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스티미언] 리스본행 야간열차, 제레미 아이언스를 만나다

in #kr6 years ago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에서 제레미 아이언스는 우연히 책 한 권과 리스본행 야간열차 티켓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엔가 홀린 듯, 움직이는 열차에 무작정 뛰어오르지요. 그의 그저 그런 따분한 인생에서는 상상하지도 못할 일탈을 감행합니다.

영화 속 제레미 아이언스처럼, 익숙한 나를 버리고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찾아서 기차를 타고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을 동경하였어요. 리스본행 야간열차, 드디어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채우게 됐답니다.

마드리드에서 출발하여 리스본으로 가는 야간열차(Tren-Hotel)는 2층 침대가 마주 보는 4인실이었어요. 관 속에 들어가면 이런 느낌일까 싶을 정도로 한 사람이 누워있는데 최적화되어 있더군요. 특이한 것은, 스페인 열차의 침대칸은 남녀가 유별하여 같은 칸에 동반 탑승을 할 수 없었어요. 부부가 여행하는 동안 24시간 붙어 있다가 막상 떨어져 자려니 잠자리가 더욱 낯설게 느껴지더군요.

덜커덩거리는 열차에 익숙해질 때쯤. 문득, 영화에서처럼 나의 삶을 담은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딱 100권만 출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책이 20대의 대부분을 함께 하였던 그녀에게까지 전달되기를 희망하면서... (그녀는 나를 어떻게 추억하고 있을까?)

"꼭 요란한 사건만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적 순간이 되는 건 아니다" 라는 영화 포스터 카피처럼... 우연한 기회로 책 속 연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제레미 아이언스. 그리고 영화 속 제레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나.

드디어, 우리는 리스본의 상 페드루 알칸타라 정원에서 만났어요.
시간의 차원을 넘어서, 같은 곳 같은 자리에, 제레미와 나는 함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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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국영철도, 렌페(Renfe)

렌페는 대략 61일 전부터 오픈되는 프로모션 할인기간에 예매하는 것이 진리입니다. 하지만 프로모션 좌석이 조기에 매진될 수 있고, 프로모션 오픈 날짜도 들쭉날쭉하여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봐야 해서 엄청 짜증났습니다. 그래도 할인가격이 거의 반값이므로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불편입니다.

렌페 열차 등급
AVE(장거리 초고속열차), TrenHotel(야간열차),
MD(중거리 급행열차), R(근거리 완행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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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의 차마르틴 역 대합실 전광판. 왼쪽 위에서 두번째 열차를 타야해요. 출발시간이 15분 남았네요. 빨리 열차를 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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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행 야간열차. 2층 침대가 마주 보는 4인실. 통로가 상당히 좁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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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에서 하루에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보았어요. 일출은야간열차에서 내린 오리엔테 역 근처 엑스포 공원에서, 일몰은 소피아 데 멜로 전망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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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의 명물 노란색 28번 트램. 낡은 트램이 좁은 골목길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네요. 조심하세요, 멍하니 있다가는 스치듯 지나가는 트램에 깜짝 놀라게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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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언젠가 리스본행 야간열차 영화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ㅋㅋ

그날이 갑자기 올 수도 있으니, 지금부터 준비해 두세요~^^

하아... 정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지난번엔 웹툰 따라가는 여행, 이번 포스팅은 영화 따라잡기! 멋있어요 ^^

아잉~ 너무 띄워주면 부끄럽사와요^^

대항해시대가 생각나네요~
멋진 사진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월요일 되시길~

고맙습니다. 즐거운 한주 되십시요~

모래요정 바람돌이가 하루에 한가지 소원만을 들어주는것처럼
짱짱맨도 1일 1회 보팅을 최선으로 합니다.
부타케어~ 1일 1회~~
너무 밀려서 바쁩니다!!

수고가 많네요. 항상 고마워 하고 있습니다.

리스본 가보고 싶은 곳인데 ^^ 포스터와 비슷한
사진도 찍으시고 추억 가득하시겠어요~
그런데 좁은 골목길에 트램이 정말 아슬아슬하네요~

저 좁은 길에 자동차들도 같이 다녀서 트램과 키스하는 거 몇번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