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영화리뷰 - 보헤미안 랩소디

in #kr5 years ago

보헤미안 랩소디

삶이 영화같다는 말은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영화보다도 더 영화같은 삶을 산 그.
그의 전기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왔다.

나는 사실 항상 성공한 뮤지션의 삶을 동경했다.
내 공연을 보러 온 수천명, 수만명의 관객들의 환호를 두 눈을 목격하는 삶.
그런 삶은 사는 것은 정말 엄청난 특권을 누리는 것과 같지 않을까?
그런 경험은 정말 돈 주고도 사지 못하는 경험일테니 말이다.

오늘 본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에서 나는 간접적으로나마 그 삶을 경험한 것 같다.
프레디 머큐리의 입장이 되어 느끼는 수많은 관중들의 환호에 온 몸에 전율이 돌았다.

사실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놓고 보면 성공한 뮤지션이라는 사실 말고는 철저한 외톨이가 아니었을까 싶다.
파키스탄 출신의 이민자, 양성애자, 그리고 에이즈...

지금도 난민이나 게이들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지 않은데, 과거에는 얼마나 더 심했겠는가.

영화 중반에 기자들이 퀸의 음악이 아닌 프레디의 성적 취향과 사생활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나의 숨이 다 막히는 것 같았다.

최근에 나온 아이유의 삐삐라는 곡이 생각이 났다.
내가 아이유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녀의 당돌함때문이기도 하다.
대중에게 휘둘리지 않는 그녀의 아티스트적 마인드가 나는 좋다.

어떤 대중들은 스타가 공인이라는 이유로 모든것을 다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연기자면 연기, 음악하는 사람이면 음악, 감독이면 작품, 정치인이면 법안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생활은 다른 문제라는 말이다.

사생활로 그 사람의 작품이 평가절하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레디 머큐리 또한 마찬가지다.
그가 게이이고 말고를 떠나 뛰어난 가수임은 틀림없다.
그렇다면 그의 사생활이 뭐가 그리 중요하랴.
그의 인생인데 말이다.

다들 본인 인생 잘 살기 바쁘지 않은가?
다른 사람 인생에 참견 할 시간이 있다면 본인 인생을 뒤돌아보는 성찰감이라는걸 가져야 하지 않나 싶다.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내 마음을 후벼판 대사가 하나가 있다.
영화에서 폴(퀸의 나쁜 매니저)이 프레디에게 키스를 하고 "나는 널 알아" 라고 하자, 프레디는 폴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니 너는 날 몰라. 너는 그저 보고싶은 대로 날 보는 것 뿐이야."

이상하게 나는 이 대사가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안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어쩜 그들은 그들이 보고싶은대로 나를 판단하고 생각하는 것 뿐일지도 모른다.
나조차도 나를 잘 모르는데, 감히 누가 나를 알 수 있을까.
타인은 그저 나를 보고싶은 대로 보는 것 뿐이지 않을까.

나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오만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감히 내가 누구를 알 수 있을까. 내가 그 사람이 아닌데 말이다.
혹, 내가 그 사람과 정말 많이 친해져서 그 당시의 그 사람의 일부 파편은 알게 될지도 모르겠지.
하지만 누군가를 안다고 확신한다는 것은 참 오만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프레디의 그 대사가 좋았다.
어쩌면 내가 듣고싶었던 말을 그가 대신 해준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사실 이 영화를 두번 봤다.
한번은 스크린 X에서, 한번은 그냥 일반 상영관에서.
스크린 X에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었지만, 좋은 영화는 어디서 보든 그 값어치를 하는 것 같다.

한동안 그의 음악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고, 유투브에서 찾을 수 있는 그의 모든 다큐멘터리는 다 찾아서 보았다.
그의 인생과 그의 음악을 내가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이런 영화가 나온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음악과 일생에 대해 좀 더 깊게 알게된 계기가 된 것 같다.

영화를 보며 85년 그 당시에 퀸의 음악을 라이브로 들은 그 사람들이 미친듯이 부러웠다.
지금 있는 UMF 며 뭐며... 뮤직 페스티벌들이 많지만 이때의 무대에 비할데가 못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지금 유행하는 일렉 음악들은 어찌보면 컴퓨터가 만들어낸 음악이지 않은가.
어쩌면 그 당시의 사람들이 핸드폰이 아닌 두손을 들어 음악을 충분히 즐기던 그 문화가 참 부러운게 아닌가 싶다.

에이즈라는 병은 이제는 걸려도 약이 많이 개발되어서 일반인과 동일하게 살 수 있다고 하는데 고작 1983년에 발견된 병이라는게 새삼 놀라웠다.
30년 만에 과학기술이 정말 많이도 발전했다.
프레디 머큐리가 지금 시대의 사람이었다면, 죽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그런데 지금 시대에 태어났다면, 과연 그는 퀸이 될 수 있었을까.
그 당시에 태어났기에 전설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Anyway the wind blo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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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꾸준한 활동을 북이오(@bukio)가 응원합니다.

This song is love...

So much agreed....!!! Your reply is also a love :) Have a good day!!!

Thank you for planting a tree on my blog ;) Have a nice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