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이 추락의 씨앗을 심는 것처럼, 추락도 비상의 씨앗을 심는다.

in #kr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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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벤저민 로스는 대공황 당시 자신의 경험을 자세히 일기로 남겼다.

1930년대 후반 대공황이 거의 끝나갈 무렵, 그는 몇 가지 교훈을 이렇게 요약한다.

기업은 언제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그러니 우울하지도, 대단히 하지도 말고 가만히 있으면 된다.

주식시장은 제한된 식으로만 기업을 전망한다. 주식시장 움직임은 대개 기업의 동향에 의해 시작되지만, 결국 그 움직임은 너무 높거나 너무 낮아지는 쪽으로 끝난다. 극단적인 낙관주의나 비관주의에 빠지는 인간의 본성 때문이다.

경기 침체는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토대의 시간이다. 여유 자금이 있고 행동에 나설 용기가 있는 투자자는 엄청난 이익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지난주를 대공황 때와 비교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실업률은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이고, 시장은 지난 10개월 동안 상승해왔다. 또한 지난 한 주보다 투자 심리가 빠르게 변했던 때도 없었다. 그리고 정말 어리석은 것은 그런 갑작스러운 변화가 스스로 커지지 않을 것이고, 실질적인 경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90년 전의 벤저민 로스의 교훈을 떠올리면, 우린 이겨낼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고, 일부에게는 고통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시장 경제는 많은 혜택을 가져다주는 만큼, 때때로 그 대가로 무언가를 요구한다.

다음 몇 가지를 명심하기 바란다.

1. 비상이 추락의 씨앗을 심는 것처럼, 추락도 비상의 씨앗을 심는다.

뉴턴의 물리학 제3 법칙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모든 행동에는 그에 상응하는 반대 반응이 나타난다.

비상하는 시절에는 사이렌의 노래가 유혹적이다. 긍정적인 추세를 미래로 연장하고, 반작용의 힘이 쌓이는 모습을 외면하기 쉽기 때문이다. 비상하는 시절은 사람들을 현실에 안주하게 하고, 자산 가격을 상승시키며, 기업의 취약성이 커진다. 그런데도 이 모든 것이 무시되기 쉽고, 일이 잘 풀릴 때는 알아보기도 어렵다. 오로지 시간이 지나 일이 끝난 후에 뒤돌아 보고서야 분명하게 반작용의 힘이 쌓여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추락하는 시절에는 같은 일이 정반대로 일어난다. 말 그대로 5시간 전과 비교해 보면, 사람들은 자신이 감수하고 있는 위험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기업은 더 생산적으로 발전할 방법을 찾아내고 있으며, 자산 가격은 더 나은 미래 수익을 반영해 책정된다. 그런데도 이 모든 것이 무시되기 쉽고, 일이 악화되고 있을 때는 측정하기도 어렵다.

지금 상황에서 지난주보다 이번 주가 미래 성장을 위해 더 나은 위치에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상해 보인다. 지금까지 일어난 일을 생각할 때 그러기 어려운 일이다.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내려갈 때마다, 다음번 상승을 위한 씨앗이 뿌려진다.

2. 복리의 마법은 최고의 수익을 올리는 것만이 아니다.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수익이 점점 더 높아지는 것이다.

연간 20%의 수익을 올리고 10년 한 번씩 혼란에 휩싸인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것보다 연간 8%의 수익률을 올리고 시장이 혼란에 빠져도 굳건히 남아있는 편이 더 나은 수익으로 이어진다.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같은 시기는 깡통을 찰 것이라는 피해 망상에 사로잡혀 "생존" 전략을 택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 성장의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때다.

"생존" 전략은 다른 의미여야 한다. 시장 하락을 사전에 예상하고, 그때가 닥쳤을 때 정신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대비할 수 있는 전략이어야 한다. 대출 이자를 내기 위해 주식을 팔아야 하는 상황을 없앤 전략이어야 한다.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을 고려해 두고,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나도 아무런 상관없게 해두는 전략이어야 한다.

시장 폭락이 가져다주는 예기치 않은 이점 중 하나는 투자자들을 오랫동안 고수할 수 있는 전략으로 다시 돌아오게 해준다는 것이다.

3. 언론 보도와 트위터의 글이 98%를 대표하지 않는다.

지금처럼 상황이 미쳐 돌아갔던 마지막은 2011년 여름이었다. 당시 시장은 순식간에 20% 하락했고, 곧 금융 위기가 닥칠 것이란 생각이 기정사실이었다.

뱅가드에서는 몇 달 후에 다음과 같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시장 변동성이 절정에 달했던 8월, 투자자의 98%가 은퇴 포트폴리오에 한 번도 손을 대지 않았다.... 이 98%는 장기적 관점을 취한 것이다. 극히 일부분의 투자자들만이 매매에 나섰다.

분명 최근 몇 주 동안에도 똑같을 것이다.

"모두가 공황에 빠지고 있다."라고 말하기는 쉽다. 하지만 결코 진실이 아니다. 투자자들, 노동자들, 기업 경영자들의 대다수는 그저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직장에 출근하면서, 어제보다 조금 더 똑똑하고 생산적인 하루를 보내려고 애쓰고 있을 뿐이다.

항상 "공황"이란 말은 전체적인 시야에서 바라봐야 한다.

4.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는 언제나 극단적이 된다. 극단의 경계는 일단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자산 가격은 미래에 대한 주관적인 가정에 의존한다. 따라서 어떤 자산에 대한 올바른 가격은 다른 누군가가 기꺼이 지불하려는 가격이다. 그리고 지팡이로 두드려보기 전까지 벽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맹인처럼, 시장에서도 한계에 부딪치고, 충분한 투자자들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전까지는 언제 낙관주의나 비관주의가 극단적인지 알 수 없다.

시장 사이클에서 고점과 저점이 극단적으로 비이성적이었는지는 오로지 나중에서야 알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시장은 투자자들을 견딜 수 있는 한계까지 양극단으로 내몬다. 시장이 그럴수록 자산의 잠재력과 기꺼이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들의 능력 간의 차이가 커지고, 거기에서 기회가 생긴다.

마지막으로, 투자의 결과와 성과는 한 세대로 평가해야지, 절대 분기별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오늘이 안 좋아 보이고, 내일은 더 안 좋아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만 참기 바란다. 우리는 이겨낼 수 있다.

자료 출처: Collaborative Fund, "We’ll Get Through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