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선택해! 숨 막혀 죽을 것인지, 칼에 찔려 죽을 것인지.

in #kr8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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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가 두명 있다.

그들의 죄목은 어쩌면 평범하다.

인생을 소중히 하지 않았다.

위험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방관했다.

‘어떻게든 되겠지’

‘위험하다 싶을 때 바꾸면 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들로 자신을 방치했다.

그들의 안일함이 지금 이곳으로 그들을 인도했다.

그들은 이제 죗값을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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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 세로 180cm, 가로 70cm, 깊이 40cm의 빈 공간이 있다.

마치 관 같은 모습으로.

아니 실제로 이 사형수들의 형이 집행 될 곳이니 관이라고 해도 손색없다.

형은 두 가지 방식으로 집행된다.

첫 번째, 관에 사형수가 누우면 그의 얼굴에 검은 자루를 씌우고 서서히 흙을 덮을 것이다.

그는 살아있는 채로 자기가 덮히는걸 느낀다. 발끝에서부터 차곡차곡 흙이 덮인다.

마치 스며드는 것과 같다. 그는 살아있는채로 죽음을 느낀다.

질식사하는 것이다.

두 번째, 마찬가지로 사형수가 관에 누우면 정각마다 그에게 칼을 꽂는다.

즉사 할 정도가 아닌 피를 일정양 정도만 흘릴정도로.

이 사형수는 몸이 고정 된 것 말고는 아무런 조치도 안 되어있다.

그래서 직접 자기가 볼 수 있다.

간간히 꽂힌 칼을 휘저어 준다. 고통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해.

계속해서 칼이 꽂히며 과다출혈로 죽게 된다.

두 방식 다 밤 사이에 진행되고 한 순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서서히 죽음에 이르게 되서 아침이 오면 죽을 것이다.

살고싶다는 본능과 이 고통을 어서 끝내고 싶다는

아이러니 속에서 사형수들은 아침을 기다린다.

그것이 자기 죽음을 가리킬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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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한 사형수가 과다출혈사를 결정한다. 숨 막혀 죽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자기에게 올 위험을 알았음에도 대비하지 않았다.

안일함이 그를 이곳으로 이끈 것이다.

그는 곧 후회한다.

쉼없이 칼을 휘저어 고통을 계속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고통에 적응했다고 착각할라고 하면

그때마다 꽂힌 칼을 한 차례 휘저어 준다.

몸 안에 칼을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나 여기 있다' 는 것을 과시라도 하는 것처럼.

다른 한 사형수는 그 선택을 보고 질식사를 선택한다.

계속 아픔을 상기시키는 칼보다 질식을 선택한 것이다.

이윽고 얼굴이 가려지고 흙이 덮이는 것이 느껴진다.

무언가 잘 못 됐다.

생각보다 답답하다.

물질적인 걸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정도는 처음부터 각오했던 일. 심장이 답답하고 숨이 안 쉬어진다.

쉴 수 있는데 안 쉬어진다.

실제로 갇혀있는 공간보다 더 좁아진 것 같다.

느낌 뿐이라 확인은 못하지만 의심 할수록 확신이 든다.

점점 공간이 좁아지고 있다.

흙이 덮여져서 좁아지는 것이 아니라 누워있던 공간 자체가 좁아진다.

그제서야 실감을 한다.

‘아.....진짜 죽는가 보구나.....’

그는 물리적으로 질식사하는게 아니라 심적으로 질식사 할 것이다.

그렇게 죽어가는 순간에 그는 두려움과 함께 인생을 돌아본다.

죽는 순간에 주마등이 보인다고 하던가.

그에게는 한치 암흑만 있을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인생의 기억이, 후회스러운 일들이 차례차례 그를 괴롭힌다.

아픔을 계속 실감하며 인생을 돌아본다. 마지막 순간의 기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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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그러던 중 느껴진다. 새벽이 아우성치는 소리가.

볼 수 없고 시간을 확인 할 수 없지만.

분명하게 느껴진다.

새벽이 꿈틀거리고 하늘이 괴로운 듯, 하지만 반가운 듯 무언가 준비하고 있다.

한편으로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던 것이 다가오고 있다.

아무리 소망하고, 부정해도 시간은 흐르기 마련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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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도망갈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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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오고 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now-here입니다 ㅎㅎ

갑작스런 혹한기 훈련을 갔다 다행히(?)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황당한 일, 당사자인 "나"만 몰랐던 파견이야기

갔다오니까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더라고요. 정말 아무것도요. 네~ 진이 다 빠졌더라구요.
막상 복귀하니까 기쁘기보다 그냥 그렇더라구요. 돌아와도 뭐 신나는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전역이 성큼 다가오는 것도 아니고. 허무하더라구요.

