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릿 : Activating Evolution] 13. 201911191419 버거킹 대담 _ Part 3.

in #stimcity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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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부와 역중앙화



멀린 : 제 철학은 누가 됐든 결국 이렇게 가다 보면 세계정부가 나올 수밖에 없다. 단일통화와 단일국가 시스템으로 갈 텐데, 기왕에 그렇게 될 거면 우리가 해서 우리가 풀어야 하지 않겠느냐 그게 철학인데 그런 툴을 만났네요.



조쉬 :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씨드가 되는 기술과 매체를 꼭 잡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멀린 : 지금은 그게 되게 쓸모없어 보이지만 막판에는 그걸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다 가져가는 건대.. 주커버그가 우릴 만났어야 되는데, 우리가 받지는 않았겠지만. 하하하



조쉬 : 이게 지금 안드로이드, ios 버전만 만들어져 있지만. 곧 PC 버전, 스마트TV 버전 이런 것들로 계속 확장될 거예요. 저희는 브라우저를 만드는 거니까.



멀린 : 그러면 거기에서의 경쟁력은 뭘까요?



조쉬 : 잼킷으로 만들어진 앱들이 그냥 바로바로 실행된다는 거죠.



멀린 : 그러니까, 지금 HTML 기반의 웹서비스가 잼킷 기반으로 넘어오게 하는 요인이 뭐가 있을까요? 물론 리플릿이 있긴 하지만.



조쉬 : 지금 웹과 앱의 엄청난 싸움이 있어요. 근대 사람들은 앱의 사용성을 되게 좋아한단 말이죠. 이건 뭐라고 설명하기 힘든데.. 그냥 보면은 사람들은 앱의 사용성을 훨씬 더 좋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멀린 : 그게 더 직관적이죠. www 치고 들어가는 건, 그냥 뭐랄까?



조쉬 : 그렇죠. 그렇다 보니까.. 근대 이 앱은 지금 몇몇 독점업체들이 생태계를 아주 막아놨어요. 그래서 웹 쪽에서 공격을 하는 게, 니들은 다 폐쇄성이 강한 서비스 아니냐 개방을 해야 하는데, 그래서 지금 다시 웹으로 가야 된다고 하는데 사용자들은 이미 앱에 만족을 하고 있는 거에요. 저희는 그래서 이 문제를, 그러면은 앱을 개방적으로 할 수 있는 툴로 만들어야 된다라고 생각해서.. 잼킷이 그 역할을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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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린 : 사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소유에 대한 의미가 크죠. 아니 하다못해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보는 것과 삼성전자 앱을 다운받는 게 벌써 다르잖아요. 나한테 소속됐다는 느낌이 딱 드니까.



조쉬 : 맞아요. 그 느낌이 되게 달라요.



멀린 : 거기에 우리는 물성을 더 하자는 거고. 진짜 소장의 느낌을 갖게 하자는 거. 근데 우리가 지켜보면 알겠지만, 같은 앱인데 물성에 기반한 앱을 더 많이 선호하냐, 앱스토어 들어가서 다운받는 걸 선호하냐. 앞으로 지켜보면 더 알게 되겠죠. 욕구가 어디로 움직이는지는



조쉬 : 그런데 굳이 리플릿이 아니어도 단말기에서 바로 실행되니까. 저희는 그런 앱들이 설치될 수 있거나 유입될 수 있는 통로는 굉장히 많다. 그런데 그게 다 브라우저를 통해서 여기서 관리되고 할 거다. 우리는, 이거를 이용해서 누구든 자기들만의 앱스토어를 만들어라. 돈 케어다. 우리는 브라우저니까.



멀린 : 그러면 개발자들한테 먼저 어필이 되어야 할 텐데, 그런 전략은 뭐가 있을까요?



조쉬 : 그런데 제가 처음에 전략을 잘못 잡은 게 그거에요. 누구나 개발할 수 있다. 앱을. 그런 식으로 포장을 시켰어요.



멀린 : 관심이 없죠. 할 수는 있어도.



