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 커뮤니티에 진입하는 외국인들을 보며

in #kr6 years ago (edited)

뻔한 생각을 글로 옮깁니다.

마이 피드나 작문 태그가 아닌 created/kr 태그를 들러볼 때가 있다. 보고 싶은 글만 보는 편식을 고치기 위해서다. 문득 kr 태그 최신 글을 둘러보면 이색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가이드독이 소환된 외국인의 글이다.

피상적으로 관찰해보자면 이들은 세 갈래로 분류된다. 한국어로 꽤 그럴 듯하게 썼는데 표절이거나 앞뒤 맥락이 안 맞는 글, 구글 번역기를 쓴 글, 마지막으로 아예 대놓고 자국어로 쓴 글이다.

위의 글들이 올라오면 다크 템플러가 프로브를 서걱서걱 거리듯이 다운봇 또는 경고 문구가 뜬다. 한 번도 가이드독을 소환해본 적이 없지만 이들이 자주 소환되는 계정의 경우 잔망스럽고 귀여운 강아지는

스팀잇 가이드 독.png

늑대보다 무섭게 변한다.
심지어 특정 한국인 유저들을 팔로우하여 쫓아다니는 외국인들도 제보되었다. 아무튼 한국어를 배우지 않고 포스팅을 올리는 이유는 우리 커뮤니티가 다른 곳보다 높은 보상을 보장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kr 커뮤니티는 굉장히 이타적이다.
다른 태그들을 둘러보면 알겠지만,
kr밖은 영화 매드맥스의 암울한 환경 그 자체다.
오죽하면 짱짱맨받아먹으려고 한국인인척 글을 쓰겠는가.
(덕분에 가이드독 포인트 꺼어어어어어어어억)
by songa0906

사진에 나오지도, 굳이 글로 인용하지도 않았지만 짱짱맨 공지사항을 보면 거기도 외국인들이 자주 진입하는 가보다. (애당초 kr과 jjangjjangman이 상당히 중첩되어 있다.) 둔감한 나는 이런 현상을 무덤덤하게 바라만 보고 있었는데 조금씩 스팀잇에 정을 붙이면서 다른 발상이 좀 더 강하게 떠오른다.

'어뷰징때문에 망했으면 진작 망했다'라는 말마따나
이기적인 사람이 엄청나게 많은데도 스팀잇이 망하지않은건,
이타적인 사람이 그만큼 많던가.. 아니면 망해가는중이던가..
곧 망하던가 하지않을까 싶기도하다."

스팀잇 고래들의 이타적 활동은 일차원적으로 뉴비들이 더 많은 보상을 받게 하지만 스팀잇 전체를 지탱하는 활동이기도 하다. 이것들이 신규 진입자로 하여금 글을 쓰는 동기를 제공해준다. 게다가 이 플랫폼이 와장창 무너지면 애당초 수익이고 뭐고 없다. 그냥 아프리카티비에서 비제이를 하던가 네이버/구글/유튜브 광고비를 받아야 한다. 반면 꼭 임차 큐레이터들이 왔다 가지 않아도 뉴비와 짱짱맨 태그를 쓰면 (스팸글이 아니란 가정 하에) 1불 이상 정도의 보상이 찍힌다. 시작이 약세인 지금도 별풍선 몇십 개 값어치는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또 크리에이터/비제이들이 일하는 환경을 생각해보면 꽤 수준 높은 복지를 자랑하는 것이 여기 스팀잇 아닐까 생각해본다. 여태껏 스팀잇을 하면서 어뷰징 논란이 아닌 이상 인신공격이나 육두문자가 오가는 것을 잘 보지 못 했다. 설령 그런 행위를 시도하는 자가 있으면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 여기는 보상뿐만 아니라 팔로워도 귀중한 자산이다. 게다가 글이 삭제가 안 되는 블락체인의 특성은 유저인 우리들이 7일동안 심사숙고하고 끊임없이 글을 수정하게 만든다. 섣불리 정제되지 않은 생각을 배설해버리기 전에 한 번은 자기검열을 해본다. 그래서일까? 누구는 가식적이라 비판할지 모르겠지만 5개월간 글을 쓰면서 다른 사람의 댓글에 크게 상처받았던 적은 없는 것 같고 역으로 왜 이렇게 쓰레기 같은 생각을 적었나 후회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동안 이타적 활동(글 쓰는 동기가 잔뜩 생기게 하는......)에 대해 감사하고 있었지만 약간 더 심층적인 뜻(생산자를 보호하는 공간을 유지하는...)을 되새길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스팀잇은 생각뿐만 아니라 가치도 분배한다는 말이 있다. 모두가 나름의 금전적/시간적/인적 자본을 투자한 운명공동체이고 한편으로 kr 커뮤니티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기에 얻을 수 있는 특권들이 많이 있다. 외국인 플랑크톤이 우리 커뮤니티에 진입하는 것은 마치 선진국에 체류하려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비록 성장할 점이 많이 남았지만 다른 커뮤니티와 비교해봤을 때 이 곳은 이방인들에게 탐나는 곳이란걸 증명한걸까?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시작해 극단적으로 압축적/양적 성장만 해온 결과 여러 합병증이 생겨버린게 우리 현실이지만 지금의 kr 공동체는 그 실패 속에서 더 좋은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사람들의 열망이 블락체인상에서 구현된 형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여긴 완벽하니까 어떤 종류의 비판도 할 수 없는 성역이라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자부심은 가질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하여 글을 써봤다. kr 까지 다른 태그들과 다를 것이 없었으면 지금의 스팀 가치는 얼마였을까?

  • 조만간 천스파만 임대받을까 생각 중인데 뉴비로서 어떻게 써볼지 고민해봐야겠다.
  • 증인도 개발자도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스팀잇획기적이고 유용한 특성들을 사용해보고 끊임없이 발굴해내는 것...
  • 작성해놓고 인용허락을 까먹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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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스티미언들이 가장 이상적인건 바이링구얼일텐데요. 영어-한국어 둘다되는... 영어공부나 열심히 해둘걸.

저도 좀만 더 해둘걸 ㅋㅋㅋㅋ 뭐라 하는지는 알아듣는데 제 글을 외국인들이 못 알아듣죠 ㅋㅋㅋ

이런 일들도 벌어지고 있군요.
스팀잇이 커질수록 별별 사건들이 일어나겠죠.
스팀잇의 미래가 궁금해요.

해외 태그에서 벌어지는 일 보면 아주 장난 아닙니다. 저도 뉴비 때 눈치없이 굴다 다운봇 몇 번 맞았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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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캬 고팍스 덕을 항상 보고 있습니다. 요새 거래내역 보니까 페이백도 하는 것 같던데...

호.... 저는 완전 다르게 생각했습니다. 외국 보상은 기본이 400달러 이상찍히고 그래서 볼떄마다 아.. 우리나라는 작아서 이게 한계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짱짱맨이라도 받아먹으려고 할줄몰랐습니다;;;;

맞게 보신 것 같아요. 외국은 보상 많이 받는 사람들은 어마어마하고 0.0x불 찍히는 플랑크톤도 흔한 것으로 알아요. 한국도 어뷰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저시급 정도의 제도는 있잖아요. 한국 고래들은 그들 나름의 부담이 상당히 클 것으로 봐요. 당장 시장도 출렁이는데 커뮤니티의 안녕이며 일거수일투족이 전부 공개되고... 외국을 보면 한국만 태풍의 눈에 있는 것 같은데 얼마 안 되는 헤비유저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송1님 디저트 포스팅 재밌게 보고 있어요. 저는 트레이더스 가서 아이스 슈 사왔어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