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고 컬트 과학(Cargo Cult Science), 그리고 투자자가 경계해야 하는 것.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jaiken입니다. 

 연일 하락장에 지쳐가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하기도 하고, 또 제게는 주제넘는 이야기지만, 투자자로서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하는 문제에 대하여 글을 적어보려 합니다. 

카고 컬트라는 용어를 통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암호화폐나 블록체인에 관련된 용어는 아닙니다. 

카고 컬트;화물 숭배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남태평양의 피지에서 뉴기니에 걸친 지역에는 미군이 많은 비행장과 기지를 건설하였습니다. 당시에 이 지역에 살던 원주민들은, 서구의 문명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비행기와 배를 통해서 미군들은 많은 물자를 운송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원주민들이 이 물자, 온갖 신기하고 좋은 물건들을 얻게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자, 미군은 대부분의 남태평양의 기지에서 철수하였습니다. 당연하게도 원주민들이 누릴 수 있었던 미군의 물자 또한 끊겼는데, 이에 원주민들은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화물은 우리의 조상이 커다란 새(비행기)를 통해서 보내주는 것인데, 백인들이 제사를 지내서 우리의 것을 가로채고 있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제사를 지내면 화물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원주민들은 그들이 보아왔던, 백인들이 지내던 제사를 똑같이 지내기 시작합니다. 공항과 비슷한 건물을 세우고, 활주로를 만들고, 관제탑에서 코코넛으로 만든 헤드셋을 쓰고, 비행기가 착륙할 때 보내던 수신호를 따라하면서요. 하지만 아무리 제사를 지내도 화물이 오지 않자, 그들은 점점 더 비슷하게, 더 똑같이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하지만 화물은 영영 오지 않고, 이러한 풍습은 하나의 미신처럼 굳어지게 됩니다. 

 위와 같은 미신을 화물 숭배(Cargo Cult)라고 합니다.
영미권에서는 ‘인과 관계를 혼동하여 부차적인 것을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칼텍의 졸업 연설에서 카고 컬트를 언급하며, 유사 과학에 대한 경계심을 가질 것을 강조했습니다. 겉보기에 과학 탐구의 모든 지침과 형태를 따르고 있지만, 필수적인 것을 빠뜨리고 있다면 그것은 비행기가 착륙할 수 없는 화물 숭배일 뿐이라고 말입니다. 과학이 진정한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정직한 과학적 사고의 원칙, “일종의 반대 태도(a kind of leaning backward)”를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실험에 대해서, 본인의 가설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는 결과 뿐만이 아니라 틀렸음을 나타내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도 똑같이 노력해야 된다는 뜻입니다. 이제 막 졸업을 하고 사회로 나아가려는 공학도들에게, 파인만이 강조하고자 했던 과학적 성실성은 아마도 과학이 지금까지 과학으로서 발전해 올 수 있었던 이유겠지요.  

 그리고 저는, 투자에 있어서도 이 원칙은 꼭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난 관심과 함께, 여러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많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수많은 정보와 뉴스, 의견과 주장들이 매일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그 중에서는 언뜻 들으면 너무나 매력적인, 그러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도 적지 않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투자에 정답 또는 100%의 확률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합리적인 추론이 필요하기도 합니다.특정 종목에 애정이 크다고 해서, 또는 암호화폐가 제시하는 4차 산업혁명의 미래가 너무나 밝다고 해서, 우리는 종종 듣고 싶지 않은 것은 흘려버리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특히나 요즘처럼 장세가 불안할 때는, 누군가가 어느 시점에 무조건 오른다! 라거나, 무조건 몇 배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확신을 준다면 큰 의지가 되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강력한 확신이 생길수록, 놓치면 후회할 것 같은 시점일수록 반대의 경우를 꼭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

 저 또한 블록체인이 앞으로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사실을 파악하지 못할 때도 있었고, 그것이 큰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것, 그리고 부정적인 사실에서 오는 리스크를 파악하는 것 또한 호재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이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암호화폐가 가야할 길은 아직도 많이 남았습니다.
모든 투자자 분들께서 사실에 기반한 정보를 가지고, 합리적인 의심을 통해서,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키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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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지속되는 하락장에 지쳐가는 요즘 오히려 차분히 돌아보게 해주는 힘이되는 글이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jaiken
요새 하락장이였군요... 랭킹사이트에 들어가서 확인할 때 스팀달러가 많이 내려가서 왜그런가 했는데 궁금증이 해소 되었습니다!!

네 전체적으로 시총이 빠지면서 시장이 전체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네요. 비트코인 스케일링 이슈를 함께 보시면 전반적인 흐름에 도움이 되실 것 같아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카고 컬트. 새로운 거 알게 되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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