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나들이] 프로듀사와 밀월여행

in #kr7 years ago (edited)



프로듀사라는 드라마를 뒤늦게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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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방영한 드라마이니 이미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질 때 쯤 저한테만 늦바람이 분거죠. 제 취향이 스릴러와 로맨틱코미디 양극단을 달리는데, 우울할 때는 로코 쪽을 주로 봅니다.

김수현, 차태현, 공효진 등 연기로는 나무랄 데 없는 배우들과
한국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아이유
캐릭터가 살아있는 대본
흡인력 있는 연출
그리하여 주말동안 12화를 몽땅 다 보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얘기를 하려던 건 아니었고요. 드라마 속에서 아래와 같은 대사가 등장합니다.

신디(극중 톱스타 연예인)가 재벌3세와 프랑스로 밀월여행을 떠났다.

여기서 밀월여행이 비밀여행이라는 뜻으로 쓰였으나 밀월여행은 비밀여행이 아닙니다.

사실 저는 맞춤법에 관대한 사람입니다. 특히 온라인 상에서는 더더욱요.
그리고 띄어쓰기에 대해서는 관대함을 넘어서, 틀린 걸 알면서 가독성을 위해 일부러 틀리게 쓰기도 합니다. 강제개행은 일상이고요 ㅋㅋ
그런데 의미를 잘 못 쓰는 말을 발견했을 때는 잘난 척이 하고 싶어서 좀이 쑤시곤 합니다.

다시 '밀월여행'으로 돌아와서,
밀월여행의 밀은 꿀을, 월은 달을 의미합니다. honeymoon을 직역한 단어지요. 신혼여행을 다르게 부르는 말입니다.
'밀'자 때문에 비밀이 연상되어 잘못된 의미로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묘령의 여인'을 꼽을 수 있습니다.

묘령의 중년여인

묘령과 중년은 같이 쓸 수 없는 단어들입니다. 묘령이 스무 살 정도의 여자 나이를 뜻하기 때문입니다.
이 것 역시 '묘'자가 '묘하다'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잘 못 쓰이는 것 같습니다.

일해라 절해라

틀린 맞춤법을 소재로한 인터넷 게시물에서 본 건데요. 이거 보고 빵 터졌더랬죠 ㅎㅎ
이건 맞춤법이 문제가 아니잖아요 :D

잘난 척은 이쯤에서 끝내고 프로듀사에 가장 기억에 남은 대사 하나 투척하고 가겠습니다.

20년 넘은 남자친구를 좋아하는 상태인데 뉴 페이스가 나타난 거잖아요. 매력적인.
두 가지 솔루션이 있어요.
하나는 둘 다 사귀는 거에요. 양다리. 결혼해서는 못하는 거잖아요.
두번째는 더 미안한 쪽을 버리는 거에요. 미안하면 만날 수 없는 거잖아요.

다음에 또 봐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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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저도 이거 재밌게봤어여 ㅋㅋ

ㅋㅋ 그렇죠? 박지은 작가 드라마가 다들 재밌더라고요, 별그대도 이 작가 작품이죠 :D

저도 재미있게본 드라마인데 밀월여행의 뜻이 따로 있었군요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사실 저도 예전에는 비밀여행으로 잘 못 알고 있었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