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 주의] 창이냐 방패냐

in #kr6 years ago (edited)

메이웨더.jpg

복싱 역사상 가장 강력한 수비력을 가졌다 평가 받는 메이웨더 주니어. 이 정도면 수비를 퍼붓는거다.

창이냐 방패냐


   일단 싸움이 벌어지면 공격과 수비가 오가기 마련이다. 싸움의 정의상 공격은 빠질 수 없는 요소이지만 그렇다고 수비가 빠지는 법도 없다. 수비 없이 서로 맞불만 놓는 싸움은 승패에 연연하지 않을 경우에나 가능하다. 결국 한 쪽은 공세를 퍼붓고 다른 한 쪽은 수세에 몰리게 된다. 공수는 쉼없이 전환되고 그때마다 싸움꾼은 자신의 공격력과 수비력을 평가받는다. 공격 측은 화력을 높여 상대를 몰아붙이고 끝내 항복을 받아야한다. 수비 측은 살아남는 것을 최우선 목표함과 아울러 상대에 비하여 체력을 아껴야 한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도 있으나, 이는 전의를 상실하고 웅크려버리는 경우에나 해당하는 말이다. 내가 공격을 위해 거리를 좁히면 나도 상대의 공격거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상대가 언제든 치고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면 감히 함부로 결정타를 날릴 수 없다는 이치에서 문장을 받아들여야 한다. 혹시나 문자 그대로 수비를 버리고 공격만을 추구해야 한다고 이해하여서는 안된다. 정말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면 메이웨더의 숄더롤은 그저 쓸데 없는 장난질에 불과한 것 아닌가. 수비는 공격을 염두에 두어야 하고 공격은 수비를 염두에 두어야 하며 공수는 매끄럽게 연결되어야 한다지만, 아무튼 공격은 공격이고 수비는 수비이다.

   그렇다면 싸움을 준비하는 데에 있어 우선하여야 할 능력치는 어떠한 것일까? 화끈한 공격력일까 아니면 끈덕진 수비력일까? 둘 다 균형 좋게 가지고 있다면 좋겠으나 인간에게는 시간의 제약이 있고 신체 피로도에 따른 한계가 있다. 우리는 우선 순위를 정해 싸움에 대비하여야 한다. 만약 여러분에게 무엇이든 뚫을 수 있는 창과 무엇이든 막을 수 있는 방패 중 하나가 주어진다면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나는 여기에서 조심스레 방패를 골라 보겠다.


돈 프라이 대 요시히로 타카야마. 수비따윈 개나 준 이런 경기도 있다.

브라질리언 주짓수의 교훈


   브라질리언 주짓수(BJJ)는 1993년 UFC1에서 호이스 그레이시가 우승한 이래 실전 무술로 세계에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브라질 내부에서는 이미 엘리오 그레이시 대에서부터 유명하였으나 문화적 영향력이 큰 미국 시장에 입성하여서야 그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

   이렇게 강한 무술로 유명한 브라질리언 주짓수에서 초보 수련생에게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은 바로 생존이다. 처음 흰 띠를 맨 수련생은 얼른 누군가를 꺾고 졸라 보고 싶어도 일단 살아남는 법을 우선하여 배운다. 특히나 BJJ가 작은 사람이 큰 사람을 이길 수 있는 무술을 표방하는만큼 생존은 BJJ의 정체성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 기본적으로 수비와 생존은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의 전략으로서, 공세 대 공세로 맞붙었을 경우 더 크고 힘 센 사람이 이길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90세가 넘은 말년의 엘리오 그레이시는 젊은 수련생과 맞붙어 항복을 선언하지 않는 것을 수련의 목표로 삼으며 생존 자체를 자신이 승리로 여겼다. 브라질리언 주짓수계의 가장 큰 스승으로서 그는 거듭 생존을 강조했다. 브라질리언 주짓수에서 생존은 그만큼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물론 모든 수련생이 이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는 것은 아니다. 성향상 공격을 즐기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이렇게 공격적인 사람은 자신보다 힘이 약한 상대에게는 무자비한 강력함을 보이지만 자신보다 조금만 더 강하여도 쉽게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힘으로 부딪혀 제압하던 버릇이 통하지 않으면 포기가 빠르다. 호랑이 같이 달려들던 수련생은 불리해지는 순간 어찌할 바 몰라하며 순한 양이 된다. 반면에 수비가 좋은 사람은 자신보다 상대가 약하든 강하든 꾸준한 실력을 보인다. 커다란 상대에 깔려 고비를 맞더라도 거북이처럼 단단하게 방어하고 끝내는 살아남아 엎치락 뒤치락 형세를 역전시킨다. 상급자의 입장에서도 후자의 수련생이 스파링하기 더 껄끄러우며 잘한다고 느껴진다.

