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왜 사람들은 내 글을 읽다가 중간에 포기할까?

in #kr6 years ago (edited)




하나의 이유로는, 너무 긴 복문을 연속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일 겁니다.

복문이란?
 한 문장 속에 다른 문장이 종속되어 있거나 포유(包有)되어 있는 문장을 말한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단문으로 문장을 쓰는 것입니다.

단문이란?
둘 이상의 절이 접속되지 않고 자기 안에 내포문을 갖지도 않는, 즉 동사를 하나만 갖는 문장을 말한다.


복문으로 구성된 글에 비해 단문이 가지는 글의 장점은 아주 큰데요, 그 내용을 다뤄보려해요.

그럼 바로 본문으로! 

비교를 위해 본문의 첫 문단은 복문, 나머지는 단문으로 써봤어요.


아차! 인사를 빼먹었네요. 

안녕? 저는 읽고 요약하고 보태는 난다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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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문의 답답함(첫 문단을 복문으로 써봤어요.)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거나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단문으로 글을 써보라고 자주 권하지만, 사실 이는 쉬운 일도 아닐뿐더러 무조건 옳은 방식도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언제나 옳은 방식인건 아니라고 말하는 이유는, 글에는 문장과 문단 단위로 호흡이라는 것이 존재해서 어느 때는 짧고 빠르게 가다가도 여느 때는 길고 느린 호흡을 써야 할 일이 섞여있기 때문이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난이도보다는 노력 대비 효용에 관한 이야기인데, 사실 단문으로 쓴다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두 번 일하는 게 될 수 있다.

글쓰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의 경우 당연히 단문으로 글을 쓰는 것을 어려워하고, 그래서 대개 복문으로 문장을 쓴 뒤 단문으로 쪼개는 작업을 한다. 

어떻게 보면 비효율적이기도 하고 귀찮기도 한 일인지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문으로 글을 쓰는 습관을 쉽게 포기하고 만다.


단문의 강함(이제부터는 거의 모두 단문으로 썼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단문으로 써보라고 권한다. 포기하기엔 너무나도 다재다능한 친구가 바로 단문이기 때문이다. 

먼저 단문은 간결하다.

한 문장에 주술목이 하나씩이니 이해하기 쉽다. 이해하기 쉽다는 것은 가독성이 높다는 얘기다. 가독성 높은 글이 좋은 글이라는 말에 반박할 사람은 없을 거다. 

단문으로 쓴 글은 독자가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준다.


 두 번째로 단문은 리듬을 만든다. 

복문은 숨 가쁘게 읽어야 한다. 작가는 본인이 썼으니 언제 숨을 골라야 할지 안다. 하지만 독자는 모른다. 지금 쉬어야 할지 다음다음 단어에서 쉬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반면 단문은 언제 숨을 쉴지 알려줄 필요가 없다. 문장 끝날 때마다 쉬면 될 뿐더러, 문장이 짧으니 숨이 찰 일도 없다. 작가가 글을 쓰면서 의도한 리듬이 독자의 리듬이 된다.

내가 의도한대로 독자가 읽어준다니. 그런 순간을 우리가 얼마나 갈망해왔는가!


마지막으로 단문으로 쓸 줄 알면 기교도 부릴 수 있다. 

무조건 기교 많은 글이 좋은 글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다만 필요할 때 적재적소에 쓰이는 기교는 글의 맛을 딱 잡아주는 향신료 같은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어떤 기교가 생기는가? 

바로 완급을 조절할 줄 아는 기교가 생긴다. 말을 주절주절 길게 늘어놓는 사람은 간단명료하게 말할 줄 모른다. 그러나 간단명료하게 말할 줄 아는 사람은 필요할 때 길고 구체적이게도 말할 수 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단문으로 쓸 줄 알면 필요할 때 복문도 쓸 수 있다.

개별 문장의 리듬감을 넘어선 글 차원에서의 완급 조절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완급조절을 극한으로 잘한 글은 읽고 나면 과장 좀 보태서 영화 한편 보고 났을 때의 기분이 된다. 

그런 글은 독자를 몰입하게 만든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정신 없이 읽고 있다. 마지막 문장을 읽고 나서야 아, 하는 짧은 탄식이 터진다.


단문은 그 자체로 좋은 연장이자 무기다.

요리에서 재료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지만, 좋은 도구 써서 나쁠 것도 없다. 

되도록이면 잘 드는 칼로 쓰자. 칼이 잘 들수록 요리하는 맛도 난다.


세 줄 요약!


1. 단문은 간결하다. 그래서 이해하기 쉽다.

2. 단문은 리듬을 만든다.

3. 단문으로 쓸 줄 알면 기교를 부릴 수 있게 된다. 글의 맛을 잡아주는 향신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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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가끔 감정에 치우쳐 주절주절 길게 쓰다보면
결국 핵심에서 벗어나고 논조가 흐려지더라구요....
단글이 간결 명료!! 임팩트 퐉퐉!!! 임엔 분명합니다 :)

맞는 말씀이십니다.

단문으로 자르다 보면, 내가 어디서 논조를 잘못 풀었는지 스스로도 깨닫고 반성할 수 있게 되죠.

복문의 답답함을 볼때 아? 어떤게 복문이지? 하고 의문이 들었는데 단문의 강함을 읽어보니 이해가 바로 가더군요~ 간결하게!!

간결하고, 리듬감 있게! 바로 단문의 진정한 매력이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