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 괴담(?)

in #kr8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scv입니다.

며칠 전 초인종을 누가 눌러 "누구세요?" 하니 대답이 없어 "누구세요?" 하는데...
모자를 쓴 사람이 뒷모습만 보이다가 없어지더군요.
그 이야기를 아빠가 들으시더니 "도둑이야..도둑" 하시더라구요.
설마 하면서도 왠지 찝찝하며 섬뜩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좀 오래 전 일이 생각나 적어봅니다.

제가 그림 그리는 작업실을 따로 가지고 생활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작업실을 몇 군데 옮겨다녔는데 늘 별탈 없이 잘 지냈어요.

그 중 한 작업실에서 있었던 사건입니다.

원래 작업실에서 작업을 계속 하다 보니
먹고 자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집보다는 작업실에서 보내곤 했죠.
주로 작업실로 얻은 장소가 지하나 1층이다 보니
좀 답답한 감이 있어 한번은 옥상 쪽의 작업실을 구했습니다.
중앙에 계단이 있고 양쪽으로 원룸형 방이 있는 쉽게 말해 옥탑방이었던 건데
옥상에서 아래를 보면 시원한 느낌이 들어서 괜찮았어요.

그 옥탑방으로 이사한 지 얼마 안 된 어느날이었죠.
작업실에 있다가 집에 잠깐 들렀는데 다시 가기가 싫어서
그냥 집에서 푹 쉬어야겠다 생각하며 집에서 잠을 잤습니다.
이상하게 다른 작업실과 다르게 그 작업실은 왠지 자꾸 가지 않게 되더라구요.

푹 쉬고 다음 날 챙길 것 챙겨서 작업실에 들어섰는데..

특별히 작업실이 변한 건 없는데도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두리번거리다 보니 침대 위의 하나 밖에 없는 창문 유리가 다 깨져있더군요.
너무 놀라서 밖으로 나가서 보니
밖의 창문 밑에 빨간 벽돌이 있고 그 벽돌로 깬 건지 유리창 파편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더군요.
더군다나 밖으로 연결된 전화선이 가위로 끊은 건지 깔끔하게 잘려져 있었죠.

깨진 유리.jpg

넘 섬뜩해 바로 가방만 들고 일단 밖으로 나왔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잠시라도 거기에 있을 수가 없었어요.

나중에 가족들과 같이 다시 가서 작업실을 이리저리 살펴보니
방에 들어온 흔적은 전혀 없는 겁니다.

추리한 결과 계획적으로 전화선을 일단 먼저 끊은 후 유리창을 깬 것 같았어요.
그리고 안에 사람이 있나 살펴본 후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그냥 간 거죠.
그러니까 결론은 뭘 훔치러 온 도둑이 아니라
여자 혼자 쓰는 작업실이라는 걸 알고 나쁜 생각으로 들어오려 한 거라 추리했습니다.
그냥 도둑이라면 사람이 없으면 오히려 들어와서 뒤져볼텐데 전혀 뒤진 흔적이 없었거든요.

근데 당시에는 괜히 잘못하면 안 될 것 같아 그냥 넘어갔지만 제 생각에 짚이는 것이 있었어요.
같이 옥상에 위치한 다른 쪽 원룸 사람들이었는데 그 일이 터진 후 바로 그 사람들이 떠올랐죠.

제가 작업실에 이사하던 첫날 그 방 사람들을 봤는데 젊은 남자들이 여러 명 있었었요.
그 때 잠시 손님들이 온 건지는 모르지만 바쁘게 돌아다니다 마주친 적이 있었거든요.

당시 친구들이 같이 짐 정리를 도와줬는데
아무래도 그 사람들을 본 후 왠지 경각심이 생겨서 문을 잠그고 짐 정리를 하면서 수다도 떨고 있었죠.
그런데 누가 문을 두드리며 옆방이라고 하면서 망치가 필요한데 망치가 없냐고 하더라구요.
물론 있었지만 왠지 문을 열기가 망설여져 없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잠시 잠잠해지더니..
조금 있다가 다시 와서는 이번엔 펜치가 있냐고 했어요.
그래서 다시 없다고 했죠.
그랬더니 가지도 않고 일단 문을 열어달라면서 계속 문을 두드리는 거에요.
빌려줄 게 없는데 왜 그러냐고 물어봐도 일단 문만 열어보라면서 계속 가지를 않았죠.
그래도 끝까지 문을 열어주지 않았더니 결국 조용해졌는데
그 때의 기억이 그 날 바로 떠오르는 겁니다.
제가 혼자 있는 걸 아는 사람은 아무래도 그 옆방 사람들밖에 없다는 생각도 들면서...