   그렇다고 공격적인 성향의 사람이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수련을 계속하며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 나가는 법이다. 수비력의 부족을 느낀 사람은 수비에 신경쓰게 되고, 공격력의 부족을 느낀 사람은 공격에 더 신경을 쏟게 되어 있다. 공격성은 결국 그 사람의 장점이 되고 자신만의 독특한 주짓수 스타일을 만들어 준다. 다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일단 살아남아야 기회가 주어진다는 브라질리언 주짓수의 교훈이다.


효도르에게 맞아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스타크래프트의 교훈


   이 이야기는 비단 일대일 전투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스타크래프트야말로 일단 살아남아야 기회가 주어진다는 교훈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게임이 아닌가 싶다. 우주방어의 종족이라 하는 테란이 언제나 토너먼트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역대 스타리그의 우승자들만 보아도 테란이 얼마나 대단한 종족인지 잘 알 수 있다.

   게임의 컨셉상 테란은 방어에 특화된 종족이다. 체력 60의 단단한 일꾼들, 무한 리페어로 절대 깨지지 않는 벙커, 시즈탱크와 마인밭까지, 제대로 자리잡은 테란의 방어진에 함부로 들이댔다가는 눈깜짝하는 사이에 모든 유닛들이 녹아버린다. 그래서 테란을 상대하는 타 종족은 굳이 본진까지 치고 들어가는 무모함보다는 병력만 소모시키고 굶어 죽이는 쪽을 택한다.

   당연히 테란에게도 단점은 있다. 다음 자원 확장까지 진출이 어렵고 어설프게 진출했다가는 전투에 크게 패하고 본진에만 갖혀 버리는 수가 있다. 또한 유닛들의 기동력이 떨어져 전선이 확대되면 손이 극도로 바빠진다. 그리하여 세 종족 사이의 균형을 아슬아슬하게 맞추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테란의 막강한 수비력은 테란에게 gg를 치는 마지막까지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승리의 무게추를 더하여 준다. 다른 종족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역전 경기가 테란에게서는 자주 볼 수 있는 까닭도 테란의 수비력에서 나온다. 테란은 끝내 죽지 않고 살아있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기쁨을 누린다. 과거 패러독스에서 벌어진 임요환 대 도진광의 경기는 여전히 회자되는 대역전 경기였고, 최근의 이영호도 “‘이영호라면’ 모른다”는 말을 들으며 역전의 명수로 명성이 높다. 한번 경기가 기울면 뒤집기 어려운 공격 성향의 저그와 비교해 볼 때, 수비 성향의 테란이 갖는 장점은 뚜렷하다.

twolee.png

벙커 둘에 SCV가 있는 그 곳은 지옥...

역사의 교훈


   그렇다면 전쟁 게임이 아닌 실제의 전쟁은 어떠할까? 과거부터 현재까지 역사를 돌이켜보자면, 실제의 전쟁에서도 역시 수비가 중요하다 말할 수 있을 듯하다. 강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강대국의 반열에 오른 국가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때 수비력이란 스타크래프트처럼 종족이 특별해서 수비력이 좋았다는 말이 아니라, 지형적 특색으로 인해 수비에 용이했던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다.

