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초강세 지속 → 비트코인 폭등

in #kr7 years ago

새해를 시작하면서 다시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고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집중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특이한 점은 안전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금과 비트코인이 동반해서 상승중이라는 사실입니다
특히 비트코인의 비약적인 몸값불리기는 극적인데 거의 금 1온스와 동급이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중국인들이 세계금융시장에 얼마나 가공할만한 세력인가를 느끼게 하는 무서운 단면입니다

제가 여러번 글 속에서 말씀 드렸지만,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제에 정도를 벗어나는 초강력 달러는 재앙입니다 당장 시장의 최대 관심은 1유로가 1달러와 같아지는 유로달러 패리티의 현실화인데, 이 전대미문의 복잡한 시장상황이 2017년에 펼쳐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연초를 덮치고 있네요

미국시간 화요일에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 지수가 발표되었는데 2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보시는 것처럼 미국의 제조업 활동이 지속적으로 증진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예상치였던 53.8을 훌쩍 넘는 54.7이 나오자 달러값이 급등한 것입니다

노란 표시가 되어있는 항목이 인상적입니다
신규주문지수가 7.2%포인트, 가격지수가 11%포인트나 전달대비 증진되었네요
이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상회하면 경기확장을 하회시 경기수축을 의미합니다
트럼플레이션이 데이터로 tailwind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즉시 달러인덱스가 화요일에 0.3% 급등해서 2002년 중반이래 최고치를 기록합니다
2016년에 3.1% 폭등했던 달러가 올해 단 이틀 거래만으로 0.7% 올랐습니다

당장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이득입니다 강달러로 구매력이 높아진데다 미국내 물가상승이 진압되죠(=미국내 수입물건 가격하락)
미국인들, 신나게 해외여행 다닐 맛이 나겠습니다

그러나 달러빚이 많은 신흥국들에게는 재앙입니다 당장 달러로 갚아야 될 금액이 급등해버렸기 때문이죠
원래는 트럼프 당선이후 정책 기대감 때문에 형성됐던 세계적인 달러강세의 시장이 미국과 선진국들에서의 경제데이터가 그런 기대가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자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없을 것만 같았던 유로존에서조차도 수요일에 1.1%의 인플레이션이 작년 12월에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로존 최대경제대국 독일의 경우 인플레율이 1.7%입니다 ECB의 목표치 2%에 거의 다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유로존 인플레 1등 독일이 ECB의 공격적인 bond-buying 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2017년이 비로소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그간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거둬들이는 원년이 될 수도 있는 불길한 조짐입니다

당장 시장은 금요일 있을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 보고서(nonfarm-payroll report) 발표와, 1월20일 트럼프의 취임식 연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미국 노동시장 상황이 계속 호전되고 있다는 사인이 나오면 Fed 추가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처럼 굳어집니다

또 트럼프가 취임식 연설에서 기존에 약속했던 감세와 재정지출에 강력한 의지를 보일 경우에도 시장은 안도의 사인을 받고 달러와 주식시장의 열기가 더욱 달아오르게 됩니다

선물시장에서 헤지펀드와 투기적 투자자들이 12월27일까지의 CFTC(미국상품선물거래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net 250억 달러를 향후 달러강세에 베팅하고 있네요
어떻게 보면 무시무시한 달러 상승장이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서 더 문제입니다

2014년과 2015년을 거치면서 Fed가 금리상승 신호를 강력하게 보내기 시작했을 때 달러인덱스는 20% 폭등했습니다 또 세계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에도 달러는 8% 급등했습니다
아직은 이 정도도 아닌데 뭘?? 이라는 식으로 시장이 현재의 달러 강세와 금리인상 분위기를 용인한다면 2017년 한해는 신흥국들 입장에서 긴축의 힘든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FF선물시장(=향후 Fed금리 인상가능성에 투자자들이 베팅하는 시장)에서는 올해 6월에 또 한차례 Fed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70%의 확률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7년 12월 FOMC회의 때까지, Fed가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상을 할 확률은 무려 94%에 달합니다

