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역시 움직여야 하나 봅니다. 무더위에 어디 외출할 생각도 못하고 쉬는날에도 종일 집에 틀어박혀 에어컨만 켰다 껏다 하고 있으니 무기력해지고 의욕도 없어지니 모든게 귀찮아집니다.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차키를 들고 나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셀프세차를 하러 나섰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과 결혼전에는 세차가 제 일상중의 하나였습니다. 세차는 비오기 전날 해야 제맛! 을 외치며 세차를 했었습니다. 왜냐구요? 왁스 코팅이 잘된 자동차 표면에 비가 떨어지면 물방울이 동글동글 맺히고 또르르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기위해서 였습니다. 대부분 비가 올 예정이면 세차를 안하지요. 도로아미타불이 되어 버리니까요. 그러나 세차의 재미에 빠지다 보면 비가 올것임에 한다. 라는 모토를 가진 분들이 상당합니다.(사실 이렇게 합리화하고 세차후에 비가오면 비온다고 궁시렁 되는건 비밀입니다)
깔끔히 세차후 차 도장면에 각종 왁스를 바르고 광택작업에 몰입하기 시작하면 두세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그러고 보면 자동차 외장관리 분야도 꽤나 중독성을 가진 분야라 할 수 있겠습니다. 관련 사업도 많이 발전해있고 정말 어마어마한 약재들로 입이 떡 벌어지게 관리하시는 매니아분들도 많으니 말이죠. 완전 깊은 수준의 세차 매니아는 아니었어도 지하 주차장에서 광택기 연결하여 돌리며 외장관리하는 정도는 되었었습니다.
아이가 생기기전에 살던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지하 4층까지 있었는데 겨울엔 영상을 유지하기에 영하의 날씨에도 잽싸게 물뿌리고 주차장으로 가져와 느긋하게 왁스작업을 하고 여름엔 요즘과 같이 더운 날씨에도 서늘해서 피서겸 좋았지요.
일주일에 한두번꼴로 세차를 하던 제가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고 나서는 세차는 맡기는것! 으로 바뀌었습니다. 핑계인지는 몰라도 맞벌이를 하는 입장에서 아이를 돌봐야하니 따로 여유롭게 세차를 할 시간이 없더군요. 더군다나 아파트 바로 옆에 아주 마음에 쏙 들게 세차를 해주시는 사장님을 만나게 되어 편리하게 이용했었죠. 그런데 세차장 자리에 건물을 짓는다며 땅주인이 나가라 했다네요. 기본적인 외장관리도 해주시고, 세차를 실내까지 꼼꼼하게 해주시는데도 비용은 다른곳보다 저렴했으니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가장 중요한건 세차장과의 거리는 바로 코앞이였다는 거지요. 집에 오고가며 혹은 담배한대 태우러 나와서 펜스넘어 작업 상황 살피고 "사장님! 지금 맡겨도 되죠?" 라고 육성으로 물어보면 바로 회신이 오는 구조였습니다.
낡고 헐어보이지만 사장님 실력 만큼은 아주 좋았던 담넘어 세차장
이제는 건물 없어진 세차장 자리(무슨 건물을 언제 지을련지...)
최근까지 근 6년 이상을 이렇게 이용했었으니 집앞 세차 맡기는 곳이 없어지고 나서는 차가 더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관리시기 지났다며 언넝 오라는 문자 메세지도 늘어나고, 큰맘 먹고 가면 같이 일하시는 아주머니께서 그러십니다. 깔끔떠는 양반이 왜이리 안오는 거여?
그렇습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했나요? 새로 자리잡으신 세차장은 거리가 좀 되니 방문횟수가 급격히 줄어들게 되더군요. 이와같은 이유들로 인해 눈에 띄게 더러워진 차를 어떻게든 세차를 해야겠다고 벼르고 있던 터라 날씨의 무서움은 잊은채 밤이라 괜찮겠지 하며 집을 나섰습니다.
그많던 세차용품들과 각종 목적에 따른 융들(물기제거용,하부쪽 닦아내는 융,왁싱용 패드와 융)은 있을리 만무하니 쓰고 버릴만한 수건 두어개 챙겨들고 검색하여 찾아간 곳은 집에서 십분거리의 셀프세차장이였습니다. 비어있는 베이에 주차하고 카드만들어 충전후 물뿌리고 휠클리너 뿌리고 샴푸하고 잠시 대기후에 다시 물뿌리고 에어건과 진공청소기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구석구석 물기를 제거합니다. 이제 본 게임이 남았네요. 집 창고 구석에 쳐박혀 있던 광택 약재로 타르찌꺼기들 제거하며 동시에 왁싱을 하고 나니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반팔 윗도리가 젖어갑니다. 주의를 둘러보니 세차 매니아분들은 무더위에 아랑곳 않고 모두 자신의 차량 닦기에 여념이 없더군요.