   가깝게는 우리나라의 삼국통일을 예로 들어 볼 수 있다. 본래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에 비하여 농업 생산량도 떨어지고 군사력도 부족한 무엇하나 앞서는 것이 없는 약소국이었다. 하지만 신라는 소백산맥이라는 천연의 요새 덕분에 최종적인 삼국통일의 승자가 될 수 있었다. 어느 나라나 시기에 따라 부침을 겪기 마련이지만, 방어가 좋은 국가는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부활할 여지가 있는 반면, 방어가 약한 국가는 기회를 틈 탄 외세의 침략에 쉽게 무너지고 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한고조 유방이 파촉 땅을 기반으로 초패왕 항우를 이겨냈던 일과도 유사하다. 파촉은 원래 항우가 진을 멸하고 봉지를 나누며 유방을 유배보내듯 보낸 험지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 파촉 땅은 유방을 한고조로 만들어준 훌륭한 발판이 되었다. 한때 유방은 팽성전투에서 항우에게 대패하며 목숨만을 건져 도망갔으나, 그가 가진 파촉 땅은 누구도 침략할 수 없는 땅이었고, 그는 파촉으로부터 징발한 군과 식량으로 다시 재기할 수 있었다. 유방은 언제나 항우에게 전투에서는 패하였음에도 이로써 전쟁에서는 승리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현대로 넘어와 지금의 강대국을 보아도 본토 수비에 용이한 지형의 국가들이 많다. 바다를 건너야만 침략이 가능한 일본과 영국, 그리고 미국은 인류의 역사 초기 변방 중에 변방에서 현재에는 그 어느 나라보다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강한 나라가 되어 있다. 과거와 현재의 사례를 볼 때, 돌고 도는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 국제적 패권을 가지기 위한 조건으로서, 강력한 수비력은 충분조건은 못되어도 필요조건 정도는 되지 않을까.


촉땅으로 들어가는 길

사실은 그냥 내 마음대로


   사실, 앞서 장황하게 창보다 방패를 택해야 하는 이유를 떠들어 보았지만, 탄탄한 근거가 있어서 한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 시쳇말로 ‘뇌피셜’에 불과하다. 따지고보면 무수한 반례를 찾을 수 있는데, 첫째로 MMA의 역대 챔피언들을 보자면 에밀리아넨코 효도르와 케인 벨라스케즈, 호세 알도, 코너 맥그리거 등은 살벌한 공격력으로 유명한 파이터들이었다. 화끈한 화력이 그들의 치명적 매력이자 장점이다. 둘째로, 스타리그에서 테란 뿐 아니라 저그와 프로토스도 우승을 몇 차례 차지한 바 있다. 음.. 하지만 이는 아무래도 테란이 좋은건 맞는 듯하니 넘어가자. 여하튼 셋째로, 세계에서 가장 넓은 땅을 점령했던 징기즈칸의 본거지는 몽골평원이었고, 나폴레옹은 너른 평지의 프랑스 땅으로부터 뻗어나갔다. 예시로 들었던 파촉땅도 귀큰놈 유비가 근거했던 곳이었으나 위촉오의 삼국지에서 승리하지 못하였다.

   아마도 내가 수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근거를 수집한 데에는 현재의 내 마음이 그것을 바라는 탓에 원인이 있지 않은가 싶다. 전문용어로는 확증편향이라고도 하는데, 즉 내가 원하는 바대로 보고 원하는 바대로 느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풀매수, 풀매도로 원금 까먹지 않고 안정적인 분할 매수, 분할 매도로 성투하고 싶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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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선보팅 후감상ㅋ
리뷰는 조금있다 적겠음ㅋㅋ

글에서 점점 힘이 빠지는걸 느낄 수 있을게다

방어형 공격도 있어서 ㅋㅋ

방패밀기 !!

반대로 공격형 방어도 있고여

여튼 전 풀매수 눌렀다가 존버죠 ㅋ

존버모드 해지도 생각해 봤는데 해당 비용(투자에 신경이 너무 쏠림)이 더 큰거 같아요 ㅋ

저도 실은 작년부터 존버모드입니다ㅎㅎㅎㅎ

이게 의식의 흐름이라니 ㄷㄷ

좀 길게 흘러가 보았습니다. 제이미님이 흘러가는대로 쓴다고 해서...ㅎㅎㅎㅎ 근데 제이미님 만큼 길게는 안뽑히네요ㅠ

다른 매력이 있네요ㅋ사실 퇴고하며 잘라내어지는 부분들에
개성이 제일 많은지도 모르겠습니다... 뭔가 단락별로 결론을 꼭 마지막에 두려는 습관이 느껴지는데 그것도 재밌네요ㅋㅋ

그런 습관이 있었군요ㅋㅋ 버릇은 스스로 모르는 법이라ㅋㅋㅋ

그러니까 풀매수, 풀매도로 원금 까먹지 않고 안정적인 분할 매수, 분할 매도로 성투하고 싶다는 말이다.