조쉬 : 근데 사실은 뭐냐면. 초보 개발자가 고급 개발자처럼 만들 수 있는 툴이에요. 이 툴을 놓고 보면. 게다가 ios든 안드로이든 개발하는 방식이 다 다르거든요. 앱은요. 그거를 신경 쓸 필요 없이 이걸로 개발하면 ios든 안드로이든 다 동일하게 가능하니까.



멀린 : 독점에 대한 부분들은 뒤로 두고 일단은 굉장히 개방적이고 탈중앙화된 이거를 먼저 풀어야겠네요. 독점에 대한 부분이야 우리가 대세가 되면 막 여기저기서 말이 나오겠지만.



조쉬 : 그게, 얘기하신 역중앙화가 그걸 꺼예요.



멀린 : 맞아요. 역중앙화가 그거에요. 그거는 어떻게 보면 저도 완전히 내면화시키지 않고 있었던 건대. 누구나 뭐 막연히 개방성은 좋다고 생각하고 그런 것 때문에 블록체인에도 관심을 갖는 거지만. 막상 블록체인 암호화폐 생태계가 개판을 치는 걸 보니까. 야 이렇게 되면 막 나가는 구나. 이거 오히려 인류가 그동안 참 많은 걸 이룩해 왔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대신 그 중간단계를 생각한 건데. 그게 맞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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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화, 탈중앙화, 역중앙화



멀린과 조쉬는 암호화폐 기반 블로그 서비스 ‘스팀잇’에서 만났다. 멀린은 코알못이었으나 한반도에 밀어닥친 암호화폐 열풍에 얼떨결에 글 쓰면 돈(코인) 준다는 블로그 플랫폼에 발을 담갔다. 그러다 못 볼 걸 보고 말았다. 이익 앞에 자존심이고 뭐고 없는 꼴불견과 무정부 아나키즘이 지배하는 탈중앙화의 공간에서는 금권이 대빵이라는 사실 말이다.



참다못한 마법사는 [스팀시티]라는 역중앙화 무브먼트를 공표했다. 이 혼돈과 무질서의 공간에서 다시 인간다움을 회복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보자는 프로젝트 말이다. 그리고 탈중앙화와의 이념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권한에 따른 책임을 지는 ‘총수’를 찾는다고 방을 붙였다. 이때 조쉬는 번쩍 손을 들고 내가 그 역중앙화의 ‘총수’ 한 번 해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스팀잇은 참 신기한 곳입니다. 일면식도 없었던 사람들이 어느 날 메시지를 주고받더니, 이렇게 큰 계획을 실행해보겠다고 덜컥 자신의 힘과 지혜, 경험을 모으는 일이 불과 한 달 만에 일어날 수 있다니요. 그건, 스팀이라는 공통의 재화가 있고, 그 가치를 높이는 데 일조하려는 공동체와 커뮤니케이션 채널로서의 스팀잇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기사를 보니 기대를 모았던 택시협동조합의 내분이 있었다고 합니다. 내분의 이유는 투명하지 못한 재화의 이동과 그를 용인한 거버넌스의 실패 때문이었습니다. 시스템이 받쳐주지 않을 때, 이상의 실현이 어느 지점에서 좌절하는지를 보여주는 반면교사의 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미 시스템이 갖춰진 스팀잇은 벌써 그 실패의 가능성 하나를 줄였다고 자신합니다.

어느 날 마법에 걸렸습니다. 사실 마법사 멀린님의 글이 어떻게 제 눈에 띄게 되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멀린님을 팔로 했던 건 아니니 제가 팔로 했던 분들 중 어느 분이 리스팀을 하신 거겠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자연스럽게 원래부터 거기에 있었던 것처럼 스르르 글이 떠올랐습니다. 신기한, 아니 기이한 경험입니다. 무슨 일이 저에게 일어난 걸까요.“

_ [스팀시티] 마법에 걸린 어느 날, / 조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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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호기롭게 그리고 거침없이



조쉬 : 이 제안에 동의하는 투자자들이 별로 없었어요.



멀린 : 이걸 왜 동의를 못 할까요? 마지막에 가면 다 먹는 건데. 이걸 히틀러가 먹냐 우리가 먹냐 이 차이지.



