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커의 성지, 굴업도

in #kr6 years ago

오늘은 백패커를 위한 섬이라고 하는, 굴업도에 대해 소개 드려보려고 합니다. 굴업도는 인천 옹진국 덕적면에 속해 있는 화산섬으로, 아담하지만 여느 섬과는 달리 독창적인 지형과, 풍광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인천관광공사 소개

2013년에 혼자서 백패킹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여행기를 공유해볼까 합니다.

굴업도를 가기 위해서는 인천항에서 부터 배를 2번이나 갈아타야하고, 그마저도 변덕스런 날씨에는 출항이 안되다 보니, 가기위해서는 정성까지도 필요한 비밀스런 섬입니다. 휴가를 내고 도전했던 첫번째 여행은 높은 파도 때문에 모든 배가 출항이 금지되어 실패로 돌아간 적이 있습니다. 이번은 두번째 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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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만해도, 굴업도는 많이 유명한 섬이 아니였기에, 여객선에 탄 대부분의 손님은 첫번째 도착지인 덕적도를 향한 여행객이 대부분 이였습니다. 덕적도도 서해의 여유로움을 느끼기 좋은 섬으로 유명합니다. 백패킹보다는 가족단위의 민박 여행에 좋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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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적도에서 다시 한번 배를 바꾸어 탑니다. 제가 탔던 두번째 배인 울도선는 굴업도에 가기까지 4개의 작은 섬을 거쳐 운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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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굴업도에는 당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터라, 생각보다 많은 여행객들이 찾아 왔습니다. 이중 절반은 백패킹을 위해서, 절반은 마을의 민박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이 곳에 온것으로 보입니다. 타고왔던 배는 여행객을 수송하는 것 외에 이 섬에 필요한 물건들을 나르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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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업도는 10가구 미만이 거주하고 있는 부메랑같이 생긴 작은 섬으로 교통편이 전무하고, 모든 지역은 도보로 이동해야합니다. 선착장에서 조금 걸어가면 아주 아담한 마을이 어스러이 보입니다. 다행히도, 이 마을에는 민박업을 주업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식사와 숙박을 이곳에서 해결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백패킹을 위해서 여기에 왔기때문에, 식사만 간단히 해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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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섬에서 처음 본 다른 백패커와 같은 상을 쓰게 되었는데, 이게 인연이 되어 백패킹 내내 함께 다니게 되었습니다. 식사는 이 섬에서 채취된 싱싱한 해산물과 채소들로 정성스럽게 차려지며, 맛 또한 완벽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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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후에는 무거운 가방을 잠시 맡기고, 가볍게 섬을 산책했습니다. 고즈넉한 해안가인 큰말 해변과, 아담한 산인 덕물산, 최고의 전망대인 연평이 있어 이곳을 둘러보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덕물산의 풍경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큰말 해변은 바다를 감싸고 있는 마을 앞 작은 해변으로, 해수욕을 하기에도 충분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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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산은 좀더 풍경이 잘보이는 산으로, 이 섬의 전망대라고도 불리우는 산입니다. 오르기에 다소 가파르고 험하긴 하지만, 이섬을 두루두루 둘러보고 싶다면 한번 올라가볼만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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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맡겨놨던 가방을 메고, 이 섬의 하이라이트이자 오늘의 정박지인 개머리들판으로 향합니다. 개머리들판은 섬 끝쪽에 있는 돔형태의 들판인데, 들판에 가운데 서게되면 거의 360도가 바다 풍경이 되기때문에, 이곳에서 하루밤을 보내는 것은 마치 바다위에 표류하며 자는 듯한, 잊지못할 기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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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머리들판을 가기위해서는 조금 걸어야하는데, 무거운 배낭과 경사진 언덕도 비현실적인 풍경을 보다보면 어느새 잊게됩니다. 특히, 이 곳에는 과거 사슴 농장을 했던 적이 있었는지, 사슴 무리가 보였었는데, 지금은 주인없이 자생하는 동물로 변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슴 무리와 산양들이 이방인을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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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 한가운데 자리를 잡았습니다. 바람을 피해 텐트를 치기에는 별로 좋은 장소가 아닐지 몰라도, 이색적인 경험을 위해 하루정도는 고생해보기로 했습니다. 바람이 다소 거칠었기때문에, 단단히 텐트를 고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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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기위해 텐트 두개와 빨간색 타프를 이용해 간이 식당도 만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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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른 캠퍼들도 서둘러 자리를 잡고, 이곳의 백미인 일몰을 볼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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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는 이미 일몰을 보기엔 최고의 바다이기 때문에, 두말할 것도 아니지만, 바다로 둘러쌓인 돔형 섬에서 어두움을 기다리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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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어오면, 여기저기서 불을 밝히는 텐트로, 마치 화성을 여행하는 우주인이 된듯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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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거친바람속에서 단단한 텐트와 따뜻한 침낭으로 편안한 밤을 보내고, 시원한 아침 바다 공기를 마실 수 있습니다. 텐트 문을 열면, 눈에 거칠 것 하나 없는 탁트인 아침 하늘과, 봐도 적응안되는 비현실적인 환경을 또 다시 마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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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아무도 온적 없었던 것 처럼, 모든 것을 정리하고 다음 여정을 떠날 준비를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눈에 더 남기기위해 꼼꼼히 살펴보고 느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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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보낸 다른 백패커들 역시, 피곤함보다는 아쉬움이 더 깊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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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굴업도가 많이 유명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백패커라면 꼭 한번 가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굴업도의 아름답고 소박한 풍경과, 천혜의 자연 환경이 잘 보전되어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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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정말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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