트럼프가 자신이 약속한 그대로 밀어붙여서 실현될 경우(=감세, 무역정책 변화, 재정지출 등), 유로는 올해안으로 13%이상 달러대비 폭락해서 1유로가 $0.90 이하가 될 수 있고, 지금 118엔 수준의 달러엔 환율도 130엔을 초월하는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극단적으로 트럼프가 취임식장에서 "이게 바로 내가 할 것이야(This is what we're going to do.)"라고 구체적으로 일갈하는 것만으로도 달러가 바로 폭등할 수 있는 미친 시장이라는 상황입니다

다만 미국 세법(tax code)이 1986년 이래로 개정된 적이 없고 변화를 위해서는 의회와 한바탕 싸움을 각오해야 한다고 합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의 막대한 재정지출 계획에 매우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재정적자가 이미 상당한 데다 fiscal stimulus는 민주당이 하던 짓이라는 이유입니다
거기다 예상외의 달러 초강세로 세계가 몸살을 겪을 경우 Fed가 금리인상을 보류했던 과거의 사례들도 존재합니다

달러 상승으로 세계 금융시장에서 가장 위협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국가가 중국입니다
2014에서 2015년에 걸친 달러 랠리가 2015년 8월과 2016년 1월에 세계 주식시장을 붕괴시켰습니다(market routs) 모두 중국과 위안화가 문제의 중심이었죠
지금도 중국 위안은 상당히 불안합니다 1$=6.9342위안으로 7위안 환율과 외환보유고 3조달러 붕괴가 눈앞이죠
또한 중국당국은 단기자금이 중국밖으로 유출되지 못하게 상당한 자본통제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중국이 강달러 상황에서 비트코인에 몰빵하고 있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강달러가 중국인들에 의해 비트코인을 세계금융시장의 중심으로 강제소환하고 있는 셈이네요
다우는 오늘도 20,000 이 안됐습니다만 비트코인은 역사적 순간을 맞았습니다
화요일에 1비트코인이 $1,022를 기록해서 $1,000의 벽을 뚫었네요

위의 그래프에서 비트코인이 "2016년 베스트 퍼포머"라고 칭찬해줍니다
그래프는 특정 시점에서 1년동안의 가치변화를 %단위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금과 주식의 성과를 월등히 능가하는 수익을 보여줍니다 2016년에만 123%의 수익입니다 대단하네요
현재 모든 비트코인의 시장가치 또한 역사적 기록수준에 도달했는데 15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트위터의 시총이 120억 달러 규모인데 비트코인의 총가치에 못미치네요

비트코인의 성장 동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지정학적 불확실성(geopolitical uncertainty) 증가와 고개드는 인플레이션 공포입니다
비트코인 자체가 컴퓨터의 탈중심화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maintained by a decentralized network of computers) 디지털 통화 개념입니다 중앙은행의 감독을 받는 통화도 아니고 알고리즘 상으로 그 수효가 정확하게 제한돼 있죠

2016년 초까지 관심 밖에 있다가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 그 이후의 달러강세와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 그리고 인도의 갑작스런 구권폐지, 중국의 엄격한 자본통제 등이 원인이 돼서 비트코인의 수요는 급증하게 됩니다
또 알고리즘 상 점진적으로 느리게 만들어지게 되는 공급제약도 비트코인의 몸값을 높였습니다

비트코인의 역대 최고치는 2013년이었는데 $1,100를 넘었습니다 그러다 $200까지 폭락하게 되죠
현재 2건의 비트코인 지수추종 ETF가 SEC(미국증권거래위원회)의 심사를 받고 있습니다
올해 내로 비트코인 파생상품도 미국에서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공거래장부(an open ledger system) 라고 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은 오늘날 많은 분야에서 응용되는 것인데 비트코인은 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해서 중앙통제와 해킹, 부정거래에서 자유로운 것이 특징입니다

