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여행하는 여행기를 쓰고 싶다.

in #kr6 years ago

밀린 여행기를 쓰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년 말에 잔지바르 여행을 앞두고
급하게 Cape maclear 여행기를 썼다.
밀릴까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에도 사실 다음 여행을 앞두고 나니
발등에 불똥 떨어졌다.
잘 쓰고 싶어서 아꼈다가는 불똥된다.

그런데 그마저도 쓰다가
다른 글이 쓰고 싶어져서 이 글을 쓰고 있다ㅋㅋㅋㅋㅋㅋ

스팀잇을 하기 전에는 여행기를 따로 썼던 적이 없다.
사진을 찍고 종종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는 했지만
여행에 대한 정보나 생각을 남기는 편은 아니었다.

스팀잇을 통해 내 여행이 존재했었음을 기록으로 남기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았다.
내 글들을 읽어주신 분들은 어쩌면 짐작하셨을 수 있지만,
나는 생각을 써내려가고 경험을 풀어내는 것을
어떤 사실이나 정보를 기록하는 것보다
더 좋아하고, 쉬워한다.

여행기를 쓰는게 싫거나 힘든 것은 아니었지만,
때로 든 생각은,
'내가 여행을 다녀와서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이것이었나'
하는 것이었다.

어디를 갔는지,
어디에서 잤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을 했는지
그런 것들이 정말 나에게 중요한 것들이었을까 하는.

만약 그것들이 중요했다면,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 그것들을 더 준비했을 것이다.

영국여행을 했을 때는 뮤지컬을 보는게 중요했었기 때문에
런던에서 본 8편의 뮤지컬 중 4편 정도를 예매해뒀었다.

잔지바르 여행을 했을 때는 다이빙을 하고 싶었었기 때문에
다이빙 센터를 많이 알아본 뒤 예약을 해두고 갔었다.

하지만 여행 후 내게 남은 것은 언제나
사람이었다.

"여행 어땠어?"
하는 질문에는
'누구를 만났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온통이었다.

어떤 여행지나 문화가 나를 여행으로 이끌지 않았다.
그곳에 있는 어떤 사람이 늘 내게는 더욱 매력적이었다.
그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그곳에 갔다. 어느 곳이든 상관없었다.

다시 만나자 약속했으므로 찾아갔던 그 여정이 나를 설레게 했다.

아는 사람 하나 없이 간 곳도 결국엔 사람으로 기억되었다.
우연히 만났던 낯선이들은 늘 따뜻했다.

그들에게서 사랑을 배웠다.
어쩌면 나의 여행기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되어야함이 맞지 않을까.

낯선 환경이나 낯선 문화, 그 어떤 낯선 것보다 나는 낯선 '사람'이 좋았다.
늘 새로운 생각과 경험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게 가장 좋았다.
그들을 만나 삶을 나누고 나의 생각이 열려가는 게 무척이나 기뻤다.

그렇다고 지금까지의 여행기가 싫은 것도 아니다.
내가 방문한 새로운 곳의 기억이 지워지지 않도록,
또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 또한 큰 기쁨이다.

다만 문득,
나는 어떤 장소를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누군가를 여행하곤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그 여행기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여행지가 되어준 이들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그 여행기를 써내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 또한 누군가의 여행지가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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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여행할 때가 떠오르네요 ㅋㅋ.. 솔직히 관광지나 음식은 제가 정말 좋아했던 나라에 비하면 그저 그런 수준이었지만 그곳에서 함께한 인연은 어쩌면 다른 나라의 멋진 관광지보다 깊은 인상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지 다른 사람한테 여행기를 말해도 항상 네덜란드 이야기가 먼저 나오더군요 물론 장소도 중요하지만 여행의 특별한 매력 중 하나가 지금까지 만나보지 못했던 새로운 인연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ㅎㅎ 제자신이 누군가의 여행지가 된다면 참 기쁠 것 같군요

저도 그래요. 어디가 좋았냐고 하면 좋은 사람들을 만난 곳이 떠올라요. 어디로 갈지 추천해달라고 하면 할말이 없......ㅋㅋㅋ사람 만나는게 좋아서 여행이 좋은가봐요 저는

어떤 사람은 여행의 8할이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분도 계시지요.
아무런 계획없이 그냥 무작정 그 장소에 가서 계획없이 돌아다니다가 늘 우연히 사람을 만나고 친해지고 추억을 쌓고... 그렇게 인연이 되고...

그렇게 그 사람은 전 세계에 친구가 있고 늘 떠남에 목말라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 여행에서 사람의 중요하다고 말하는 분들은 아마 이미 본인 스스로도 그 분들에게 똑같은 존재로 기억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

저도 그렇게 기억되면 좋겠어요:-) 어떤 곳을 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네요 다시.