대체 무엇이 이리 열심히 닦고 또 닦고 하게 만들는 것일까요? 차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분들인건 당연한 사실이겠지만 이게 뭐라고 다들 열심인지.열심을 넘어 마치 도를 닦는듯한 느낌까지 받게 합니다. 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일뿐이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해하지 못하시겠지만, 열정적인 달리기 후나 고된 장거리 운행을 마치고 문을 잠근뒤 후미등 부위를 툭툭치며 수고했어! 라고 혼잣말하며 한번씩 자신의 차를 한두번씩 뒤돌아 보시는 분들이라면 이해하실것으로 생각됩니다.
어찌보면 차란 존재는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편리한 이동수단의 목적이 가장 크겠지만, 사랑하는 연인과 음악을 들으며 데이트하고 바래다 주고 둘만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며, 배고플땐 간편하게 음식을 먹을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며, 더위와 추위를 막아주고, 아이들의 성장과도 함께하는 공간이며, 또 어떨땐 과시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오래 유지하게 되면 10년이상 매일같이 나와 함께하고 같이 늙어가는 존재이기에 그 어마어마한 추억들이 투영되어 자신만의 소중한 물건+존재가 되는것 같습니다.
묶은때를 벗겨내고 열심히 닦아내면 보석같이 반짝이는 블링블링함을 보여주기에 진흙속의 진주를 찾는 느낌일까요? 어릴땐 몰랐습니다.그저 크고 비싼차만 좋은줄 알았으니까요. 사실 성능이나 럭셔리함을 따라갈수 없지만 내 필요와 목적에 맞고 삶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차라면 썩차면 어떻습니까? 아끼고 닦아낼때 빛이나는건 차 도장면만이 아닐것이라 생각됩니다. 내 마음까지 반짝이고 있을테니까요.
요즘엔 여성오너 분들도 홀로 셀프세차장에서 세차하는게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네요. 큰 SUV도 장시간 혼자서 척척 세차하는것을 보니 멋지네요. 이래저래 왁스먹이고 닦아내기에 집중하다 보니 허리와 어깨가 뻐근합니다. 시계를 보니 두시간이 훌쩍 넘어가고 온몸은 육수 제대로 뽑았네요. 아이고 힘들다 하며 한걸음 물러서서 깨끗해진 모습을 바라보니 개운함과 뿌듯함이 올라오네요 ㅎㅎ 무기력하고 의욕없던 하루였는데 왠지 전환된 기분이 아주 좋네요. 덥더라도 집에만 박혀있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내일은 비오겠네요! 제가 세차했으니까 말이죠 ㅋㅋㅋ
P.S : 요즘엔 세차장에 각종 용품과 함께 커피숍을 같이 운영하는 곳이 많나 봅니다. 세차후 시원한 아이스커피도 마시고 깔끔하고 좋네요.
미니 컨버터블인가요? 저도 컨트리맨~ 미니 패밀리시네요~ ^* 세차의 진정한 전문가십니다~~ ^*
미니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매력이 있죠~ 전문가 꺼지는 아니구요^^ 컨버와 비슷한 로드스터 입니다.
멋진 쿠퍼를 손세차로 관리하시는 정성이 대단하신 듯 합니다.
광택도 색깔도 너무 이쁜데요? : )
감사합니다~ 조명의 도움이 아닐까 합니다^^
확실히 커피숍이 편의점보다 많아진것같네요.ㅎㅎ
셀프세차를 즐겨하는 저로서도 세차후의 개운함은 정말 좋습니다.
육아하느라 차에 신경을 잘 못썼는데 정말 간만에 셀프세차하니 힘들어도 개운한 맛이 무기력함을 싹 날리더라구요^^
세차도 세심한 손길로 하시는군요. 차가 미니 쿠퍼니 남에게 맡길 때도 전문가의 손길을 선호할 수밖에 없겠네요.ㅎ
전 차에 큰 신경을 못쓰는 스타일입니다. 세차는 월마다 나오는 세차 쿠폰으로 자동 세차기로 하지요. ㅋ 뭐든 애정을 쏟으려면 부지런해야 합니다. ^^
차에 대해 어릴적부터 관심이 많고 좋아해서 자연스레 세차도 즐겨했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로는 멀어질 수 밖에 없더라구요^^ 옛 기억을 되살려 함 닦아봤습니다~
세차장과 카페가 함께 있어 신기하네요~ 좋은 아이디어네요
점점 대형화되고 카페와 함께 많이 생긴듯합니다^^
캬악~! 미니쿠퍼닷!!! 멋진 차 갖고 계시네요.^^
차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미니는 좀 귀염의 느낌이 강한듯합니다. 막상 운전하면 남자의 차 이구요~ ^^
요즘 세차장과 카페가 함께하는 곳이 자주
나오더라구요~!! 차를 참 아끼고 애정하시는
것 같아요^^
어릴땐 정말 애지중지 했는데 이제는 덤덤하게 관리하며 타고 있습니다~
우와 오픈카에요!!! 저런 차라면 열심히 닦아줘야죠.. 예쁘다..
