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밋수다] 블록체인 저널리즘 현황 (신문과 방송 8월호)

in #kr6 years ago (edited)

글이 깨져 수정했습니다. (update 2018-08-02. 01:15)

시빌 이후 블록체인 저널리즘 현황에 관한 글이 "신문과 방송" 8월호에 실렸습니다.  전문 글에는 몇 개의 주목할만한 블록체인 뉴스미디어를 소개했는데, 여기에서는 그 중에서 ico마켓에서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는 사피엔(Sapien)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전문에서는 시빌의 "콘텐츠"에 대해 다소 날선 비판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블록체인 저널리즘이 성공을 거두기를 누구보다 바라는 시빌의 열렬한 지지자 중 한 사람이라는 점을 밝힙니다. 그래서 시빌을 애정을 갖고 지켜보고 있지만, 현재 시빌은 더 나은 모습을 위해 누군가의 쓴소리가 필요해보입니다. 물론 "유익한 쓴소리"여야겠지만요. 

전문을 다 올릴 수 없어 일부분만 올립니다. 전문은 마지막 링크를 통해 보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시빌이 적시했던 가치가 광고주로부터 자유로운 저널리즘 본연의 기능과 가치 실현에 있다면, 지역 뉴스 사업자들의 연합체 성격의 뉴스룸이 과연 맞는 방향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해 보이는 문제는 이들이 제공하는 뉴스 콘텐츠에 있다. "


시빌 이후 블록체인 미디어 현황

 시빌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새로운 저널리즘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을 때 사람들이 환대한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저널리즘이 처한 상황이 그만큼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시빌의 비전은 곧 저널리즘의 위기와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는 것이다. 오늘날 저널리즘의 위기를 대표하는 여러 현상이 있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 중 대표적인 것이 ‘가짜 뉴스(fake news)’의 범람일 것이다. 가짜 뉴스가 넘쳐나게 된 배경에는 물론 뉴스 유통 경로의 다변화,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보 교류의 확산과 같은 직접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기술의 고도화‧지능화‧자동화로 향해가는 시대에 과연 ‘사실(fact)’은 어디에 있으며, ‘진실(truth)’은 무엇인지 그리고 ‘진리’는 절대적인 것인지 등과 같은 인식론 차원의 질문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금의 시대는 ‘인간이 유일한 지각과 인식의 주체’라는 확고한 믿음마저 흔들리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저널리즘이 풀어야 할 숙제는 이러한 인식론적 도전을 어떻게 기술로써 해결할 것인가 하는 기술적 가치의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 저널리즘 구하기가 그저 몇 가지 독특한 서비스 제공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이유다. 시빌이 서비스를 개시하기 전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동안, 블록체인 뉴스미디어 지형에도 많은 도전과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이미 적지 않은 블록체인 뉴스미디어들이 최근 수개월 사이에 ICO를 통해 토큰 세일을 마쳤다. 이들 블록체인 뉴스미디어는 저널리즘의 위기 상황을 진단하는 데 있어 시빌과 DNN 등 앞선 서비스들과 기본적으로 궤를 같이한다. 그런 만큼 서비스 측면에서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 이는 달리 말하면, 앞으로 등장할 서비스에는 블록체인 저널리즘이 구현할 수 있는 ‘저널리즘’이 무엇이고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부터 소개할 블록체인 뉴스미디어가 그러한 고민의 산물인지 여부는 독자들의 몫이기도 하다. 

 ICO 상위 레벨 프로젝트:  소셜 뉴스 플랫폼  "사피엔 (Sapien)"

사피엔(Sapien)은 중개자 없이 직접 뉴스 생산자와 이용자를 네트워크상에서 연결해줌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의 뉴스 직거래를 구현하고자 하는 이더리움 기반의 소셜 뉴스 플랫폼이다. 점에서는 시빌이나 DNN 등 앞선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용자의 활동이 평판(reputation)으로 누적되고, 이를 기반으로 직거래가 이뤄진다는점, 그리고 활동에 대한 보상이 토큰(SPN)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도 여타 서비스와 유사하다. 

