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카페 탐방] 매뉴팩트 (Manufact) - 서울 연희동

in #kr8 years ago

동네를 걷다가 하늘이 예뻐 고개를 들었다. 낯선 카페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피아노 학원이 있던 자리가 언제 바뀐 거지?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하는 2층에 자리 잡은 카페라 호기심이 생겼다. 계단 앞 간판에 쓰인 'MANUFACT', 가게 이름보다 폰트가 눈에 확 들어왔다. 책을 편집할 일이 종종 있는지라 타이포그래피에 민감한데, 평범한 것 같지만 은근슬쩍 신경 많이 썼다고 이야기하는 폰트에 주인의 성격이 짐작갔다.

사실 연희동이 유명세만큼 세련된 곳은 아니다. 오래된 부촌 이미지가 있지만, 지하철 하나 없는 교통 사정 덕인지 개발에는 한 발 물러서 있었다. 요즘이야 바로 옆 연남동이 하도 시끌시끌해서 같이 조금 꿈틀거리긴 한다지만 아직까진 그냥 한적한 주택가다. (계속 이렇게 남아있으면 좋겠다.) 매뉴팩트가 좋은 이유는 그 분위기가 잘 녹아든 것이 아닐까싶다. 오픈 일 년이 지나서야 학원이 카페로 변한 걸 알았을 만큼 화려한 홍보나 존재감 과시가 없었다. 조용한 주택가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없었다면 어려운 일이다. 얼마 전 오픈한 쥬스 프랜차이즈의 요란스런 외관과 홍보와 정확히 대비된다. 바로 앞의 떡집과 빵집, 전파사와도 무리없이 어우러지며 원래 있던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조용한 존재감.

맛 없는 커피를 먹으면 하루 종일 손해 본 느낌이다. 새로운 카페 선택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데, 폰트와 스며듬이 좋아 가파른 계단을 올랐다.

요즘 유행하는 여백 있는 인테리어는 아니다. 오히려 유럽의 연식있는 카페처럼 여러 물품으로 공간을 정갈하게 꽉 채웠다는 느낌이다. 카운터는 계산대를 가운데에 놓고 왼쪽에 다른 유명 카페의 원두와 커피 기구를 배치했다. 오른 쪽에는 원두와 콜드브루 판매대가 놓였다. 뒤는 사무실로 쓴다.

바 쪽은 커다란 테이블을 앞에 배치하여 드립 제조기를 놓았다. 카페 오른쪽 창가 쪽에 라마르조코 리네아 3구 머신이 있다. 뒤쪽로스터실에는 콜드브루 제조대와 프로밧 로스터기가 보였다. 메뉴는 단촐해서 에스프레소 베이스, 드립 베이스, 콜드브루 등 커피 음료가 전부다. 인테리어 전면에 콜드브루 제조를 위한 동파이프를 내세운 것처럼 콜드브루가 맛있는 곳으로 이미 유명했다.

플랫화이트. 에스프레소 블렌드 맛은 묵직함과 고소함이 어우러진 올드 계열 같다. 진하지만 느끼하지 않고 각 원두의 개성을 살린 느낌. 사진이 어디 갔는지 모르겠는데 더울 땐 아이스로 먹어도 참 괜찮다.

새로운 곳 방문은 언제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데, 맛있는 커피로 보상 받은 느낌. 폰트와 외관에 신경 쓴 것처럼 커피도 허투루 하지 않은 곳. 동네에 이런 카페가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인 듯. 드립, 에스프레소, 콜드브루, 모두 마셔봤는데 빠지는 것 하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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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I look at the entrance, I expected an older inside. It doesn't look as I imagine, but I'm still interested in the coffees.

Thanks for the reply. This cafe 'Manufact' is at a old building but the masters (two brothers own the cafe) are interested in Some sort of Japan-like or Scandinavian style of interior. They did their best at the interior of their cafe. Coffee quality they serve is decent. If you have a plan to visit Seoul, Should visit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