여행 좋아하는 분들이 그런 마음인가 봅니다. 저도 비슷한 마음이었는데 요즘은 여행을 못 떠나서인지... 또르르륵.. ㅠㅠ

헙......ㅠㅠ얼마전 일본행 티켓 생각하니 눈물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기억하시는군요. 10월에 동남아 티켓도 그렇게 될 것 같아요. 직장내 일정을 보아하니 그렇게 될 것 같더라고요. ㅠㅠㅠㅠㅠ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안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는 그래서 얼리버드가 되지 않아요.......직장인의 여행이란 쉽지 않네요 정말ㅠㅠ

그 때는... 제 업무가 지금의 업무가 될 지 생각지도 못할 때라서요. 지금의 업무가 아니었다면 충분히 갈 수 있었거든요. ㅠㅠ 한국에서 직장인의 삶이란 다 이렇지요 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도 여행을 다녀와서 생각을 해보면 음식. 장소 이런것보다 사람이 먼저 떠올라요 ㅎㅎ

사람이 남는다는 것이 참 좋아요. 같은 곳을 다시 가더라도 또 새로울테니까요.

맞아요, 저도 생각해보니 여행에서 만난 사람이 기억이 남네요 ㅎ
뭘 먹었는지는,,, 이미지는 남았지만 맛이 생각나지 않아요

음, 식당에서 먹는데 시간을 1시간 소비한다면
사람을 만나서 알아가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그 이상이라서 그럴까요

말씀 하신 형태의 여행기도 재미있을것 같네요, 다만 와이프와 여행을 다니면서는 사람을 만난 기억이 별로 없어요 ㅠ

아무래도 동행이 생기면 낯선 사람들은 만나기가 어려운가봅니다. 특정사람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또 주변사람들과 관계맺을 필요가 많이 없어지다보니.....그래도 에어비앤비나 단체여행을 하면서도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에어비앤비를 하면서 만난 호스트들은 아직도 연락하면서 지내요:-)

그러니깐 서로 공감하고 소통해야하는데 동행이 있으면 그러기가 쉽지 않으니깐요.... ^^

사람을 중심에 두고 쓰는 여행기, 참 멋집니다. 저는 결혼 전에 혼자 여행하는 걸 즐겼는데 혼자 여행을 하다보면 그 길에 만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더더욱 중요해지더라구요. 그 맛에 혼자하는 여행이 그리워 질 때도 있구요. (지금도 말리는 사람은 없지만 왠지.. 그러지 않게 되네요)

저는 여행기를 쓰는 게 즐겁고, 소중하지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ㅠㅠ 일단 사진을 골라 편집하고, 이야기를 기억하고, 글로 풀어내는 것이 다른 포스팅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더라구요. 그렇다고 소중한 여행이야기를 함부로 쓰고 싶지도 않고..ㅠㅠ 모든 게 이놈의 욕심 때문입니다.

저는 결혼을 하게 되더라도 나도, 배우자도 혼자 여행하고 싶을 때는 하는 쪽으로 지내고 싶어요. 물론 함께하면서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지만 혼자의 시간이 필요한 때도 있을테니.
여행기 쓰는건 정말 보통일이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욕심 때문에 함부로 못쓴다는 말에도 격하게 공감합니다ㅠㅠ

글을 남긴다는 것도 부담스러운데ᆢ
스팀잇은 1주일후 영원히 박제된다는게 더 부담스러운 일이죠.

저는 결혼하고 나서 혼자 유럽에 다녀왔는데 이제 유랑 번개가 부담스럽더라구요. 왠지 여행지에서의 로망을 꿈꾸시는 분들이 나오셨다가 유부녀를 만나 대실망 하시는건 아닐까 했던..

ㅋㅋㅋㅋㅋㅋ뭐어때요 누가 기대하랬나요ㅋㅋㅋㅋ근데 저는 만납시다 해서 만나는 것보다 우연히 만나서 얘기하고 가까워지는게 더 좋은 것 같아요 히

ㅋㅋㅋ 저는 유랑이 부담스러워서 안나갔는데, 도미토리에서 같은 방 썼던 한국인 친구가 유랑에서 모임을 만들어서 같이 여행 간 적이 있어요. 겁나 부담스러워하며 나갔는데 거기 오신 남자분도 유부남이었다는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그냥 여행중 친구 만드는거니까요 흐흐

아..전 혼자 여행해본 적이 거의 없어서 그런지 여행지에서 낯선 사람들과 만나서 친해진다거나 한 경험이 없어요. 써니샤이니님 말씀을 들으니 아쉬워지네요..이제라도 혼자 떠나야 할까봐요...ㅋㅋㅋ