스팀잇도 안 들어올려고 했는데 잘 다녀왔다고 말씀 드려야 할 거 같더라구요! 응원의 말씀, 위로의 말씀 해주신 모든 분들게 다시 한번 감사인사드리고 싶네요!! :)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ㅎㅎㅎ^^ _ _ (꾸벅)

다시 서서히 댓글달고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혹한기 파견 잘 다녀왔다는 포스팅인 동시에 따끈따끈한 경험을 바탕으로 단편소설을 써봤습니다 ><

네! 많이 부족한 이 단편소설은 혹한기를 하며 잘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써봤습니다.
날씨가 많이 풀렸는지 알았는데 잘때는......와우 어메이징! 제가 겪은 혹한기 중 가장 추웠습니다 ;;
많은 새로운 경험을 했지만 호옥시나가 있으니 그건 패스하고! 첫날은 정말 두시간 정도 잔 것 같네요. 그것도 이어서가 아니라 잤다 깻다를 반복해서 총 잔 시간이 말이에요 ㅜㅜㅜㅜ

제 예상을 비웃듯이 너무 추웠습니다. 침낭 안에 모포를 깔고 (땅의 한기를 막기 위해!) 침낭에 누워서 잤는데 침낭얼굴구멍으로 찬바람이 너무 들어오드라구요. 너무 추워서 계속 깼어요 ㅜㅜㅜ 무슨 고문당하는 기분이었어요;

피곤하고 몸은 춥고, 그런데 잠들라고 하면 냉기가 한번 초ㅑ악 지나가고.... 소설 속 사형수들 처럼 아침을 마냥 기다렸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날은 모포를 깐게 아니고 침낭에 제가 먼저 눕고 구멍을 막게 덮었습니다. 완벽하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폐쇄공포증?이 있는 걸까요? 눈을 감으나 뜨나 어둠은 똑같았고 좁은 침낭에 그렇게 입구까지 다 막으며 모포를 덮으니까 꼼짝을 못 하겠더라구요.
꼼짝을 못하겠다는 의식을 한 순간 숨이 안 쉬어지더라구요;;; 물리적인게 아니라 심적으로 안 쉬어져서 저도 놀랐습니다. 발버둥 치며 침낭에 빠져나왔어요. 너무 놀랐네요.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잤습니다..... 추워서 죽던지 숨 막혀 죽던지 할 것 같은 상황에서 저는 그냥 숨막혀 죽는 걸 택했습니다. 후자는 심적인 부분이 문제니까 잠들면 해결되겠지 한거죠. 그렇게 얼른 잠들기를 기도하며 누워있는데 이 경험을 소설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ㅋㅋㅋㅋ 정말 죽는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들어서 소설로 써보면 어떨까 생각들었어요!

그래서 이 포스팅의 제목이 선택해! "숨 막혀 죽을 것인지, 칼에 찔려 죽을 것인지." 인겁니다.
전자는 모포를 덮고 자 숨막혀 죽는 거고, 후자는 모포를 밑에 깔고자 칼추위에 죽는거인 거죠.
쓰면 쓸수록 많이 부족해 계속 다듬고 싶지만 그러면 평생 수정만 할 것같네요.
많이 부족하지만 나름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온거 같아요 ㅎㅎㅎ
재밌게 읽으셨다면 정말 좋겠네요! 그러고 보니 제 인생의 첫 소설이네요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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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거기서 떠올린 모티브가 사형수입니까....(안쓰럽)

모포를 덮고 자며 처음으로 폐소공포증을 느껴서 그래요 ㅠㅠㅠㅠ 예전부터 그런 공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직접 겪으니.....;; 아! 물론 추위도 한 몫 했습니다. 하하핫(헛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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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훈련 잘 다녀오셨군요! 고생많으셨어요. ㅠㅠ
얼마나 추우셨으면 전자나 후자나 다 죽는거군요.ㅠㅠ
그래도 혹한 훈련이 소설 창작으로 이어지다니 대단한데요?

감사합니다 ㅎㅎㅎ 저번 글에서 응원해주셔서 잘 다녀왔습니다 :)
스팀잇 중독현상인 거 같아요 ㅋㅋ 사실 글도 써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욕심들이 맞물려서 이렇게 쓰게 되었네요 ㅎㅎ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파견 잘 마치셨어요~? 살짝 황당한 일이었지만 덕분에 스팀잇에 기록되고 또 시간이 흘러서 그 때의 경험이 소설로 나오니 멋진 일입니다! 직접쓰신 글이었다니 놀랍네요~ 전편 관람한 영화 '쏘우'가 떠오릅니다~ 스스로 내 죽음의 방법을 선택해야한다니.. 저는 선택 못하겠어요.. 죄짓지 않을래요..!

언젠가 좋은(?) 추억이 되겠죠? 따뜻한 잠자리가 정말 감사해지는 경험이었습니다 ㅋㅋ
쏘우 전편 다 보셨군요! 저는 3~4편까지만 보고 안봤는데.... 쏘우는 전편을 다 봐야지 쏘우를 본거라고 하더라구요 ㅋㅋ 저도 봐야하나 고민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