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이란?] 1부, 아이돌은 누가 만들까?

in #kr8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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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달입니다. 저는 아이돌의 음악을 즐겨들으며, 수 많은 아이돌들을 덕질하고 있습니다. 수 년 전까지만해도 인디밴드 노래만 들으며 대중가요는 저급한 후크송이라며 철저히 배척하던 홍대병의 극치를 달리던 저였으나 군대에서 그만 '윤상'과 '러블리즈'라는 신세계를 맛보고 난 뒤로는 철저히 '두유노김치?', '두유노케이팝?', '두유노어벤저스2?'을 외치는 국뽕의 신봉자가 되었죠. 이 말인 즉슨 제가 K-POP에 관심을 가지게 된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러블리즈를 모르고 살았다면 제 삶은 어떻게 되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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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몇 년 되진 않았지만 여러 아이돌을 덕질하다보니 저절로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가게 되었고 이에 관련된 정보들을 열심히 찾아보았습니다. 따라서 제가 앞으로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릴 내용은 덕질을 통해 지식에 망상이 더해진 내용이므로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알고 있으면 K-POP업계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대충 감이 오고 또한 대중가요프로그램을 보더라도 더 재미있게 감상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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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걸 두번째 미니앨범 [closer]의 크레딧, 한 앨범이 탄생하는 데에 이렇게 수 많은 사람들의 피땀눈물이 깃든다..

아이돌의 공장과도 같은 대한민국에서 아이돌이 탄생하기 위해선 연습생이라는 힘든 과정을 겪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소속사에 연습생으로 들어가 수 년 간 연습만 한다고 해서 그냥 아무나 여러명 묶어다가 그룹을 만들어주고 옷을 입혀주고 음악을 주고, 가사를 주는 걸까요? 덕질을 하다보니 저는 이런 업무를 맡는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졌습니다. 혹시 해당 소속사의 사장님이 모든 것을 총괄하는 건가 싶었으나(물론 사장님들의 입김이 세게 작용하기는 하니 이 또한 맞는 말이 될 수 있으나) 좀 더 세세하게 알아보다보니 이런 아티스트의 컨셉에 관여하는 사람을 A&R(Artist & Repertorie)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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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피디아에 등재된 A&R

A&R은 우리나라에서 수년 전 까지만해도 생소한 직종이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 존재를 모르고 있구요. 사실 군인이나 저 같은 덕후가 아닌 이상 아이돌에 크게 관심이 없다는 것도 이러한 현상에 일조합니다. 대중들은 대부분 소속사의 색깔과 아이돌의 이미지를 매칭시킵니다. 그러나 사실 이런 아이돌의 컨셉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사람은 바로 A&R이라는 사람입니다. 영향력 있는 A&R의 경우는 아이돌을 어떻게 데뷔시킬지와 같은 마케팅까지 관여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아이돌의 예로는 Jaden Jeong(정병기)이라는 한국의 유명 A&R이 맡으신 '이달의 소녀', 그리고 '러블리즈'가 있습니다(이 두 그룹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두 그룹의 소속사는 전혀 다르나 같은 A&R을 공유함으로써 데뷔의 방법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비슷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줍니다. 이달의 소녀는 아직 동일 A&R에 의해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며, 러블리즈는 '러블리너스'앨범 이후 부터 현재는 다른 분들(김선후, 김뜰악)이 맡고 계십니다. 그 후로 그룹의 색깔이 확 달라졌다는 것을 러블리즈를 조금이라도 알고계시는 분이라면 확실히 체감하실 겁니다. 심지어 그 당시 컴백 앨범의 이름인 'A New Trilogy'로도 이를 확실히 선언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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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즈 1집 [Girls' Invasion] 트랙리스트 (출처 : 울림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사실 러블리즈는 '윤상'이라는 그룹을 거의 총괄하는 특수한 프로듀서를 두고 있어서 좀 특별한 케이스이기도 하나 역시 A&R의 영향을 배제할 순 없습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A&R에 대해 말씀을 드리자면 이들은 아티스트의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선 이 A&R이라는 시스템이 일부 메이저 소속사 외엔 제대로 정착되어 있지 않아 업무의 경계선이 일정하지 않은 편이라 매니저나 소속사 사장님이 A&R의 업무를 맡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합니다. 그래도 이들이 대체로 맡는 업무들을 살펴보자면 어떤 옷을 입힐지, 어떤 뮤직비디오를 찍을지, 또 어떤 곡을 앨범에 넣을지, 심지어는 어떻게 데뷔시킬지 등과 같은 아티스트의 컨셉 전반에 걸친 업무를 담당합니다. 그 과정에서 수 많은 작곡가와 작사가를 만나고 뮤직비디오 감독 등과의 컨택이 이루어지는데 이 또한 사람의 일인지라 거의 비슷한 써클 내에서 작업이 진행됩니다. 그래서 특정 A&R을 알게 되면 어떤 앨범을 접했을 때 대체적으로 어떤 작사가, 어떤 작곡가, 어떤 뮤비감독이랑 작업했겠구나라는 것도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아까도 언급되었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A&R인 정병기선생님은 뮤직비디오를 대부분 디지페디라는 팀과 작업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러블리즈의 뮤직비디오도 전부 다 디지페디 작품이며 앞서 말씀드린 이달의 소녀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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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이달의 소녀는 저와 일절 관련이 없습니다만.. 제가 원조라는 것을 밝혀두는 바입니다... ㅋㅋㅋㅋㅋ (출처 : 이달의소녀 홈페이지)

