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소리16

in #kr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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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헛소리 포스팅을 한 지 5개월이 지난 것 같다!?!?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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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을 정성스레 쓸 자신이 없어서 헛소리 포스팅을 미뤄왔는데...

글감이 점점 쌓여가는 모습을 견디지 못하고 성의 없게나마 에피소드들을 하나씩 풀어나가 보려 합니다.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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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소리 포스팅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 새우 실장님(평소에는 그냥 실장님이라고 부름).
핑크색 패딩을 입고 등을 쭈그린 자세가 새우를 닮은 아줌마다.

겨울이 다가오자 실장님은 어김없이 새우껍데기핑크색 패딩을 입기 시작했다.
아예 대놓고 가게 서랍에 넣어놓고 수시로 입었다 벗었다탈피를 반복하곤 한다.

그날은 2018년 11월이었던가 10월이었던가...? 초겨울이지만 꽤나 추워서 패딩을 입어야 하는, 그런데 날은 추운데 햇빛은 또 뜨겁지근한, 그런 날이었다.

우리 가게는 로드샵(길거리 매장) 의류 매장인데, 가게 뒤에 작은 주방이 딸려있어서 매일 점심밥을 지어먹는다. 주방에는 밖으로 통하는 뒷문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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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느낌... 빨간 동그라미는 문입니다.

암튼, 뒷문이 있다.

매장에서 일할 사람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실장님과 나는 동시에 밥을 먹을 수 없다.
그래서 내가 먼저 밥을 먹고 실장님과 교대를 하고, 잠깐 야외 주차장에서 담배를 피고 가게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주방 뒷문에 익숙한 핑크색이 보이는 거다.

날이 추운데 햇빛은 뜨겁다며, 실장님이 등만 밖으로 빼놓고 밥을 먹는 모습이었다. 등만 햇빛으로 지지겠다는 기발한(?) 아이디어인데... 그모습을 보자마자 내 머릿속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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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소금구이가 구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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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보니 뭔가...
별로 재미 없는거 같아서... 하나 더 써본다.

겨울이 되면 새우 실장님이 핑크 패딩을 꺼내 입듯,
겨울이 되면 나는 옷장에서 내복을 꺼내 입는다.

무슨 할배도 아니고 내복을 입냐고 놀리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이렇게 대답해준다.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야!"
고로, 에너지 절약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나는 애국자. 이런 식으로 말하면 다들 그냥 "응 니가 짱 해..." 라는 뉘앙스로 넘어가곤 한다.

암튼, 그날도 위아래 풀세트로 내복을 갖춰 입고, 가게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근데 분명 아랫도리에도 내복을 입었는데, 아랫도리가 뭔가... 허전한 거다.
그래서 밑을 내려다 봤는데... 헉! 지져스! 지퍼가 열려 있었다.

내복을 안 입고 있었으면 바람이 통해서 바로 알았을 텐데, 내복을 입고 있어서 바깥 공기가 잘 안 느껴진 것이다. 이런 망할 보온성...

누가 보고 있었다면 상당히 창피한 상황이었을 테지만 다행히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나는 재빠른 동작으로 지퍼를 올렸... 는데

지퍼가 안 올라 간다

...지져스 크라이스트!

당황한 나는 지퍼를 계속해서 올려도 보고 내려도 보는데 얘가 올라갈 듯 말듯 달깍달깍거리기만 하고... 고장이 난 건지 잘 안 올라갔다...ㅠㅠ!!

실제 시간상으로는 3초~5초 정도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민망함 때문인지 훨씬 길게 느껴졌다.

암튼
달깍달깍... 달깍달깍... 달깍달깍... 지이익-! 하고
몇 번의 시도 끝에 겨우겨우 지퍼를 올리는데 성공한 나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식은땀을 닦으며 고개를 들었고

내 앞에는, 실장님이 나를 짐승 보는 듯한 눈으로 보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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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죄송합니다"

...죄송할 것 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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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 있었군요. 힘내세요.. ㅠㅠ

넵ㅎㅎㅎ

토끼눈을 한 실장님이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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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ㅎㅎ 눈보다는 표정이 잊혀지지 않네요ㅋ

ㅋㅋㅋㅋ 뭔가 서글픈...

...ㅠㅠ

기름이 그래도 몇 방울은 난다고 했던 것 같은데... ^^

방울...ㅋㅋㅋ

드디어 밤 지새우 는 날이 왔어용~!

2019황금돼지해(^(00)^)~복 많이 받으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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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써주세요.
이 글도 18일이 지나있네요 ㅎ
무슨 옷가게인지 궁금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