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스어워드] 2017의 영화

in #kr6 years ago

라이너스 어워드 일곱가지 항목중 세번째는 영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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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의 영화
: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 내일을 위한 시간

카트만두 공항에서 포카라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몬순기간이었던 탓에 출발이 계속해서 늦어졌다. 차라리 깔끔하게 취소라고 해주면 좋을텐데 날씨 상황을 지켜본다는 이유로 비행기는 30분 가격으로 지연,지연 또다시 지연되었다.
그렇게 3시간이 넘게 대기하는 덕에 나는 핸드폰으로 이 영화 한편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었다.
영화는 복직하려는 노동자가 동료들과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보내는 1박2일을 그리고 있다.
영화내내 그들은 담담하면서도 처절하게 자신의 삶을 외치고 조용하면서도 치열하게 자신들의 선택을 변호한다.

한 편의 영화와 그리고 두어시간의 수다가 끝나고 결국 비행기는 취소되었고 우리는 실망감을 안고 다시 여행자 거리로 돌아가야만 했다. 그런데 택시가 정차하는 동안 창 밖에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흐르고 있었다.
다리없는 아이 하나가 바퀴달린 판자를 끌며 구걸을 하고 있었고 바구니를 이고 지나가던 노인이 꼬깃한 돈을 쥐어 주었다. 반대편 길에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부대끼며 버스에 올라타려 하고 있었고 그 틈 사이를 잡상인 하나가 비집고 다니며 군것질 거리를 팔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제서야 이 아이러니를 깨달았다.
나는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의 하층민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갈등하고 고통받는 영화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그 혼잡한 공항은, 아니 그 단아하고 분주한 나라는 내가 좁은 핸드폰 화면을 통해 본 영화에 훌륭한 액자역할을 해주었다.
그들이 특별히 더 마음으로 행복했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들은 분명 순박한 미소를 지녔지만, 나름의 치열함을 갖고 있었고 영화 속의 인물들 보다 훨씬 극한의 상황에 내몰려있다. 누가 감히 그들을 '더' 행복하다고 할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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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가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어떤 상태에서건 끝없이 갈등하고 싸워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저 관조할 뿐이라던 다르덴 형제가 제안하는 호흡구는 인간애와 동료의식이다.
영원히 모두가 이상적인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연대하며 버텨낼 뿐이다.
특별할 것 없는, 어쩌면 식상하게 느껴지는 이 메세지가 그 상황과 그 순간 속에서 어찌나 와닿았는지...
그래서 2017년의 영화는 이 잔잔한 읍조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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