조쉬 : 그런 시선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이 별로 없어요. 그게 또 문제가 뭐냐면, 어떤 특정 심사역은 그런 것들에 대해서 꽂힐 수 있어요. 그런데 이 사람이 들어가서 설득을 못 해요.



멀린 : 조쉬도 청사진을 끝까지 보고 이걸 하나하나 하신 건 아니잖아요. 전자책을 하려다 보니까 기술이 개발된 것처럼. 그런 과정은 확실히 필요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대세가 되면 그때는 뭐 본인들이 학습해서 따라오겠죠.



조쉬 : 그러니까 제가 첫출발한 것과 우연히 개발된 기술이 요렇게 만났어요. 사실은 진짜 이거 sbml, sbss는 그 호주에 간 그 친구(북잼 공동창업자)가 아니었으면 굉장히 오래 걸렸을 거예요.



멀린 : 그분은 자기가 뭘 만들었는지도 모르고 만들었네요. 아니 그래도 앞으로 여기 엄청난 일이 진행될 텐데..



조쉬 : 그 친구도 자기가 이거를 처음에 만들었다는 그런 타이틀을 달아주면 좋아하겠죠.



멀린 : 기록에는 남겨야겠네요.



조쉬 : 아는 사람들은 잡스가 아니라 워즈니악 예기를 하잖아요. 그런 거죠.



멀린 : 그분이 만드신 거는 초기에?



조쉬 : 레이아웃 잡는 걸 했죠. 근대 그게 탄탄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제가 그걸 가지고 모델링하고 잼킷이라는 툴까지 만들 수 있었던 거죠.



멀린 : ‘리플릿’ 책을 쓰긴 써야겠다. 이 얘기는 참 엄청나다. 지금 기록이 안되면 나중에 어디서 생겨났는지도 모른 채로 돌아다니고 있을 텐데.



조쉬 : 그래서 제가 둘이 찍은 사진 한 장을 남겨 놨어요. 언제가 될지 몰라서.



멀린 : 그렇다고 이거를, 고작 몇백억 투자를 받아서 투자자가 그 이윤을 다 갖는 것도 되게 웃기는 일이었네. 어떻게 보면 잘 버티셨네요. 아스타리아가 투자를 받을 이유가 없네. 아스타리아는 그냥 남아 있어야겠네.



조쉬 : 기둥 역할을 해주면서 남아있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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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린 : LCA(리프콘텐츠연합)가 유통회사로 돌아가겠지만, 그러다 포맷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 기술은 포맷이 바뀌어도 계속 가는 거잖아요.



조쉬 : 그러니까 대지를 팔 수는 없잖아요. 대지는 남아있고..



멀린 : 이 리프 앱과 기술 자체는 변형이 있을지언정 계속 중앙에 있을 거 아니에요. 물론 정말 100% 다른 패러다임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HTML 역사만큼은 있는 거고, 그러면 결국 주력 포인트가 sbml, 이게 확산되는 건대. 전 세계에. 그것에 대해서 수익이 남는 건 뭐가 있어요? 그런 건 없어요?



조쉬 : 네네 그건 없어요. 우린 브라우저의 환경을 제공하면서 브라우저를 통해서 수익을 내는 거예요.



멀린 : 아.. 그렇지. 그건 어차피 다 리프 앱에서만 가동될 수밖에 없으니까. 그럼 바로 구글이랑 애플에서 가만히 안 있겠는데요.



조쉬 : 구글에 ‘플루터’라는 게 제가 생각하기엔 저희 거랑 많이 근접해 있는 거긴 해요.



멀린 : 있긴 있어요?



조쉬 : 네 있어요. 근대 걔네는 브라우저 사업을 하진 않을 거예요. 앱스토어가 있기 때문에 자체 카니발리제이션을 그렇게 할 수는 없을 거예요. 그렇게 의사결정할 수 있는 데는 아니에요.



멀린 : 제가 볼 때는, 그랬을 때 속도가 좀 느리긴 하지만 제일 파급력이 클만한 데가 일본이네요. 물성 매체에 대한 수요가 크고 아직 카드 결제 시스템도 제대로 안 되어있는 상황이니. 그러느라고 요번에 라인하고 소프트뱅크하고 합병한 거잖아요. 그 시장을 보고 들어가는 건대. 이거는 강력한 게 하나 더 결합해 있는 거라. 리플릿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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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쉬 : 이게 만들어진 건 기적에 가까워요.