그럼에도 사피엔은 ICO벤치에서 4.4의 높은 점수를 받고 있으며, ICO레이팅의 하이프스코어도 ‘높음’ 평가를 받았다. 서비스의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면, 비즈니스 모델이 얼마나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사피엔의 차별화된 핵심 서비스 가치는 민주주의, 프라이버시 보호, 표현의 자유 그리고 맞춤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사피엔의 주요 서비스를 보면 이러한 가치가 잘 구현되도록 설계돼 있다. 브라우징에 퍼블릭과 프라이빗을 구분해 익명과 실명의 전환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도록 했고, 텍스트와 음성메시지를 통한 풍부한 정보(feature-rich)의 채팅 지원이 이뤄지는 것도 특징이다. 보안성을 강화한 것과 더불어 이용자 경험(UX)에 기반해 개인화된 맞춤형 뉴스 추천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들 특성을 종합하면, 현재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모든 기능이 뉴스 플랫폼에 통합된 형태가 되기 때문에 SNS 이용자들의 니즈를 충족해줄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하나의 뉴스 플랫폼 내에서 모두 구현되는 셈이다. 즉 서비스 자체의 차별성은 없지만 서비스의 설계와 서비스 상품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이다

시빌이 던져준 과제 – 콘텐츠 일병 구하기 

다시 시빌로 돌아가보자. 시빌의 근본 목표는 뉴스를 읽고 쓰는 과정에 검열 저항성을 실현하는 것이다. 광고주와 데스크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글쓰기, 진실에 근접하는 사실 기반의 보도를 실현하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뉴스를 직거래함으로써 생산자(저널리스트)의 수익을 보전해주는 것이 골자다. 광고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언론은 자유주의 미디어의 환상 (illusion of liberal media)을 부르짖었던 노암 촘스키의 프로파간다 모델과 닮아 있고, 광고주와 데스크, 기자와 취재원이 상호결속(interlocking) 되어 있는 미디어 산업의 본질적인 문제를 지적한 로버트 맥체스니의 문제의식과도 꽤 유사하다(이들이 실제로 시빌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사실 궁금하다). 정치경제학자들은 광고주의 편집권 간섭, 글로벌 미디어 빅6가 독점하고 있는 미디어 아울렛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안적 미디어 시스템 구축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시빌의 프로젝트와 맞닿아 있다. 문제는 장점만 닮으면 좋겠는데, 단점과 오류도 닮았다는 것이다. 지금껏 미디어 정치경제학자들의 주장은 한 번도 ‘틀렸다’는 말을 듣지는 않았다. 이들의 주장은 항상 ‘맞는 말이기는 한데…’의 반응에 가까웠다. 틀리지는 않은데 뭔가 정교한 설명을 해내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틀렸다기보다는 ‘다른 정답은 없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되고, 그에 대해 정치경제학자들은 언제나 ‘그놈의 시스템’ 타령을 되풀이했다. 모든 것을 시스템 탓으로 돌리면 해설에는 편리하지만 개별 콘텐츠의 의미와 차이를 판별하기는 어려워진다. 문화연구자들이 콘텐츠의 내용과 수용자의 의미 해석에 초점을 맞추게 된 배경도 사실 이러한 데서 나온 것이다. 시빌의 지금 모습은 과거 정치경제학자들의 모습과 여러모로 닮았다. 시빌이 광고주 없는 자유로운 글쓰기, 즉 검열 저항성을 실현하기 위해 현 저널리즘 생태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역설할 때 대다수는 공감하고 지지를 보냈다. 그렇지만 막상 자유로운 글쓰기의 결과물이 전보다 못하다면 이를 어떻게 진단할 것인가? 현실적으로 시빌의 문제는 시스템보다는 콘텐츠에 있다. 섣부른 평가일 수 있지만, 현재 시빌 뉴스룸 에서 제공되는 뉴스를 보면, 품질이 좋지도 특별 하지도 않다. 많은 이들이 여전히 시빌 프로젝트의 미래에 기대를 갖고 있지만, 현재의 시빌 뉴스를 돈을 주고 사서 읽으라면 기꺼이 구매할 이용자가 얼마나 될까?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지만, 시빌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독자가 왜 시빌 뉴스를 돈을 주고 사서 읽어야 하는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설득해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가장 좋은 설득의 재료는 두말할 나위 없이 품질 좋고 차별성 있는 콘텐츠다.  

(전문 링크: https://www.kpf.or.kr/synap/skin/doc.html?fn=ALLF_201808010501572900.pdf&rs=/synap/result/news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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