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8일

in #kr4 years ago

아직도 다리가 쥐가 날것 같은 느낌이 들고

젓가락질이 힘들고

손에 힘이 잘 안들어간다

허벅지가 조금 굵어 진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그냥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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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종주 3일째였던것 같다.

계획했던 지역까지 100km를 넘게 달려야 했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나는 일출 전에 일어나서 일출쯔음 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해가 질때까지 약 11시간이 남았고 쉬는시간 다 빼고 계산 하더라도 시속 10km 이상은 달려줘야 했다.

(자전거로 시속 10km가 뭐가 힘드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ㅎㅎ 내가 타고간 자전거는 기어도 없는 친구에게 빌린 그냥 진짜 그냥 조그마한 자전거였다. 평지에서 정말 최고속도로 밟아도 시속 15가 채되지 않는 그런... 아주 평범한 자전거)

강을 따라서 올라가고 있는데

강의 흐름을 따라서 바람이 불었다.

어느정도 바람이면 그냥 타고 가겠는데 너무 강한 바람이 불었다.

후에 기상청에서 확인하니 최대 풍속 10m/s의 강풍이 불었다고 한다.

여튼 그런 바람이 불다 보니 자전거를 탈수가 없었고 타더라도 걸어가는것 보다 속도가 느리게 나서 그냥 끌고가기도 했다.

그렇게 힘들게 겨우겨우 올라가다가 어떤 쉼터에서 나와 반대편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신분을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위쪽에서 내려오시나봐요?

어디서부터 오셨어요?

~~에서 부터 왔어요.

와... 거기서 벌써 여기까지 오셨어요? 그러면 아침일찍 출발하셨겠네요?

아뇨, 한 3시간 밖에 안탔어요.

와 선생님 진짜 대단하세요... 그렇게 빨리 오시다니

타는데 뒷바람이 솔솔 불더라구요. 어찌나 바람이 좋던지 속도가 너무 잘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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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깨달았다.

나에게는 역풍이

누군가에게는 순풍이 될수도 있구나

반대로 나에게 순풍이

누군가에게는 역풍이 될수도 있구나

그러니 순풍이 분다고 너무 자만하지말고

역풍이 분다고 너무 힘들어 하지도 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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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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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그러게요. 가는 방향에 따라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바람이기도 하겠군요.

어떻게 보면 당연한건데 이제서야 알게 된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