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와 연애] 연애의 규칙에 대해 의논해본적 있나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이 게임의 규칙에 대해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의논해본 적이 있느냐는 거야. 어때?" - 기사단장 죽이기 2권 p. 36 무라카미 하루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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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되면 할머니댁 거실에는 으레 화투판이 벌어지곤 한다. 동네에서 패좀 만져봤다는 어르신들이 하나둘 앉기 시작하면 패를 돌리기전 룰에 대해 의논을 한다. 점당 얼마로 할것이고, 광값은 얼마며, 똥으로 흔들면 몇배, 돼지값은 얼마 등등... 이때 대부분의 룰들은 여씨집안 공식 타짜 큰고모의 의견에 따른다.
하지만 가끔 큰고모의 룰에 반기를 드는 어른이 있기 마련인데 이때에는 큰고모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양보를 하시거나 때로는 이런저런 협상의 끝에 큰고모의 의견대로 가곤한다. 그래서 우리 여씨네 하우스의 화투룰은 매해 매명절마다 조금씩 달라지곤 한다.
사람들이 모여 룰을 정한다는건 누구의 말이 더 맞느냐와는 관계가 없는거다. 중요한건 이 판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납득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있는거다. 누구의 동네에선 처음 쌌을때 피를 두장씩 주기로 했어도 올해 설연휴 시즌 여씨네 하우스에서 패를 돌리기전에 그런 얘기가 없었다면 그런 룰은 없는거다.
연애도 어찌보면 게임이라 볼 수 있다. 나와 상대가 하나의 룰을 가지고 나름의 즐거움을 공유하니 이 또한 게임이지 않은가? 그런데 문제는 우리는 연애를 시작하면서 상대와 이 게임의 규칙에 대해 의논을 하지 않는다는거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고, 그동안 서로가 해왔던 게임의 룰이 다 달랐을것이 뻔할텐데 으레 "상대방도 나랑 비슷한 규칙으로 연애를 하겠지?"라는 생각... 아니 정확히는 "연애라는 게임은 내 룰이 맞아!"라는 생각으로 상대의 룰을 들어보고 서로의 규칙을 조율해볼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사랑하는 연인사이라 하더라도 일단 트러블이 나면 의논을 하기보다 서로 자신의 규칙이 맞다는 식으로 목소리를 높일 뿐이다. 하지만 앞서 말을 했듯 절대적인 룰이란 없는거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에 따라야하는 것처럼 어떤 룰이든 가장 중요한건 구성원의 동의다.
당신의 연애룰이 하루에 전화를 한통 이상하고, 카톡답장을 1시간 이내에 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상대가 그동안 해왔던 혹은 원하는 룰은 상황에 맞게 하자 일 수 있다. 이때 해야하는 것은 둘중 누구의 말이 맞는지 좀 더 효율적인지를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자신의 입장에 대해 진득하니 설명을 하며 그 차이를 좁혀가는 것이다.
그러니 상대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땐 "쟤는 대체 왜저래!?"라며 비난을 하기보다 "우리가 이 부분의 규칙에 대해서 의논을 했었던가?"라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카톡 혹은 전화로 나의 주장을 늘어놓을게 아니라 맛난 소고기라도 먹으며 "자자~ 지금부터 며칠전에 있었던 XX건에 대해 의논을 시작하겠습니다!"라고 해보는건 어떨까?
바쁜 스티미언들을 위한 요약
게임의 룰이란 누구의 말이 옳으냐가 아니라 그 게임에 동참인 인원들이 납득을 하느냐의 문제다. 그렇다면 연애중 상대와의 트러블은 누군가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룰에 대해 제대로 논의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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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룰은 동참한 사람들 사이의 납득의 문제이군요. 의미있는 말입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서로의 룰 따위는
암묵적으로 무시하다보면 곧 트러블이 생기게 마련인거 같습니다
구성원의 동의... 곧 상대방에 대한 존중
완전 공감합니다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연인이라도 각자 룰을 정하고 존중해주면 더욱 오래도록 예쁜사랑을 할 수 있겠지요 ㅎㅎ
연애하기 전에 반드시 합의서를 쓰고 시작해야 문제가 없을 듯하네요.
사람 사이에 절대적으로 옳은 것을 가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니 동의하고 합의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겠죠..
ㅋㅋㅋ 이걸 보니 제가 한때 연애계약서를 썼던 시절이 기억나는군요! 항목 만들기가 참 재미있었는데 말이죠! ㅎㅎㅎㅎ 연애하고 싶네요!
음, 그럼 사귀기 시작하면 이야기를 통해 룰을 정하고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