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결혼식 예복을 맞추러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테일러한테 갔는데, 치수를 재면서 "나 지난달 문재인씨 만났다. 썰전에 입고 나갈 수트를 맞췄다"길래 기억하고 있다가 청와대에 발을 걸치게 된 김에 인터뷰를.
문 대통령이 청와대 공관에서 첫 출근하던 날 김정숙 여사가 "바지가 짧다"고 말한 것이 화제가 돼서 형한테 관련기사를 보내줬더니 "아 시바 ㅋㅋㅋㅋ 내 잘못이네" 그러면서 여름용 수트까지 맞춰 갔다고 하더라. 그래서 윗선에 보고했더니 "오오 '대통령의 재단사'네?" 그러면서 인터뷰 섭외를 압박하기 시작 ;;
모바일에서 네이버를 타고 들어가면 반응이 한 500여개, 댓글이 한 120개 달려 있는데 PC로 보면 댓글도 얼마 없고, 그나마 회사 홈페이지에서 바로 들어가면 노댓이다. ㅜㅜ 게다가 내가 단독으로 뭘 하면 꼭 일이 터져서 기사가 묻힌다. 이번엔 밤중에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가 사퇴... 작년엔 최순실의 숨은 최측근 데이비드 윤의 정체를 단독보도했는데(기사링크) 그날 최순실이 입국해버림...
친분이 있는 형이라서 인터뷰가 쉬울 줄 알았는데 처음 기획한 지 한달이 넘어서 인텁을 할 수 있었다. 신지연이라는, 문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지금까지 이미지 관리를 담당하는 미국 변호사(현직 청와대 외신비서관)가 계속 관리를 하고 있고 대통령 이미지에 영향 미칠 수 있다고 인터뷰도 자제해달라고 은근히 반대했었다. (돈은 안 되지만) 형이 의욕을 갖고 열심히 하던 일감 하나가 끊어질까 염려돼서 나 역시도 강하게 추진하지 못하던 중, 형이 결단을 내려줘서 바로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독자 수준이란 게 천차만별이고 기본적인 대화도 안 통하는 인간들이 싸지른 똥에 기분나쁠 필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내 기사에 달린 댓글은 안 읽는데, 이번엔 반응이 궁금해서 읽어봤다. 독자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기사일 수 있고, 댓글들 중엔 나보고 똥쌌다고 하는 똥같은 새끼들도 있음.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댓글을 많이 달았는데 고맙긴 하지만 그런 현상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음.
'이런 기사를 왜 쓰냐', '기사거리가 그렇게 없느냐'는 반응이 있었는데 이런 말 굉장히 식상하다. 답을 원한다면 밥 먹고 살려고 쓰는 거고, 기사가 되니까 쓰는 거다. 기사거리 존나게 많다. 니들 댓글 읽을 새도 없이 기사거리는 쏟아지는데 니들이 읽고 저딴 댓글 싸질렀다는 것 자체가 이 기사가 필요했고 의미 있었다는 증거다.
물론 신 비서관 쪽에서 사전에 형한테 주의를 줘서였겠지만 나쁜 얘기는 하나도 안 나왔다. 미담만 가득한 기사는 나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대통령의 어찌보면 사소한 부분이라서 가십성 기사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용에 한 점 거짓은 없다. 또 최소한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 '갑자기 멋있어졌다' '어딘가 달라졌는데 뭐지' 등의 의문에서부터 대통령 당선 뒤엔 '문 대통령 수트 멋진데 어디서 만든 건가'하는 궁금증은 풀어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ㅅㅂ 2013년 박그네 취임 한달 되던날 기사들을 찾아보시라. 대부분의 신문은 그사람이 한달동안 갈아입은 옷들 사진기사로 썼다. 그게 정치면인지 문화면 화보인지 헷갈렸다.
'서민 대통령이라더니 강남 테일러샵에서 맞춤 정장이냐'따위의 개똥 같은 소리는 애당초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기사에 가격을 언급 안했으니 여기도 안 쓰겠지만 제일모직 기성복보다 싸다. 명박이형은 300만원부터 몇천만원까지 입었다.(하지만 옷빨은 쉣구림) 한 나라 대통령이 미국가서 트럼프랑 나란히 서야 하는데 옷이 헐렁해서 어깨 선은 내려와 있고 배바지에 기장은 펄럭거리고 그러면 속상하지 않겠나. 최소 몸에는 맞게 입어야지.