느닷없는 투자가 끼어들어서 나는 놀랐다고하지.

의식의 흐름인데 선수이름이랑 년도 정확한거 보소. 역시 글에는 이런것같다 보다는 이것이다 하는 주장이 훨씬 읽는이의 갑갑함을 풀어주지. 나는 자료찾고 정확한 팩트로 작성하는게 귀찮아서 손이 가는대로 두리뭉실 그렇다더라 식으로 쓰는것에 반해 정직한 글입니다요.

확증적편향 이라면서 글 말미에 나처럼 깨알같이 반대예시 적어놓은것봐ㅋㅋ 글에서 남자다운 펀치가 느껴집니다요. 굳이 목차없이 그냥 써도 잘 쓰는 편이니 매일 1편씩 써보는건 어때.ㅋ 귀찮겠지? 왜ㅋㅋㅋ하루 5천원이라도 벌어본다 생각하고 적어보라규 그리고 태그에 뉴비태그 깨알같음ㅋㅋ 이게 신입이 쓰는 포스팅이라니 모두 입다물어야함. 그래야함.ㅋㅋ 이렇게 칭찬을 마구 해줘야 또 글을 쓰시지요. 왕자님. 주짓수 배우니 주짓수 이야기가 훨씬 편히 느껴졌나보군요.
후후후

저도 수비가 나은것 같다고 조심스레 공감하고 갑니다. 끄덕끄덕 응응 예스예스 캡틴아메리카의 방패가 생각났다규 ㅋㅋ아몰랑ㅋㅋㅋ

ㅋㅋㅋㅋ선수 이름이랑 연도... 나도 모르게 덕밍아웃 해버렸군. 근데 저건 다 워낙 유명한거라...

그런데 여기에 아몰랑 일기를 적으셨군요?ㅎㅎ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도 있죠 ㅋ 하지만 저도 공격보다는 방어가 더 좋습니다 ㅎㅎ

분할매수 분할매도하고 계신가 보군요ㅎㅎㅎ

뉴비시군요. 앞으로 크게 될 분 같아서 응원합니다!


https://steemitimages.com/0x0/https://ipfs.busy.org/ipfs/QmX8qSptnt8HphqeX4D5nyeSEnxcCZcxpTGuKMFuh9SAj4

앗 스팀잇 직원께서!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지키는 것이 먼저이지요.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일어나셨어요? 꿈이 사나웠나봅니다!

눈을 감아도 떠도 고통의 연속이네요ㅋㅋㅋㅋ

공격과 수비, 어느 한쪽보다는 상대의 스타일, 싸움의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스타일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죠. 각각의 스타일에는 약점이 있기에 어느 한 스타일에 집착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요.

김리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공수는 본래 균형을 맞추어 이길 수 있을 때 확실히 이기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그저 제 말은 공격력은 다소 부족하여도 끈덕지게 살아남을 수 있는 수비력이 있다면 끝내 승리를 쟁취할 수 있지만, 수비력이 부족하다면 공격력이 강하다 하여도 위기의 순간에 쉽게 무너져 버릴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스타일에 관해서 오직 무술에서만 적용되는 것이고, 제가 여기저기 운동다니며 많이 들었던 이야기이면서 직접 몸으로 느낀 점인데, 상대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도록 연습함은 무척 이상적으로 아마추어인들에게는 권장되지만, 실제로 이겨야만하는 선수들은 그렇게 연습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선수들은 오직 자신의 기술 한 두개를 극도로 갈고 닦고, 시합에서 상대를 자신의 영역에서 싸우도록 강제하는 연습을 합니다. 그래서 오늘날 대부분의 유도선수들은 업어치기 선수면 업어치기를 위한 잡기싸움을, 허벅다리 선수는 허리기술을 위한 잡기싸움만을 하며 아예 노골적으로 기술을 걸려 합니다. 본래 과거 일본의 유도에 따르면 상대의 반응을 유연하게 역이용하여 손기술이면 손기술, 허리기술이면 허리기술을 걸 수 있도록 목깃 아래로 느슨하게 잡으라는 가르침과 대조적입니다. 아마도 이는 유연한 대처를 위해 필요한 기술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보다 상대보다 우위에 있는 기술을 만들고 자신의 영역으로 상대를 강제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더 수련 시간 대비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까닭이 아닐까 합니다.