허나 앞서 말씀드렸던 것 처럼 아직 우리나라에선 특정 메이저 A&R분들을 제외하고는 영향력이 그렇게 강하지 않은 편이라 소속사 사장님의 입김이 더 무시무시한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제가 느끼기엔 그렇습니다. 실제 업계에선 어떨진 모르지만). 그 만큼 A&R이라는 직종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많지 않은 편이구요..

다음 편에서는 A&R의 역사에 대해서 살펴볼 생각입니다. 사실 글이 만족스럽게 쓰인 것 같지 않아 아쉬워서 해당 시리즈를 모두 연재하고 난 뒤 깔끔하게 정리하여 올려드릴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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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제 손으로 작성하였으나, 책<김이나의 작사법>정병기선생님의 블로그로 부터 지식을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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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이달의 소녀 팬입니다.

이 글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네요.....덕후의 냄새가요..... 저도 한 홍대병하는 사람으로서 왠지 이달님의 글을 보니까 엄청 잘 맞을 것 같은 착각이 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 아이돌에 빠진 것까지 너무 똑같네요 ㅋㅋㅋㅋㅋ

크.. 아이돌에 빠지는 것이 진정한 득도의 길이죠 ^^

A&R의 필요성이 증가하지만 실상은 A&R이라는 직무로 채용을 하지는 않는다고 해요. 엔터업계로 취업을 꿈꾸는 많은 친구들이 희망하는 직무이긴 하지만, 이달님의 말씀대로 워낙 중대하기 때문에 상당한 경력을 지녀야 겨우겨우 맡을 수 있다고 합니다.
업계 종사자분의 말에 따르면, 저 A&R 짜느라 아이돌들의 컴백 시기가 정해지고 텀이 길어지고 한다고 하네용

역시 프로대외활동전문가시군요..

그래서 원대한 이상을 품고 A&R을 꿈꾸며 해당 업계에 입사했던 사람들이 이상과는 너무나도 다른 잡일 수준의 초기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를 버티지 못하고 많이 떨어져나간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한 때 A&R을 꿈꿨던 적이...

덕후에게 한표를!

여러분의 소중한 한표가 덕후에게 용기를 줍니다!

요즘은 자고 일어나니 스타란게 없지요.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필수.

정말 모든게 노력이죠..!

우선 따봉하나 먼저 드리고 읽어 보렵니다!

크.. 감사합니다

사장님들의 입김 쎄지요..ㅎㅎ
스타들 정말 대단한거같아요'!

그쵸.. 아이돌만 봐도 어떻게 춤을 추면서 노래를 하는지..

이런 직업도 있군요...! 세상은 역시 넓고 새로운 것이 많군요.

그쵸? 그래서 덕질이 더욱 재밌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