비교사진 참고
사실 기사를 쓰면서 제일 신경썼던 건 한 업체를 홍보하는 기사가 돼선 안 된다는 것. 근데 사실 홍보할 필요가 없는 곳이다. 이미 검나 잘나감... 온갖 연예인들 수트가 다 거기서 나왔다. 형 업체에 관해 구구절절 설명하면서 기사 호흡을 떨어뜨릴 필요가 없었다.
덧 : 기사 내용은 가볍지만 대통령 신상에 관한 거라 민감해서 데스크를 두 번 거쳤는데 개인적으로 청와대 반장이 해 준 첫번째 데스크 버전이 젤 맘에 들었는데... 우리회사 제작공정 상 내가 올린 초안이랑 교열을 거친 최종안 밖에 볼 수 없어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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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이시군요! 스팀잇에서 보니 뭔가 오프 더 레코드로 듣는거 같아서 좋네요.
넵 재밌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머 좋은 기사 많이 쓰지는 못하지만 써 놓고 주절댈 말이 많은 기사 있으면 이런 식으로 올려 보려고 합니다^^
와 이게 진짜 독점보도네요. 스티밋에 와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ㅎ
아이고 이런 글을 자주 올릴 만큼 기사를 많이 쓰는 기자는 아닌데 ㅋㅋ 분발하겠습니다.
창작글 발견! 투표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답방하러 갑니다!
헉 재밌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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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선팔로 후방문 갑니다.
Thank you for your good post. I understand little English and only understand what Google translates for me, but I liked this post.
thank you! and sorry I couldn't write in English
흥미로운 포스팅이예요
이렇게 기사를 정하고 이런식으로 진행되는구나.
재미있는세계 엿보게해주셔서 감사해요
ㅋㅋ 은근 구멍가게처럼 돌아갑니다. ㅋ 물론 모든 기사가 그런 건 아니지만요.
ㅋㅋ스팀에서 이런글을 읽다니~~~ 대박입니다.!!!
앗 나름 다양한 글을 써볼까 하고 있는데, 역시 저만 쓸 수 있는 글이 많이 읽히는 것 같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재미 지네요ㅋㅋㅋㅋㅋㅋ
기자님이시라니.
기자 뒷이야기 많이 기대하겠습니당
그 국제변호사 그분이 외신 비서관이 되셨군요ㅋ
네 맞습니다. 근데 전화를 검나게 안 받았어요. 본인 인사를 앞둔 상황이라 더 그랬나봅니다. 결국 모데라토 대표가 직접 그 분한테 통보했어요. 인터뷰 하겠다고.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다음 기사들도 기대되네요 ㅎ
고맙습니다. 또 쓸 수 있도록 좋은 기사를 발굴해보겠습니다.
웃 권력에 가까우신 분이시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개박봉에 주말도 없이 일하는 노예죠...
비교사진보니 정말 옷이 날개네요~^^ 저도 대통령 한복 디자인해왔던 언니를 잘 아는데 뭔가 동질감이~ㅋ 팔로했어요~ 자주 뵈어요 :)
저도 저렇게 엄청나게 차이날 줄은 몰랐어요. 편집부에서 사진을 찾아서 저렇게 대 버리니 확 테가 나네요. 할배에서 아재로 ㅋㅋ
꿀잼인데요.
고맙습니다! ㅋㅋ 프로필 보다가 공공장소에서 현웃 터졌습니다.
재미있게 잘봤어요 저도 팔로우하고갑니다!
고맙습니다. 저도 맞팔!
오 좋은내용 재밌는내용 팔로워 봇하고 싶은 글이예요!
우선 저도 팔로우했습니다. ㅎㅎ 고맙습니다.
우웅 이건 뭐죠? 무튼 고맙습니다!
ㅋㅋ키야 진짜 사람일은 알수가 없는..재밌게 잘봤습니다
그나저나..맞춤옷의 힘이 어마어마 하네요 정말.. 그간 기성 양복만 입어봤는데 좀 투자해서라도 맞춤정장 꼭 장만해야겠습니다 워 ㅋㅋ
기사 잘 읽었습니다!! 기자에 관심 있는데 여러모로 많이 힘드실 것 같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