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이즈마일로보 크렘린
어느덧 4일이 지나고 모스크바 근처에 도착했다. 기차 생활 막판에 알게된 해바라기씨에 온 정신이 팔려 창 밖의 세상이 점점 화려해지고 건물이 높아지는 것을 늦게 알았다. 이제 동거동락하면서 지루한 시간들을 함께 재밌게 보낸 군인들과 좀 있으면 헤어지게 된다. 소대장의 한 마디와 함께 다들 부지런히 짐을 챙긴다. 군인들의 군장과 거의 맘먹는 우리의 여행 가방도 들어올 때처럼 다시 정리해서 챙겨놓았다. 그렇게 언제 도착하나 오매불망 기다렸건만 마지막 정차 한 번을 남겨 놓으니 기분이 이상하다.
새벽에 도착한 모스크바는 이제 막 기지개를 핀 것 같다. 아직 열리지 않은 지하철 개찰구 앞에서 모두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니 서울에 온 것 같다. 세계에서도 손에 꼽히게 아름답고 역사가 깊은 모스크바 지하철을 타는데도 워낙 정신이 없으니 두리번거리며 감탄할 생각조차 못한다. 무사히 호텔에 도착하기 위해서 정신을 집중하고 이번 역이 어디인지 계속 확인하며 달려갔다. 새로운 곳에 오니 그렇게 익숙했던 지하철 타는 일도 침을 꼴깍꼴깍 삼켜야 하는 긴장되고 스릴 넘치는 일이 되었다.
흔한 모스크바의 지하철 역 에스컬레이터
우리가 베이스캠프로 자리한 곳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이즈마일로보 호텔이다. 이름부터 사회주의스러운 '빠르티잔 역'에 내리니 바로 호텔이 보인다. 안심하고 호텔 체크인을 하려고 보니 출입국 증명서가 없다. 러시아에서 호텔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서류인데 기차에서 흘린 것 같다. 일단 임시방편으로 형 것으로 대체했지만 아직 여행이 많이 남았는데 눈 앞이 깜깜하다. 너무 술술 풀리는 것을 조심했어야 했는데.
피로를 풀기 위해 한 숨 자고 버거킹 햄버거까지 먹은 뒤, 바로 옆에 있는 이즈마일로보 크렘린에 가보았다. 입구에 위치한 샤슬릭 가게의 퀄리티는 바이칼에선 보지 못한 놀라운 맛이었고 맥주도 브랜드가 완전히 바뀌어 아주 좋은 맛을 냈다. 여기까진 참 좋았는데... 그 뒤로는... (절래절래) 애지간해서 관광지에 오고 오지 말라는 말은 안하는데 여긴 정말 오면 안될 곳이다.
공산주의의 심장에서 먹는 버거킹
이즈마일로보 크렘린은 별로지만 샤슬릭은 정말 최고
이거 보고 바로 발길을 돌렸어야 했는데...
아르바이트하는 사람들이 직접 놀아주는 신개념 놀이기구
모스크바라니ㅋㅋㅋ 가보고 싶은 나라인데ㅎㅎ
사진으로 대리만족합니다ㅋㅋㅋ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크하 아르바이트분들이 놀아주는
놀이공원이라!!!정말 신개념이네요 ㅎ
동영상 올리는 법을 알았다면 동영상도 보여드렸을텐데 아쉽네요
정말 영혼이 싹 빠져 나간 상태로 일을 하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