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t of Innovation : 블록체인은 미래에 '어떤 혁신' 이 될 수 있을 것인가?

in #tooza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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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ed Factory vs. Smart Shoes


여기에 아디다스의 운동화와 나이키의 운동화가 있다. 아디다스는 액상폴리머수지를 3D 프린팅 기술에 접목한 '카본' 이라는 회사와 협업하여 '스피드팩토리' 를 구축, 이 곳에서 고속 생산해 낸 운동화를 선보였다. 나이키의 경우 신발 밑창에 센서 및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도입하여, 신체 조건 및 주변 환경에 맞춰 신발끈이 자동적으로 조여지는 스마트 운동화를 만들어 냈다. 두 회사 모두 일종의 혁신을 도입한 것인데, 과연 '어떤 혁신' 이 기업 가치에 더 도움이 될 것인가? 아마 판단이 쉽지 않으실 것이다. 그렇다면 한 가지 정보를 추가해 보자. 아디다스는 생산 공정에 혁신을 도입하여 제조원가를 기존의 25-27만원에서 켤레 당 1/3 수준으로 낮추었다. 그리고 나이키의 스마트 신발은 한화로 약 78만원 가량이다. 이제 다시 판단해 보자, 과연 '어떤 혁신' 이 기업 가치에 더 도움이 될 것인가?

Adidas SpeedFactory
Nike Smart Sh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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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E & ADIDAS OP Margin
NIKE & ADIDAS Net Inc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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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StockAnalysis.netSource : StockAnalysis.net

추가된 정보로 판단해 보자면 얼핏 아디다스가 더 나은 혁신을 도입한 것으로 생각된다. 원가를 절감하고 기업이익을 향상시킬 만한 가능성을 창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이 문제에 정답은 없다. 다만 제조업의 혁신에서 End-user product 자체를 혁신하는 것과, Manufacturing Process 를 혁신하는 것의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여기에서 단순히 나이키는 전자를, 아디다스는 후자를 선택한 것 뿐이다. 여기에는 아디다스의 이전 영업이익률이 나이키보다 상당히 뒤떨어졌던 (2016년 기준 나이키 13.9% vs 아디다스 6.5%) 상황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결국 각자의 상황이 선택할 수 있는 혁신의 종류를 결정하는 것이다.

Tesla Case


모든 혁신에 동일한 명제를 적용하긴 어렵겠지만, 이렇게 End-user product 자체에 대한 혁신은 공정에 대한 혁신보다 비싸다. 때문에 제대로 된 생산 프로세스를 미처 갖추지 못한 채로 제품 혁신에 나설 경우 의외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게 된다. Tesla가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 유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빠르고 오래 달릴 수 있는 전기차' 라는 혁신적인 제품에 집중한 나머지 상대적으로 '싼 혁신' 에 대해서는 소홀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Tesla 는 초창기 Model S 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몇 년 가지 않아 생산 공정에서의 심각한 Bottle Neck 문제에 시달렸으며, 생산 지연으로 인해 최악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다행히 4분기 실적은 월스트리트의 예상치를 상회하는 데 성공했다.

Tesla Actual EPS & Estimations
Tesla Stock Price from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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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Yahoo! FinanceSource : Yahoo! Finance

때문에 매년 MIT Technology Review 등에 등장하는 혁신적인 기업 사례들을 볼 때, 투자자는 이들의 혁신이 과연 어느 지점에서 어떠한 비용을 얼마나 지출하여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비싼 혁신은 그 비용에 걸맞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멋진 물건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기업가치의 증분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싼 혁신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싼 혁신은 역시나 그렇듯 경쟁자가 따라잡기도 쉬울 것이기 때문에 그 수명이 짧을 수도 있다. 때문에 우리는 혁신에 우리의 금전을 투입하고 Risk 를 감내할 때에는 그 어느 때보다 면밀한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How About Blockchain?