저도 체육관에서 보통 관원들과 스파링을 할 때에는 모든 영역에서 다 부딪혀 줍니다. 상대가 들어오는 방식에 따라 적절하게 카운터를 하며 상대를 제압합니다. 이는 체력 안배 차원에서 무척 효율적이고 상대에게 경외의 대상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저와 비슷하거나 저보다 잘하는 사람과 스파링할 때에는 이런 방식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아무리 기술을 골고루 연마했다하여도 성향상, 신체조건상 자신이 잘하는 것이 정해져 있기 마련입니다. 상대의 영역에서는 제가 이길 가능성이 크지 않습니다. 결국 저는 상대의 영역을 피해 제 영역에서만 싸우려 할 수밖에 없습니다.

두서없는 말을 정리하여 보자면, 무술 수련생들에게 다양한 기술의 습득이 이상적으로 권장되고 있기는 하나, 현실적으로 시합에서 이기는 방식으로는 몇 가지 기술 옵션의 극한 수련이 권해집니다. 각 스타일의 약점을 보완하고자 다양한 스타일을 익히는 것보다, 한 가지 스타일의 완성도를 끌어올려 약점을 커버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입니다.

돌아오신 @kmlee님을 환영하는 장문의 답글이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스타크래프트에서도 3종족을 다 플레이하면 각 종족들을 플레이하면서 배우는게 있죠. 가령 테란을 플레이하며 테저전을 연습하고나면, 저그를 플레이할 때 저테전을 더 잘 하겠죠. 하지만 프로게이머들도 연습을 목적으로 다른 종족을 플레이 하는건 비효율적이라고 합니다. 말씀하신 내용이랑 비슷한 맥락이겠죠. 하지만 한 종족을 다양한 스타일로 플레이 할 수는 있어야 합니다. 서로의 빌드오더, 게임의 흐름에 따라 공격적인 포지션을 취해야 하기도, 수비적인 포지션을 취해야 하기도 하죠. 공격으로 본 이득을 지키기 위해서 잘 지켜내야 하고, 잘 막아낸 후에 효과적인 역습을 가할 수 있어야 하죠.

반갑게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일단 살아남아야 다음을 볼 수 있으니까요..

저도 벽에 똥칠할 때까지...ㅋㅋㅋ

손자병법에서도 공성전은 최하의 계책이니 피하라는 말이 있죠. 그러나 우린 해자도 없고 성벽도 없으며, 우리 참을성은 잘 쳐봐야 나무 울타리 수준입니다.

열 배의 병력이 있다면 포위하라는 말이 무색하게, 시장은 몇십만배의 병력을 가지고 있죠. 다행인 점은 '난 투자 안 하고 현금으로 가지고 있을래' 할 땐 쳐들어오지 않으니, 나무 울타리 안에서 조용히 때를 기다리다 이기는 게 확실해지면 성문을 열고 시장을 털어먹다 도망치는 계책을 신이 아뢰옵니다.

왕자님의 건승을 비옵니다. 충성!!

르캉님도 그렇게 울타리 안에서 때를 기다리고 계시군요!