혼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도, 함께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거니까요. 그래도 낯선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것은 정말 저에게는 너무 좋은 일이예요. 뭐라고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 좋은 일이라고 썼는데, 저는 때로는 그것만큼 특별한 게 없다고 느껴지더라고요 살면서. 한번쯤은 새로운 일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지도!ㅋㅋ

혼자 떠나는 여행!
그곳에서 사색하면서 즐기는 여행!
맛있는 현지 음식을 먹는 즐거움!
저의 로망인데ᆢ
지금은 여유로운 삶을 허락하지 않네요.
님이 부럽습니다~~^^

언젠가 꼭 그 로망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 있을거예요!:-) 화이팅!

전 사실 여행기 정리를 목표로 스티밋을 시작했어요. 근데 계속 사진을 찍고 다니는 ㅋ

예전엔 바빠서 여행만 다녀오고 사진정리를 안한적도 있어서 백업 안한 줄 모르고 지워버린 사진들도 있어요. 그 사실을 퇴사하고 어느 날 마음 먹고 사진 정리하다가 알게 되어서 너무 아쉽더라구요.
여행은 대부분 남편과 다닌거라 어디 소중히 적어놓고 싶은 마음도 있고.. 역시 다른분께 도움이 될 정보가 있을까 싶기도 하구요. 그런데 요새 쓰다보니 꼭 그런 이유 아니라도 이렇게 사진한번 더 꺼내보면서 남편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좋네요. :)
저는 누군가의 여행지가 되는건가요?

ㅋㅋㅋㅋㅋ저도 여행기는 계속 밀리는데 맨날 일기에 생각만 적고 있어요ㅋㅋㅋㅋㅋ
소중한 사람과 함께한 여행이라면 또 더욱 특별할 것 같아요. 더 오래 기억하고 싶고.
저도 그래서 사람들을 글로 쓰고 싶어지나봐요. 잊혀지지 않았으면 해서.

여행지가 되실 준비되셨죠?ㅋㅋㅋ

저야 뭐.. 언제나 준비 되었고 언제나 부족합니다. ㅋ
뉴질랜드를 첫 여행지로 쓴 이유 중에 그런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남편이랑 오붓하게 다녀오기도 했고, 친한 친구 부부랑 함께 다녀오기도 했던 여행지 였던 곳. 여행지 보다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
아부다비 오고 나서 자주 못 보는 친구들이라, 여행기 다시 정리하면서 보고 싶어지네요 :)

여행에서 가장 큰 의미가 되는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특히 써니님처럼 활동적이고 사람들을 잘 만나는 성격이라면 더 그럴것 같습니다.
전 내성적(?)이라 사람보단 먹는게 더 좋긴 합니다만...^^;;

그래서 누구를 만나느냐가 진짜 중요해요. 힘든 사람들 만나면 좀 눈치보고 그러느라고 피곤하고 그렇더라고요ㅠㅠ제가 하고 싶은대로 그냥 하면 되는데 ㅠㅠ.....사람 좋아해도 먹는 것도 좋아합니다!!!!ㅋㅋ

저도 대학시절에 내일로 여행을 한적이 있는데요.
대학친구들이 전국에 다 있었기 때문에 기차를 타고 내려서 친구집에 머물고, 친구에게 밥얻어먹고.. 이렇게 전국을 여행한적이 있어요.
그런데 10년이 지나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그 도시에 가서 내가 찾아갔던 관광명소나 먹었던 것 보다는 그 친구와 그때 나눴던 이야기, 그때 함께 했던 추억들이 기억에 남는것 같아요.
내가 찾아갔던 곳이 그 지역이었나, 그 친구였나..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사람이 누군가의 여행지가 될 수 있다는 표현이 찰떡이네요!

다들 말을 안해서 그렇지 공감하는 마음이었나봐요! 사람이 정말 중요한데, 비단 여행뿐이겠냐하는 생각도 드네요:-) 내일로 저는 한번도 못해봤는데, 이제 한국 들어가면 국내여행을 좀 해봐야겠어요!!!ㅋㅋ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많이 공감되네요.. ^^
좋은 사람 좋은인연이 저에게도 가장 많이남는기억인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은 가끔오는 혼자에 시간인것 같아요.. 사람만날 준비를 하는 재충전에 시간.... 글잘읽고 가요^^

혼자서 보내는 시간도 중요하고 또 좋은 것 같아요. 사람을 좋아하는 저도, 때로는 혼자서 있고 싶을 때도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너는 왜 social하지 않냐' 그런 식으로 생각하더라고요. 그렇게 혼자 보내느라 놓친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만, 오롯이 혼자의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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