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유학 준비 관련 정보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huchu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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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번 가을에 박사과정을 위해 미국으로 떠납니다. 작년 한 해동안 유학준비를 했고 다행히 원하는 학교에서 어드미션을 받았습니다. 준비과정에서 여러 선배님들의 도움과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정보들을 조합하여 어찌저찌 준비를 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어드미션을 받은 입장에서 몇 후배들로부터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요. 처음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제가 경험했던 것을 정리해서 공유해볼까 합니다. 참고로 저는 국내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사회과학 전공입니다.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뭐가 가장 중요하냐' 인 것 같은데... 제가 준비하면서 느낀 것은 '모든게 중요하고, 모든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미국 입시는 한국처럼 한날 한시에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정량화되어 발표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뽑는 건지 아리송할때도 많습니다. 선배님들 얘기를 들어봐도 운도 상당히 작용하는 것 같고요. 답답하긴 한데... 물론 이런면때문에 영어점수가 좀 낮아도 '이정도면 괜찮을지도 몰라 SOP 잘쓰지 뭐 ㅋㅋ' 이런식의 정신승리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ㅋㅋ

어드미션까지 필요했던 항목과 비용 중심으로 서술해보겠습니다.

1. 영어


우선 GRE와 TOEFL 점수를 만들어야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개 영어점수를 만드는 것이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돈도 많이 드는 것 같습니다.

GRE를 먼저해야하냐, TOEFL을 먼저 해야하냐에 대한 선택은 유학준비생들에게 첫번째 FAQ일텐데요. 제 생각은 영어에 자신이 없으면 TOEFL 먼저하는 것이 낫다는 것입니다. 다만 GRE를 먼저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이유는 GRE 라이팅을 하면 TOEFL 라이팅은 큰 준비 없이 고득점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GRE: 학원 한달 70만원 + Magoosh 10만원 + 시험1회 24만원 + 시험등록 및 취소비 12만원 = 총 116만원
- TOEFL: 학원 한달 10만원 + 교재 10만원 + 시험2회 42만원 = 62만원

2. CV


CV란 Curriculum Vitae의 준말로 이력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본인이 해왔던 학업 관련 성취를 A4 2~3장에 간단히 기입하는 것입니다. 어떤 학교에서는 CV 2장 이하로만 받아주기 때문에 여러 버전을 만들어 놓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학술지 게재 논문에 대해 아래 내용을 추가해둔 풀버전(4장)과 제목만으로 이루어진 축약버전(2장) 두 개를 만들었습니다. CV 형식은 'CV academic' 등으로 구글링하시면 예시를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지원하고자하는 학교의 패컬티의 CV 형식을 따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듯합니다.

CV에 넣을 내용이 없어서 학부 시절 받은 상이나 자잘한 기록을 써도 되냐고 묻는 분들이 간혹 계시는데, 제 생각엔 밑져야 본전이므로 최대한 많이 어필할 수 있는 내용을 넣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3. SOP


저같은 경우에는 SOP를 쓰는 것이 가장 막막했었습니다. 첫단락에 시선을 사로잡는 킬링파트를 넣으라는 조언이 많던데 문학적 감각이 전혀 없는 저로서는 첫문장을 떼는 것이 너무 힘들었거든요. 어쩔수없이 해왔던 연구나 성과 중심으로 구성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대략 1000 단어 정도로 작성했습니다.

  1. 연구 경험 -> 이 경험때문에 박사과정에 진학하고 싶다는 내용
  2. 교육 이력 -> 이러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어떠한 강점이 있다는 내용
  3. 연구+직장 경험 -> 다양한 방법론을 사용해서 어떠한 성과를 냈었다는 내용
  4. 연구 주제 -> 박사 과정에서 이런 것을 공부하고자 한다는 내용
  5. 학교 어필 -> 왜 이 학교가 좋은지, 어떤 패컬티와 일하고 싶은지에 대한 내용

4번 항목에서 어느만큼 자세하게 써야하는지가 고민되는 부분이기도 했는데요. 물론 자세하면 좋겠지만 그러기도 힘들뿐더러 오히려 연구 스코프가 지나치게 좁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선에서 쓰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한 선배께서는 '어차피 너도 교수들도 너가 지금 아무 생각이 없다는걸 잘 알고 있다'고 일갈하셨죠 ㅎㅎㅎ...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학교에 맞추어 SOP를 작성한 후, 여러 선배들께 코멘트를 부탁했습니다. 같은 분야 박사님, 현재 미국 박사과정 중인 선배들 등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수정했고, 이후 첨삭 서비스 업체를 통해 영어 교정을 거쳤습니다. 저의 경우 scribendi 라는 서비스를 사용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급하게 받을수록 비싸지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한다면 돈을 조금 아낄 수 있습니다.