딸램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타고 싶은 로망이 있었는데 이제 대화가 가능한 나이가 되서 (6살) 즐겁습니다^^
와 여기가 세차장인지 라운지인지 까페인지..
품격있는 세차장이네요
점점 커스터마이즈 되는군요 :D
요즘엔 규모와 깔끔함으로 무장한 셀프세차장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는것 같습니다.
미니쿱. 언제봐도 예쁘고 귀엽네요. 요새 세차장 사장님들이 카페를 함께 많이들 하시는것 봤어요 ㅎ
예쁘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최근에 세차장+카페는 추세가 그런것 같습니다. ^^
차가 멋져요~차를 정말 사랑하시는군요^^
고맙습니다. 차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지금은 적정한 거리를 두고 좋아하고 있습니다. ^^ 한참 빠져들었던 시절에는 차를 모시고 다니는 느낌이랄까요? ㅎㅎ 그만큼 재밌었지만 스트레스도 많았었네요.
차가 멋지네요^^
감사합니다~
운전면허증 딴게 5년전인데 언제 차를 탈지.. ㅎㅎ 저도 한번 제 애마를 셀프 세차해보고싶네요 ㅋㅋㅋ..
경제적인 관점에서 팩트를 말씀드리면 없는게 경제적으로는 확실한 우위를 가집니다. ^^ 차후에 하나 장만하시면 세차함 같이 하시죠~
멋진 차네요.
세차하면 얼마나 개운한지
그것도 손수하면 더 하지요^^
옳으신 말씀입니다. 다만 요즘같은 날씨에는 좀 거를 필요도 있다고 느꼈습니다 ^^ 더워도 너무 덥습니다.
정성가득 포스팅이군요.
세차를 하지 않은지가;;;;; 자동세차만;;;;
실내는 언제;;; ㅠㅠ 아이들도 있는데 부끄럽네요 ㅎㅎ
차한테도 미안하고, 저도 시간이 빨리 좀 지나가고
더위가 조금 꺽이면 바로 세차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차 쥑이네요~~~
집사람 한 대 사주고 싶네요.
스팀이 한 100만원 가면? ㅎㅎ
스팀 100만원 가면 같이 손붙잡고 페라리 계약하러 가시죠^^
ㅜㅜ 셀프세차라도 맡겨야하는데... 저도 차가 요즘 너무 더러워서요 ㅜㅜ
저도 참다참다 굳은 결심으로 나섰습니다만 날씨가 정말 한몫하네요.. ㅎㅎ
세차장이 카페같네요.. 그리고 차 이쁩니다!
감사합니다. 깔끔한 셀프세차장이 늘어나는 추세네요^^
제가 요즘들어 차에 관심이 많이 생기면서 일단 '차'이야기만 나오면 정독을 합니다 ㅋㅋ
말씀하신 부분 정말 똑같이 느끼고 있습니다
차는 단순한 재화를 넘어서서 많은 의미를 느끼게 해줍니다
요즘같이 더운 날에는 이처럼 고마운 것도 없지요
미니쿠퍼 멋있네요
차에 관심 많으시다니 대환영입니다. 남자들끼리 커피마시며 밤을 새우게 하는게 차 이야기 이지요^^
오 이런 멋진 세차장도 있군요.
전 항상 기계 세차에만 집어넣어서 이렇게 멋진곳을 가본적이 없네요.
언제 딸이랑 같이가서 세차 놀이한번 해봐야겠네요.
아이와 함께 놀이삼아 오시는 분들도 꽤 있는것 같습니다. 다만 이 더위가 좀 꺾어야 할것 같습니다. 너무너무 덥네요.^^
차가 귀욤귀욤해서 새차하는 맛도 남다를것같네요 ^^
포스팅 잘봤습니다
저도 시원한 아이쓰커피한잔 캬
특이점이 있다면 닦는 면적이 작아서 좀 편합니다 ^^ 무더위 때문에 하루에 아이스커피를 2리터쯤 먹는것 같습니다 ㅎㅎ
크...!!! 제 드림카 미니군요!!! ㅠ ㅠ 완전!!! 부럽습니다!
미니 좋아하시는군여^^ 매력적인 차임에 틀림없습니다.
rideteam아이디의 ride가 실제 ride인가 보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