하지만 증거도 없고 의심만으로 물어볼 수도 없어서 그냥 흐지부지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나니 작업실에 정이 떨어져서 당장 방을 뺄 생각밖에 없었고
더이상 그런 일에 대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그 날로 집주인에게 나가겠다 하고 전 짐 정리하고 바로 집으로 들어갔고
작업실 계약문제가 정리될 때까지 다시는 그 작업실에 가지를 않았습니다.

지금도 그 때 창문 밖에 널브러져 있던 깨진 유리조각과 벽돌이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트라우마까지는 아니지만 소름 끼치던 일이라 도둑 이야기같은 걸 보거나 들으면 항상 생각이 나구요.

초인종 누르고 그냥 간 사람을 두고 아빠가 도둑이라고 하셨을 때도 이 생각이 났죠.
혼자 사시는 분들은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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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놀라셨을 것 같아요. 전화선까지 끊어 놓았다니 정말 소름이 돋네요.

네. 무척~놀랐어요. 그날 작업실에 없었던 게 천운이라 생각합니다.

뭐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나요? 이 정도면 범죄 아닌가요?
일반인들 이라면 이렇게까지 안할텐데,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아주 문제가 많은 인간들 이네요

범죄죠. 다행히 피해도 없었고 복잡한 게 싫어 그냥 끝났지만 범죄가 맞다고 생각해요.

그냥 숨만 쉬며 사는 것도 돈이 들어 힘든 사회인데 왜 이런지 모르겠습니다. 폭력, 사기, 성범죄가 너무 만연해서 다들 그런 일 일어나는 게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느끼는 것 같아요.

그러게요. 여러가지로 힘든 세상이에요. 뭐든지 조심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게 피곤하죠.

왠지 정황상 추측이 확실히 맞는 것 같네요.ㅇㅅㅇ;;;
옥탑방에 도둑이 올리도 없고..;;
정말 위험했네요. 큰일이 없어서 천만 다행입니다.
옥탑방은 여자 혼자 정말 위험해요.;;

그쵸. 지금 생각해봐도 그 사람들이 범인 (?) 같아요.
천운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시는 옥탑방 얻지 않았습니다.ㅎㅎ

옥탑방은 남자가 살기도 힘들어요. 겨울에 너무 춥고 여름에 너무 더워서.ㅋㅋ

옥탑방에 짧게 있어서 잘 몰랐는데...정말 그렇겠네요.
단지 옥상이 있다는 건만 빼고 좋은 게 없군요.

왠 날벼락인가 싶은 연속의 일들에..
맘고생이 참 많았겠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며...

타인에 대한 결계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겠다는걸
세삼 실감하게 되네요...

잘 보고 갑니다.

그러게요. 이웃도 조심해야 한다는 게 참 슬픈 현실이죠.ㅠㅠ
신도자님은 참 따스한 분 같아요.^^

와..정말 섬뜩하네요... 별일 없으셔서 다행입니다.
정말 별이 별 사람들이 다있네요..
항상 조심 또 조심 하셔야됩니다 꼭!

그러게요. 천운이 따른거죠.ㅎㅎ
이젠 가족들하고 같이 살아서 괜찮아요.^^ 그래도 늘 조심하고 살아야죠.

나중에 어!? 뭐! 부르십쇼 몽댕이들고 마! 달려갑뉘다
후들기패러!!
(또 나왔네요... 근자감...)

알고 있어요. ukk님 저의 수호신 해주신다고 하셨잖아요.ㅎㅎㅎ
위급하면 sos할께요.^^

헉..아직 기억하고 계셨다니!! ㅎㅎㅎ
서로돕고사는 사회잖아요~

정말 다행이네요. 세상에 참 이상한 사람들 많은것 같아요. 여자 혼자 있는 곳에는 편의점처럼 112벨 설치가 시급하네요.

