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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100%) De Profundis (1)

in #kr4 years ago (edited)

[2] 우리에게는 오직 하나의 계절인 슬픔의 계절만이 존재한다. 해와 달은 우리에게서 동떨어진 것처럼 보인다. 바깥에서보면, 하루는 푸르거나 황금빛일 수 있지만, 작은 쇠창살이 있는 두껍고 탁한 창문을 통해 스미는 햇살 아래 앉아 있는 사람에게는 잿빛이며 인색한 것이다. 하루는 누군가의 마음에서는 언제나 황혼이듯 누군가의 감방에서도 언제나 황혼이기도 하다. 그리고 생각의 영역에서, 시간의 영역에서도 못지 않게, 움직임은 아무 것도 아니다. 당신이 개인적으로 오래 전 잊었거나, 혹은 쉽게 잊어버릴 수 있던 일들이 지금 내게 일어나고 있으며, 내일도 일어날 것이다. 이를 기억한다면, 내가 왜 글을 쓰고 있는지, 또한 이런 식으로 쓰고 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