중앙통제가 없다보니 갑작스런 고액권의 폐지에 재산상실감을 맛본 인도인들이 많이 찾게 되었고, 달러유출을 엄격히 통제하는 당국의 감시를 피해 해킹의 염려없이 외화 반출의 득을 볼 수 있는 중국에서 필요성이 높아지게 되었죠

물론 비트코인이 순탄한 길만 걸었던 건 아닙니다
아직은 기술적으로 플랫폼이 이론만큼 완벽하진 않은 것 같네요
이론상 해킹이 불가능한 블록체인 개념인데 작년 8월에 홍콩 소재 비트코인 거래소인 Bitfinex가 해킹으로 털려서 6천5백만 달러 가치의 비트코인이 도난당했죠 그 소식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22%나 폭락하게 됩니다
2014년에는 일본 소재 거래소인 Mt.Gox가 파산합니다 역시 지속적인 해킹시도에 무너져서 4억5천만달러 가치의 비트코인(=당시 가치로 850,000개 비트코인 상당)이 증발된 여파입니다

위의 도표는 작년 8월 Bitfinex 사태 때, 전세계에 분포된 비트코인 거래소별 거래규모를 보여줍니다
중국이 압도적입니다 98%이상의 일간 비트코인 거래가 중국에서 이루어지는 셈이죠
위안 약세의 조짐이 보이면 바로 중국인들은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달러로 환전 가능한데도 아직 중국당국이 비트코인을 자본통제의 대상으로 규제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을 통한 중국인들의 역외자금세탁은 이렇습니다
중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구입
→ 이 비트코인을 해외 거래소로 이체
→ 이체된 비트코인을 달러로 교환
정말 간단하죠

여기서, 이런 비트코인을 통한 중국인들의 자금세탁 규모가 아직 절대적으로 미미하다는 사실은 눈여겨 볼만합니다 골드만 삭스 추산으로 매달 중국 본토를 떠나는 달러가 780억 달러 규모입니다 당장 비트코인의 전세계 시장가치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150억 달러죠 비트코인 시장규모를 5번도 박살내고 남을 달러가 매달 중국을 이탈하는 것입니다

중국인들의 자금 역외세탁 의지와 필사적인 실천력을 고려하면, 강달러가 지속될 2017년도 비트코인의 가치는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중국인들의 풍부한 수요 덕분에 비트코인은 2013년 고점 이래로 변동성위험(volatility)이 90% 가까이 준 것으로 계산되고 있고, 금과 유사한 변동성을 보일만큼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 사실이 또 비트코인으로 더 많은 투자자를 유인하는 동력이 되고 있죠

그러나 비트코인에 있어 중국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2013년에 최초로 중국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자 PBOC가 개입해서 중국내 은행들이 비트코인 관련 거래를 못하게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당연히 비트코인 세계 시세가 급락했고 중국내 투자가 급감합니다
그후 중국 당국은 단속을 다소 풀었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 11월에 중국이 다시 비트코인 시장 개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자 소문만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5.6% 폭락했습니다

당분간 비트코인은 중국당국의 규제와 위안달러 환율 움직임에 강력하게 종속돼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달러 초강세로 가상화폐 비트코인까지 비상하는 현실을 보면 오늘날의 금융시장은 너무 복잡하고 변수가 많아서 장기 계획을 느긋하게 잡고 기다리고 있는다는 것은 멍청한 짓이나 마찬가지처럼 보입니다
이미 자산가가 된 입장이 아니라 자산가를 꿈꾸고 있는 사람에게, 급변하는 복잡한 현재의 시장은 조금도 마음을 놓지 못하게 세상을 향해 주목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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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y good post, thank you for sharing, I really appreciated the charts, namaste :)

Thank you for your compliments

너무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

잘 읽었습니다.. 솔직하게 감탄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렇게 분석하시는게 대단하다고만 느껴집니다.. 매 번 이렇게 올려주셔서 정말 많은 공부가 되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 또한 많은것을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날카로운 분석에 감탄하며
그 식견의 나눔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감사한 말씀 잘 받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