네. 정말 다행이었죠. 얼마 안되는 이상한 사람들이 항상 문제에요. 여자 혼자 사는 분들은 좀 위험하긴 하죠. 112벨이라니 정말 획기적이네요.^^

와 진짜 열어줬으면 어쩔뻔했어요...
근데 전 고정관념 때문인지 scv님 닉네임 보고
당연히 남자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여자분인건 반전이네요 ㅎㅎ;

그래도 그때는 친구들이 있어서 별문제는 없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상한 감 때문에 열지 않은 건 잘한 것 같아요.

그나저나 반전 재밌으셨나요.ㅋㅋㅋ

아!! 그런 나쁜놈이!! 씨x

ㅋㅋ 감사합니다. 대신 욕을 해주셔서..ㅋㅋ 아~속시원하다.ㅋㅋ

좀더 찰지게 해드릴껄.ㅋㅋ

ㅎㅎ 아니에요. 그 것만으로도 속시원합니다.ㅋㅋ

생각만해도 무섭네요...

네. 무서운 일이죠. 끔찍!!

진짜 세상은 귀신보다 무서운게 사람이예요.
그래도 저는 귀신도 본다면 무서움..ㅎㅎㅎ
저는 그런 경험은 없지만 아파트에 살다보니
가끔 술취한 아저씨들이 집 잘못 찾아서
초인종 자꾸 눌러가지고 가게에서 일하시는 아빠부르고
경비아저씨 부르고 했던 일들이 있네요..

저번부터 귀신이야기 하시더니.ㅋㅋㅋ 넘 귀신 무서워 하지마세요.
귀신보다 무서운 게 사람같아요.
술 취한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군요. 헐~ 아직 그런 적은 없어서...

정말 요즘 혼자사는 여성분들은 너무 무서울 것 같아요..
치안이 더 나아지길 바랄 뿐이네요..!

그러게요. 전 별로 겁이 없는 편인데도 저 때는 정말 무섭더군요.
우리나라가 많이 안전한 편이긴 하지만 치안이 더 나아지면 좋겠어요.^^

잊혀질만하면 또 누군가에게서 간접적인 얘기를 들으면 생각이 난다니 기억이 많이 안좋았던거 같네요! 항상 조심하게 되겠네요.

이젠 괜찮지만 워낙 당시 충격을 좀 받아서요.
항상 조심하며 살아야 할 듯해요.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치님!
즐거운 하루 되세요.^^

.... 진짜 완전 소름끼침.... 전화선까지.... 후덜덜....

그쵸. 전화선은 넘 무섭죠...근데 전화선이 왜 밖으로 연결되어 있었는지 지금도 모르겠어요.

풀봇으로 위안을...
제가 스무살때....화실에서 먹고자며 강사를 하던 시절-
화실근처에 외딴 방이 하나 있었는데 창문으로 불이 켜있고 커텐도 안쳐있었어요. 마침 망치가 필요해서 문을 두드렸습니다.
내 또래 여자가 나와서 망치를 빌려주면서 커피한잔 하고 가라더군요.
그래서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길 했는데...
그 아인 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고 저랑 동갑이어서 금방 말 트고 친해졌죠. 음...그 소녀가 제 첫번째 여친이었습니다.
그날이 떠오르는군요.
하지만 그 시절은 37년전이니 그닥 참고하진 마세요.
그 시절은 그랬습니다.ㅎ

타타님 인상이 엄청 좋으신가봐요.
솔직히 망치는 빌려줄 수 있지만 커피까지는 힘들 거 같은데 말이죠.ㅎㅎ
아무리 37년 전이라 해도 정말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훈훈한 미담이네요.^^
같은 망치가 이렇게 다를 수가..ㅋㅋ
영화같은 이야기 댓글로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풀봇 넘 감사드려요. 이렇게 과도하게 위안을 받아도 되는 건지...^^

제가 scv님에게 그동안 소원했던 느낌이 들어요. 그 이유는 사실 너무 단순한건데...ㅎ뭐라고 불러드려야할지 몰라서죠.
블로그닉네임은 설정에서 새로 정할 수 있거든요.
쉽게 하나 정해보심이 어때요?

보통 다른 많은 분들이 일꾼으로 불러주시더라구요.
게임에서 제 캐릭터가 일꾼이다 보니...
일꾼으로 불러주세요. 실제로 일만해요.ㅠㅠ

요즘 이런 저런 사고가 많아서 그런지.............
치안문제가 제일 중요한거같아요..

그러게요. 일일이 다 챙길 수는 없겠지만....치안은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