음..숄더롤은 난공불락이긴 한데.처음에는 재밌지만 하다보면 내가 이걸 왜 히고 있는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운동이 목적인데 폼도 무너지고 그냥 이길려고 히는 느낌..왠지 앞뒤가 바뀐 느낌이 들어서ㅋㅋㅋ남들 보는 눈도 있구요
확실히 운동하다보면.. 적당히 운동배운 사람이 스파링힐때 막무가내로 주먹질 히는거 참 보기 인좋더라구요. 가만히 받아주다가 몇대 살찍 날리면 또 갑자기 의기소침해지고ㅋㅋㅋㅋ꼭 그런 성향의 사람들이 있더리구요. 즐기고 운동하려는게 아니라 뭔가 공격적인 사람들. 그런데 이걸 공격적이라기보단 그냥 약한 시림들한테만 공격적인 비매너라..
공격적 성향이 이게 전문적으로 운동하는데는 어느정도 좋긴 하겠지만 항상 탑에 있는 사람들은 스마트한 사람들입니다. 우락부락한 공갈포가 아닌.
따라서 무조건 이길려고민 하는것보다는 많이 져보기도 해야 경험의 양과 깊이가 더해지더라구요. 물론 목숨걸고 이겨야힐때도 있지만, 결국 운동도 매너와 인내입죠.
뭐 스타크래프트는 단축키도 몰라서 마우ㅅ.만 사용하는 유저리 힐 밀이 없네요.

기껏 포장해놨더니 다시 잘 풀어헤쳐 놓으셨군요ㅋㅋㅋㅋ 공감합니다. 지나치게 수비적인 것도 지나치게 공격적이 것도 다 비매너지요. 운동을 이기려고만 하는건 아니니까요ㅎㅎ

@riverbrane님의 말씀을 들으니 떠오르는 분이 한 분있습니다. 다른 무술 체육관을 운영하고 계신던 관장님이었는데, 매트 위에 올라올 때면 항상 태극기에 예를 하던 점잖은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꼭 스파링만 하면 돌변해서 죽일듯이 덤벼들곤 했습니다ㅎㅎㅎ 그 분을 처음 봤던 날 그런 성향인 줄 모르고 적당한 선에서 스파링에 임했다가 그 분이 저를 너무 아프고 짜증나게 괴롭히려 들길래, 저도 힘을 좀 써서 확 뒤집어 낸 다음 올라탔더니 바로 탭치시더라고요. 자기는 이게 아프다나? 진짜 훨씬 형님만 아니었어도 욕이 나올뻔 했는데, 남은 아퍼도 되고 자기는 아프면 안된다는 심보였으니까요. 원래 무술 오래하셨던 분인데도 어쩐일로 그러더라고요.

ㅋㅋㅋㅋ그런사람 꼭 있죠. 겉으로 점잖은걸로는 짐작이 안되는..솔직히 피하는게 상책이죠.. 뭐 사람은 괜찮은데 그냥 승부욕이 강한 걸수도 있지만,
일단 이기더라도 기분이 나빠지기 때문에 피해야해요ㅋㅋㅋㅋㅋ
엌ㅋㅋㅋ근데 체육관 관장님을 이기시다니ㄷㄷㄷ

당연히 다른 무술이니까요^^

마지막 한줄을 위한 엄청난 예시들이었네요..!!!
분할매수 분할매도.. 암호화폐시장에서 제대로 배룬것중 하나지요..!!!

그렇게 두들겨맞고도 아직도 정신을 제대로 차리진 못했지만 분할매수 매도 할때 만큼 심적으로 안정적이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원금만은 사수해야 합니다!ㅋㅋㅋ

사수하고 계신지요?????? ㅋㅋㅋ
제원금은 스팀이 대부분 들어가 있는데 말이죠... ㅠㅠ
스팀아 좀 가즈아..!!! ㅠ

저는 가까스로 확보하고 있습니다. 1달라 대에서 샀던 이오스덕에ㅎㅎㅎ

햐~~~ 완전 저점에 사셔서 잘 가지고 계시는군요..!! ㅋㅋ 굳굳입니다~~
저고 0.7달러때 거진 만개를 샀지만 담날 가 팔았드랬죠... ㅋㅋㅋ

암튼... 뭐 저는 꽤나 스팀도 성공하리라 믿기에 존버해봅니다!! ㅋ

수비적인 투자자로써 매우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생존의 영역으로 가게되면 그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살아 남는자가 승리라 말할수 있겠죠. 일정한 규칙 안에서 싸우니 메이워더도 수많은 훈련속에서 자신에게 딱 맞는 방어 형태를 찾았을거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숄더롤이구요. 저같은 아마추어야 멋으로 따라해보곤 하지만 그게 다일뿐 나머지들이 뒷받침되지 못하니 우습게 되더군요.ㅎㅎ 수비를 잘한다는건 공격의 수준을 넘어섰을 때를 말하는것 같습니다. 상대방을 조급하고 흥분하게 만들어 빈틈이 나올수밖에 없겠끔 만드는 것이죠. 산전수전 다 겪은 고수들의 공통점이 아닐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숄더롤보단 상대방의 훅을 얼굴로 맞아주며 흘리는 기술이 그렇게 멋지더라구요. 어찌됐건 완벽한 수비는 그 어떤 공격보다 강하다는 의견에 한표입니다^^

