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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qrwerq] 새로운 발레 슈즈를 구입했다

in #kr6 years ago

어릴 때 발레를 해서 중학생 때쯤에는 전공생 반에서 수강했었는데...완전히 전공할게 아니라면 그만두자고 결론 내렸었죠. 지금 같으면 그냥
취미로 돌렸을텐데...사진 보니 예전 생각이 많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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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를 어릴 때 배우신 분들은 결국 발레를 무척 좋아하게 되거나, 아니면 깔끔하게 그만두거나, 조금은 극단의 선택지를 택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관찰한 바로는, 아무래도 아주 어릴 때, 스스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주체적으로 선택할 기회가 적어서 그런것 같기도 했습니다.

여기 어른이 되어서 취미로 시작한 사람도 있으니, 아직 늦은 건 아니시지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해봅니다.

전 반대로 너무 많은 자유가 주어진거 같아요. 발레 선생은 모던으로 가는걸 권했고, 거기까지 했으면 아까울법도 했는데...압도적인 재능이 없다는 생각 때문에 하기 싫어지면서 여러 방법으로 합리화를 하게 되더라구요. 너무 좋아는 했지만 공부보다 더 잘하는 것도 아니었고, 클래식 음악 자체를 너무 좋아했는데 자꾸 발레하는 입장에서만 감상하게 되는 것도 싫었고...그래도 결국은 아주 잘할 것이 아니면서 계속 하는게 자존심이 상했던 것 같네요.

세월이 지난 지금은 취미로 접근해도 될 정도로 적당한 마음이 되었죠. ㅎㅎ

좋아하는 업으로서 하는 활동에, 스스로 재능 (혹은 적성)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된다면, 그것만큼 삶의 방향에 있어서 비극적인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짐작해봅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는,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합치가 잘 안되면 참 괴롭더군요.

요즘에서는 결국 잘하는 일을 좋아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스스로 생각을 하곤 합니다. 결국 잘 하는 일이, 현대 사회에서 스스로의 자존을 지키는 일이라고 해야하나, 무언가 (스스로에게든 사회에게든) 유용하다/구별짓는다/특성이다라고 스스로의 삶을 정의하는 일이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jamieinthedark 님의 선택에 대해서는 제가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 단언을 하기에는 좀 조심스럽습니다. 다만 좋아했던 일은 결국 다시 (적당히) 좋아하게 되어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하다보면 가끔 향수에 젖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