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 연재소설] 스티미언 일대기 6화, 카르다노의 밤 1-1

in #kr6 years ago (edited)

스티미언 일대기.jpg

공작가의 건물 뒷편에 자리한 연무장은 공작가에 소속된 모든 기사들이 한꺼번에 수련을 해도 충분할 만큼 넓은 곳으로 케이알 왕성의 연무장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을만큼 넓은 공간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 연무장이 오늘따라 유난히 비좁아 보이는 것은 불편한 심기를 온몸에 두른채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고 있는 네드 공작때문이리라.

"아들아.. 지금까지 배운걸 제대로 펼쳐야 할꺼야. 그렇지 않으면..."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이전까지와는 비교조차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살기가 뿜어지기 시작했다.
숨막히는 살기에 대응하기 위해 스팀은 몸속의 마나를 최대한 끌어올려야만 했고 오늘의 대련이 이전까지와는 다른 형태로 진행될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마음을 다잡았다.

"네, 아버지 결코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오너라.."

스팀은 네드 공작의 말이 채 끝나기도전에 빠르게 다가서며 다리를 노리고 검을 휘둘렀다. 다른 사람이 보았다면 부자지간이 아니라 철천지 원수와 검을 겨루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빠르고 흉폭한 검이었다.

"흥."

그러나 공작은 스팀의 이런 공격을 예상이라도 한듯 오른발을 뒤로 살짝 물리는 것만으로 검세를 피해낸다.
이에 질세라 스팀 역시 검을 멈추지 않고 그대로 회전하여 다시한번 공작의 다리를 노리며 검을 휘둘렀다. 회전력까지 더해진 검세인만큼 이전보다 빠르고 더 강한 일격이었지만, 그 공격 역시도 검집채로 간단히 막아내는 공작이다.
스팀은 자신의 기습 공격이 실패했다는 것을 깨달음과 동시에 왼쪽으로 빠져나가며 공작과의 거리를 벌리고자 했다.

"퍽!"

그순간 머리를 울리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스팀의 몸이 3미터가량 날아가 땅바닥에 쳐박혀 버렸다.
네드 공작이 스팀의 움직임을 읽어내고 스팀이 회피하는 것보다 한 발 빠르게 그 공간으로 검을 검집채로 휘두른 탓에 스팀 스스로가 공작의 검으로 뛰어든 형태가 되어 버린 것이다.

"으윽"
"아들아! 그렇게 굼떠서는 오늘 견디지 못할거다. "
"칫! 이번에는 결코 실망하시지 않을 겁니다."

네드공작의 말에 흥분한 스팀은 검집에 검을 납검한 듯한 동작으로 몸을 웅크리고 오른쪽 어깨가 공작을 향하도록 하는 자세를 취한채 마나를 끌어올려 검으로 이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가닥에 불가하던 기의 가닥이 여러개로 불어나며 검을 감싸기 시작했다.

"호!"

이를 지켜보던 공작이 작게 감탄사를 터트렸다. 그도 그럴것이 자신의 아들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것은 소드익스퍼트 최상급에 이른 검객만이 구사할수 있는 경지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들이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제 갓 스무살밖에 안된 어린나이에 소드익스퍼트 최상급에 이르렀을줄은 몰랐다.
자신도 어린시절부터 천재로 불리며 지금은 소드마스터라는 지고한 경지에 이르렀지만, 저 나이에 저정도 경지까지는 이르지 못했었다.
아들의 뛰어난 성장에 내심 흐뭇해지는 공작이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자신도 검에 마나를 불어넣으며 다음 일격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스팀은 몸을 펴며 공작에게 돌진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이전처럼 베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 위쪽으로 향하는 직선 형태의 공격으로 표적은 공작의 심장이었다.
공작도 방심하지 않고 검을 뻗어 자신의 아들의 검을 맞이해 나갔다.

'쾅~'

검과 검이 마주친 것이라고는 믿을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굉음, 그리고 뒤늦게 피어난 먼지구름이 한동안 장내를 뒤덮었다.
이윽고 먼지가 가라앉은 연무장에는 바닥에 쓰러진 스팀과 그목에 칼을 대고 있는 공작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건 제법 괜찮았다고 해주지."
"칫. 정말 아들을 죽일 작정이세요.."
"흠. 아비에게 오러를 두른 검을 휘두른 아들이 할말은 아닌 것 같다만."
"..."

잠시 정적 흐른 후 공작은 스팀이 쓰러져있는 옆으로 다가가 털썩 주저 앉으며 말을 꺼냈다.

"스팀아! 네가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자신에게 진지한 모습으로 이야기를 꺼내는 아버지를 본 스팀은 잠시전의 불만은 잊고 진중한 자세로 말을 듣기 시작했다.

"카르다노 성으로 가서 그곳에서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알아봐다오."
"아버지! 무슨일이 생긴겁니까?"
"아무래도 누군가가 우리 왕국과 페이스 제국사이에 전쟁이 일어나길 바라는 자들이 있는 것 같구나."
"카르다노 성으로 가면 그들이 누군지 찾을수 있을까요?"
"아마도 흔적은 찾을수 있을것 같구나. 그곳에 있는 정보길드라면 어느정도 윤곽은 파악하고 있을 것이니 그곳에서부터 시작하거라."
"알겠습니다. 아버지"
"마음같아서는 내가 직접가서 확인해보고 싶지만, 나나 혹은 다른 기사단이 움직이면 그들이 꼬리를 감출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네가 대신 가서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봐 줬으면 한다. 그정도 실력이라면 충분히 제몫을 해낼수 있을거다. "
"맡겨주세요. 꼭 알아내겠습니다."

그말을 끝으로 공작은 자리에서 일어나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이는 것은 아무래도 자신의 아들을 위험한 곳에 보낸다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 탓이리라.
자신의 아들의 실력을 확인하기 전이었다면 결코 시도하지 않았을 방법이지만, 도일과 함께라면 왠만한 상황쯤은 헤쳐나올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이런 시도를 한 것이다. 다만 그래도 자식을 둔 부모의 마음이란 것이 있기에 일말의 불안감을 안겨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연재라 어색하네요.^^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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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는 에이다 !

^^
성주는 찰스 호스킨슨입니다^^
에이다는 왠지 여성스러운 느낌이어서요^^

스팀잇 판타지군요 ㅎㅎㅎ 흥미롭습니다 ㅎㅎㅎ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는군요, 여전히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