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네자와 호노부, <보틀넥>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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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인 '료'는 여자친구 '노조미'가 떨어져 죽은 절벽에 추모를 하기 위해 찾아갔다가, 기이한 바람에 이끌려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자신이 없는 대신 '사키'가 있는 세계로 전이되게 된다.

이게 무슨 소리냐, 료의 부모님은 자식을 둘 낳을 생각이었는데, '원래 세계'에선 둘째 사키가 유산되는 바람에 셋째 료를 낳게 되었지만, 이 다른 세계에서는 둘째 사키를 정상적으로 출산하여 료는 존재 자체가 무산되어 되어버린 것이다.

원래 세계로 돌아가려는 '료'는 오지랖 넓은 '사키'씨와 동행하며, 비극적 틀린그림찾기를 시작한다. 자기의 세계와 사키의 세계 사이의...

<보틀넥>의 등장인물은 대부분 고등학생이지만, <보틀넥>은 결코 청춘 소설이 아니다. 반-청춘 소설이라는 말이 옳다. 계절이 겨울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형은 말했다. 누구나 다른 누구에게도 없는 개성이 있다고. 너는 너일 수 밖에 없다고.
그래, 그럴 것이다. 부정하려야 부정할 길이 없는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다르다는 것은 그것만으로 가치를 낳지 못한다.

<보틀넥>은 사춘기를 사뿐히 즈려밟는 소설이다. 그래, 너는 너야. 그래서 이 꼬라지가 난 거지. 다른 사람이었다면 달랐을 텐데.

결말에 대해 이야기하자. 료가 겪은 일 자체는 노조미의 저주와 연관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린아이드 몬스터, 생을 질투하는 죽은 자가 변한 것. 혼자 있으면 나타나 이런저런 방법으로 산 사람의 마음에 독을 불어넣어 죽은 자의 편으로 끌어들이려 한다.

노조미는 살아있던 동안 돈을 원했던 것처럼 죽은 후 생을 원했다. 료는 생을 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마치 은행나무처럼 서있다. 해서 노조미는 료에게 '죽어버려' 라고 외친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다. 생을 원하지 않는 사람도 살아갈 수 있다. 어쩌면 노조미의 저주는 료 자신이 이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료는 결국 마지막에 몸을 던질 것인가? 그러지 않을 이유는 없다. 생을 원하지 않는 자가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는 구차한 이유가 필요한 법이다. 은행나무의 추억, 노조미의 추억. 유감스럽게도 료에게 남아있는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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