- SOP: 영어 첨삭 2회 6만원

4. Writing Sample


사회과학 분야에서 몇몇 학교들은 Writing Sample을 요구합니다. 저의 경우는 지원한 총 9개 학교 중 2개가 공식적으로 요구했고, 1곳에서는 컨택한 교수님께서 보내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논문의 한 챕터나, 학술지에 게재했던 논문을 내라고 하는데 토종 한국인으로서 그런 게 있을리가 없었죠 ㅎㅎ 어쩔수없이 석사논문의 분석 파트를 학술지 버전으로 재구성하기로 했습니다. 혼자서는 할리가 없었기 때문에(게을러서..) 학내 언어교육원의 Quantitative Research Paper Writing 강의를 활용했습니다. 총 4주차 강의로 논문의 각 파트에서 어떠한 언어를 사용해야하는지 배울 수 있었고, 매주차 숙제를 제출해 첨삭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완성 후에는 저희 분야 전문 첨삭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대략 16페이지였고 전문 첨삭이어서 그런지 꽤 비싸더군요 ㅠㅠ

- Writing Sample: 언어교육원 강의 20만원 + 첨삭 30만원 = 50만원

5. 추천서


각 학교마다 최소 3개의 추천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저는 9군데 지원했으니 총 27개의 추천서가 필요했던 것이죠. 대개 교수님들께 부탁을 드리게 되는데, 같은 과 내에 유학준비생이 많으면 교수님들께서도 부담될 수 있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빨리 가면 까먹으실 수도 있으니 시간을 잘 선택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첫 지원 마감이 11월 30일이었는데, 10월 중하순쯤 찾아뵙고 부탁드렸습니다.
학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지원 마감 이후 각 추천인에게 메일로 알림이 가고, 2-3주 안에만 추천서가 등록되면 됩니다. 교수님들께 채근할 수는 없기 때문에 지원 마감을 한 직후 remind 메일로 다시 한번 잘 부탁드린다고 메일을 보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영란법이 생겨서 예전만큼 비싼 감사선물을 드릴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저는 졸업생이라 법에 해당되지도 않고 시간 내주신 것에 대해 마음을 표시하는게 도리인거 같아 작은 선물을 드렸습니다.

- 추천서: 감사선물 6명 18만원

6. 이외+이후 자잘한 지출


이외에도 지원비도 들었고... 졸업증서 및 성적표를 발급하고, 요청하는 학교에는 우편으로 배송을 해야 하는 등 자잘하게 돈 들어가는 곳이 꽤 많습니다. 비합격자에 대해 성적표 원문을 받아 보관하는게 불법(?)이라 최근에는 배송을 요구하는 학교의 수가 많이 줄었다고 하는데도 저는 세군데 정도 발송을 했습니다.

- 어드미션비: 9군데 100만원
- 성적표 발송비: 발송 3군데 30만원

어드미션을 받은 후 출국 준비를 위해 비자발급비와, 학교에서 요구하는 경우 의료기록(백신) 발급이 필요합니다.

- 비자용 사진촬영비: 2.5만원
- 비자발급비: 40만원
- 의료기록발급비: 10만원

비행기표 예약과 집 계약금까지 고려한다면?

- 비행기표: 70만원
- 집 계약금: 30만원

준비에서부터 출국까지 총 534만원이 들었네요... ㅎㅎㅎㅎ...(왜 눈에서 물이... 제가 작년부터 지금까지 알바를 그렇게 많이 했는데도 돈이 다 어디갔나 했더니만... 다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흑흑 그럼.. 유학준비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만 마치겠습니다 ^^
이외 질문이 있으시면 언제든 댓글 달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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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려요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ㅠㅠ

미국 가서 공부 좀 열심히 하세요!

ㅎㅎ 네 ^^

오 축하드립니다 해외박사로 가시는군요 부럽습니다ㅎㅎ가서 적응 잘 하시고 좋은 연구 많이 하시길 바랍니다 :)

ㅎㅎ 감사합니다.. 이제 공부만 열심히 해야할텐데요... 코인판 궁금해서 큰일이네요

저도 언젠가 박사유학을 떠나고 싶은데 용기가 잘 나지 않네요 ㅠㅠ 대단하십니다 유학가셔서도 후기 올려주세요 ㅠㅠ

앗 네 감사해요! 석사논문 마무리하고 계시는군요!! 화이팅입니다 ㅠㅠ

✈ 준비하신다고 고생하셨을텐데 축하드립니다. ㅎㅎ 떠나셔도 몇달간 정신없으시겠네요. ㅠㅠ 응원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정신이 없네요 ㅠㅠ ㅎㅎ

전 박사유학을 갈 생각은 없지만(능력부족과 돈부족 ㅠ...) 정말 유용한 정보인 것 같네요! 자세한 금액까지... 많은 도움이 될만한 글인 것 같습니다 :)

빔바님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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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유학 축하드립니다. 좋은 자료 잘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