 획기적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

채굴이라는 용어는 다시 생각해봐도 너무 네이밍을 잘한것같습니다.

안그래도 요즘 궁금해하던 이슈였는데 감사해요.

재미삼아 몇번 집 컴터로 채굴해봤습니다.
신기하더라고요

본격적으로 뛰어들지는 못하지만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와 명문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 또한 막연하게 채굴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는데, 오히려 채굴 문화가 사라질 가능성도 상정할 수 있겠군요.
대단한 분석이십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주위에 채굴하신다는 사람들이 생겨서 참고하시라고
아톰님 글 외부로 유출 좀 시켰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굉장히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저도 3월부터 시장에 들어와서 많은 사람들이

채굴에 대해서 묻는데 막연히 이제는 채굴이 안좋다라고 말하곤 했었는데

아톰님의 글을 사용하면 논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하겠군요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경험에서 나온 식견을 적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블록체인 구성에 필요한 에너지가 채굴의 채산성을 나타낸다면, pos로의 전환은 채굴시장의 몰락에 가까워지겠군요. 이더리움의 행보에 따라 매우 큰 진폭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구매만 해본 입장에서 채굴의 세계도 신기하네요. ㅎㅎ

제가 트레이딩으로 한 200 벌고 나서 200으로 채굴기 사려고 했는데, 이 글 보고 접었습니다. 차라리 200으로 스팀을 사두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어가지구요. 감사합니다. 채굴이 앞으로 잘 되든 안 되든 덕분에 현명한 선택을 했습니다.

GPU 채굴에 대한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dubi님의 한국인의 원로분들 글을 보고 온 뉴비에요 ㅎㅎ
팔로우 하고 갈께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혹시 임대 형식의 채굴(제네시스마이닝 등)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생각해보니 우리나라는 고성능 gpu가 필요한 게임을 많이 하는 나라도 아니니 그 점에서도 불리해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