멀린 : 운명이죠. 운명.



조쉬 : 하하하 네.



멀린 : 저를 만난 걸 봐서는 운명이에요. 저를 안 만났으면 기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과정을 위해서..



조쉬 : 하하하.. 한동안 굉장히 외로웠거든요. 외롭지. 나만 이 비전을 갖고 있고..



멀린 : 아 그런데, 직원들은 전혀 없었어요?



조쉬 : 회의, 의심.. 처음에는 받아들였다가 이게 가능하겠냐.. 그러다 제가 이걸 가지고 브라우저 사업을 하겠다 하는 순간, 어? 뭔 소리.. 이렇게 됐죠. 지금은 뭐 이해하기 어렵고, 리플릿이 좀 어느 정도 올라오면 빠른 사람들은 받아들이기 시작할 것 같아요.



자화자찬 파티에 김칫국을 술 대신 들이키고 있다 싶지만, 라이트 형제가 날아보겠다고 언덕을 마구 달릴 때, 자기 회사에서 쫓겨난 스티브 잡스의 뒷모습에서, 우리는 누구도 자신의 미래를 비춰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의 삶으로 진격해 왔고 불가능을 가능케 했다. 또한 인류 진화의 방향을 설정해 버렸다. 조쉬 또한 그러한 도전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인정은 중요한 게 아니다. 그것은 역사의 몫이고 도전은 나의 몫이다. 현재를 사는 이는 도전의 장에 놓여있고 과거에 묶인 자들은 그런 게 가능하겠냐며 비웃지만, 받아낸 비웃음은 반드시 대가를 지불하는 법이다.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누가 알겠는가? 훗날 우리 모두 멀린과 조쉬가 열어제낀 역중앙화의 도시에 살고 있을지.


이번 행사를 두고 여러 가지 뒷말들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스팀시티를 추진하는 사람들을 '정신병자'나 '사기꾼'으로 단정 짓는 뒷말도 전해 들었습니다.

Everything or Nothing? 이건 멀린님이 저에게 내민 선택지입니다. 허, 이 양반은 언제나 이렇게 극단적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스팀방송국 총수 구인 글에 댓글을 달 때부터 이미 정해져 있었습니다. 그 댓글을 달까 말까 고민하던 그 시간에 이미 결론이 나와 있었습니다. 그 뒤, 스팀방송국이 스팀시티로 비전을 확대할 때, 그 대답은 더 확고해졌습니다. 저희 팀은 이 비전을 실행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그건 Everything 이상일 것입니다.

유쾌하고, 호기롭고, 거침없이. 그렇게 우리는 앞으로 가겠습니다. 이왕에 길을 떠난 마당에, 인상 쓰기 보다는 유쾌하게 달려가면 좋지 않겠습니까.

_ [스팀시티] 유쾌하게, 호기롭게, 그리고 거침없이. /조한열



유쾌하고, 호기롭게 그리고 거침없이.. 조쉬는 마법사마저 사라져버린 데스밸리에서 스스로에게 그렇게 되뇌였다. 도전하는 이가 호기 없이 어떻게 죽음의 골짜기를 버텨낼까. 하늘로도 땅으로도 솟아날 구멍이 없는 상황에서 믿을 건 자신뿐이고 기대할 것은 아득해 보이는 꿈뿐이다. 그때에 풀린 다리에 힘을 주는 것은 호기이다. 발목을 잡는 이들은 허황되다, 무모하다 할 때, 한 걸음을 더 내딛게 하는 용기는 유쾌한 다짐이다.



(계속)





[리플릿 : Activating Evolution]

01. Genesis

02. 감각의 제국

03. 사람은 무엇을 사는가?

04. 신을 넘어서 가라

05. 네트워크, 진화의 역방향

06. 분리될 권리

07. 공짜인 줄 알았지?

08. 어쩌다 마주친

09. 재주를 넘었으면 돈을 주워 담아라

10. 한국적 상황

11. 201911191419 버거킹 대담 _ Part 1.

12. 201911191419 버거킹 대담 _ Part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