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읽기] 편애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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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으로 기울어진 채로
오래 돼 휘어진 옛 책들은
일으켜 세워 똑바로 꽂아 봐도
꼭 주저앉죠 자꾸 치우치려 하죠

소나기가 내리는 날에는, 우리
한쪽 어깨만 젖기로 해요, 서로
확 기대요 꽉 잡아요 꼭 안아요
이제 와서 멀어지면 휘청대다 쓰러질 뿐

우린 서로 편애해서 서로의 편에 서 온 사이잖아요
우리인 게 참 편해서 점점 더 편애하는 사이잖아요

정든 찻잔에 생긴 얼룩은 유독 즐기던 커피 탓인 걸
미웁나요 어떡하나요
우리 헤어지면 서로 우스운 꼴이 되고 말텐데요

그대는 내 편에 서고 난 그대 편에 서는 우리잖아요
우리인 게 참 편해서 점점 더 편애하는 사이잖아요

나의 그대여 나의 그대여 오 나의 그대여
나의 그대여 나의 그대여 오 나의 그대여

가을방학-편애
커피를 마실 때, 자주 이용하는 머그컵이 있다. 안을 보면 내가 좋아하는 물의 양만큼 커피의 얼룩 자국이 남아있다.
물을 맞출 때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나에겐 더욱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주는 파트너이다.
우리에게도 머그컵이아닌 친구. 애인. 소중한 물건들이 있을 것이다. 편해서 더 편애하는 그런.
서로가 서로에게 자국을 남긴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런것들이 갑자기 없어졌을 때 얼마나 슬프고 불편한지 느끼게 해주는 노래 한 곡이다.

여러분은 어떤 것을 편애하며 살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