공감합니다. 상대가 수비가 좋으면 초조해지고 빈틈을 내며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게 되더라고요

의식의 흐름인데 절묘하게 마무리가 되네요ㅎㅎㅎ

ㅋㅋㅋㅋㅋ모두의 관심사로 종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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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그니까

기승전-성투
(근데 종자돈 없는게 개슬픔)

이거내요.

ps. 그래도 왕자님께는 하늘이 達筆을 주셨소오.ㅋㅋ

저도 이제 남은 현금이 없습니다ㅜ

공격보다는 수비! 제 생각에도 선 수비, 후 공격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저의 개인적 편향도 공격보다는 수비쪽인 듯 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더파이팅(The Fighting)이라고 하는 일본 복싱 만화에서도 주인공 일보가 구사하는 복싱 스타일이 마이크 타이슨(Mike Tyson)의 피커부(Peek-a-boo) 스타일인데요. 이 스타일 자체가 타이슨이 가드를 내리는 습관 때문에 고안된 방식으로, 인파이팅에 들어가기 전에 풀가드 상태를 고수하는 것이죠.
일보의 복싱 스타일도 수비중심이라 거의 모든 경기가 극강의 수비 후 역공으로 전환하는 모양입니다. 제가 일보를 참 좋아해서.... 글을 읽는내내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신라가 삼국통일을 한 이유가 방어지형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알기로는 백제가 신라의 왕 김춘추의 사위와 딸을 죽여서 그에 분노해서 당나라에 연합을 제의해서 나당연합을 맺고 당의 군력을 바탕으로 삼국통일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금은 다른 이야기지만 통일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라면 나당연합이 아닌가 싶어서 여쭙습니다.

어느 나라나 시기에 따라 부침을 겪기 마련이지만, 방어가 좋은 국가는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부활할 여지가 있는 반면, 방어가 약한 국가는 기회를 틈 탄 외세의 침략에 쉽게 무너지고 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서 대충 이렇게 뭉뚱그려 적었습니다. 직접 원인으로 지목되는 사건들이 있지만 그 배경에 수비라는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라는 점을 이야기해 본 것 입니다.

상술하자면, 삼국시대 대부분의 역사에서 백제가 한강 유역을 장악하고 있었으나 백제는 신라를 멸하지 못하였고, 고구려 장수왕이 남진하였을 때에도 장수왕은 소백산맥 앞에서 진격을 멈춘 바 있습니다. 반면에 백제는 신라가 한강을 차지하고 나니 평야지대를 방어하기 위해 곳곳에 군대를 배치해야 했고, 이후 한번도 한강을 되찾지 못한 채 멸망을 맞이하였습니다. 한강을 신라에 빼앗긴 사건으로 백제는 당나라가 아니었더라도 국력이 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고구려 같은 경우에도 오랜 역사동안 북쪽의 침입을 굳건히 방어했고 수·당의 대군을 막아낸 바 있지만, 백제가 망하고 평지인 아래에서부터 올라오는 신라의 부담이 더해지자 멸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연히 모든 것이 지형 문제만은 아니고, 중앙집권화 되지 않은 정치 체제와 그에 따르는 정치적 내분도 큰 원인입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모든 나라가 봉건적 정치 체제였고, 내분은 위기의 순간 어느 나라나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수나라가 침입했을 때도, 당태종이 쳐들어 왔을 때도 고구려의 북쪽은 요동성부터 산악지대를 형성해 쉽게 방어할 수 있었는데, 이때에도 고구려의 정치적 상황은 갈등의 연속이었습니다. 이처럼 강력한 수비력은 내부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후일을 기약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신라라고 어떠한 위기가 없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소백산맥이라는 자연의 요새가 신라를 존속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는 데에서 제가 말한 삼국통일의 바탕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