그렇다면 블록체인은 어떠한 형태의 혁신인가? 위에서는 혁신의 목표를 End-User Product 혁신과 Process 혁신의 두 가지로 나누고, 전자가 후자 대비 상대적으로 더 많은 비용이 듦을 지적한 바 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본질적으로는 Process 혁신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에 사회 내에서 이루어지던 수많은 Transaction 의 문제점을 제거하기 위해 등장한 알고리즘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우리가 전력을 거래하는 플랫폼을 블록체인화 했다고 가정할 때, 상호간에 주고받는 재화인 '전력' 은 바뀌지 않는다. 스팀잇 역시 컨텐츠 플랫폼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스팀잇 플랫폼 내에서 교환되는 재화가 바뀌지는 않는다.

End-User Innovation
Process Inno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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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ly, Expensive
Generally, Cheap

그러나 블록체인의 효시였던 Bitcoin 의 성격은 조금 달랐다. BTC 프로토콜은 본질적으로는 법화의 트랜잭션 과정에서 수반되는 이중지불 및 보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으나, 이를 위해 금융거래의 End-User Product 인 '화폐' 를 토큰의 형태로 바꾼 것이 문제였다. 사실 비트코인은 작업증명을 위해 소모되는 컴퓨팅 파워에 대한 경제적 보상의 수단이었으나, 이것이 마치 화폐에 대한 혁신으로 오해가 되면서 최근의 BTC 버블이 발생하지는 않았는가 하는 것도 개인적인 생각이다.

BTC
ETH
BCH
X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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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EM
QTUM
IOTA
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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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현재의 블록체인은 근본적으로 Process Innovation 의 양태를 취하고 있으나, 그 비용이 전통적인 Industry 와는 달리 실제로 비싸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도 하나의 문제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들은 초창기의 현상일 뿐이며 실제로 2세대, 3세대 블록체인 토큰이 개발되면서 점진적으로 해결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블록체인 토큰의 가격 붕괴를 한 차례 겪은 경험이 있는 투자자들로써, 지금부터는 블록체인이 가져다 줄 혁신의 비용에 혹시나 거품이 끼지는 않았는지 고민을 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유사한 움직임들은 발생하고 있으며, 동작이 상대적으로 굼떴던 한국 역시 블록체인 협회가 결성되어 다양한 사업을 예고하고 있다.

결국 예전에도 강조했듯이 '평가' 의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향후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토큰에 대한 수많은 평가 Tool 이 생겨날 것이고, 각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White Paper 를 분석하여 ICO Advisory 만을 전문적으로 대행하는 컨설팅 회사가 우리나라에도 생겨날 것이다. (친한 지인이 이 쪽 Pioneer 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Steemit 에서 오래 계셨던 User 분들께서는 알 수도 있는 사람이다.) 블록체인은 아직까지는 비싼 혁신임에도 불구하고, 그 가능성은 천천히 열려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과연 '이 혁신' 과 동행하며 기꺼이 리스크를 부담할 것인가? 이는 우리 각자의 몫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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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궁금해지는군요.
좌우지간 스팀잇이 좀 더 활성화되시길 기대해봅니다

미래가 궁금해지는군요.
좌우지간 스팀잇이 좀 더 활성화되시길 기대해봅니다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믿고 보는 @hingomaster 오늘도 잘 봤습니다. @홍보해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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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관심 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hingomaster님 안녕하세요. 개과장 입니다. @joeuhw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단순히 기존에 있던 걸 블록체인으로 대체하는게 아니라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나 프로덕트를 제안하는게 어떤게 있을지 봐야겠네요.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넵, 기본적으로 비싼 혁신과 싼 혁신은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너무나도 좋은글 입니다.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저의 시야가 더 넓어진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드디어 가입했어요! 추천 어떻게 하는지도 아직 모르지만 글 잘 봤습니다 ㅎㅎㅎ

감사합니다.

비유가 정말 매력적이에요. 잘 봤어요!

감사합니다.

블록체인의 이론적 깊이를 더 할수 있는 글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관심 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기존의 화폐나 온라인 거래에서의 수수료나 리소스가 절감되어야 진정한 프로세스 혁신이 이루어지겠군요. 아직까진 그런 효율성 면에서는 좀 떨어지는것 같은데... 과연 그것을 이루고 천하통일을 이룰 토큰은 뭐가 될지... 흥미진진하군요!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스피드’ 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를 어찌 해결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건일 것 같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어제 시작한 뉴비입니다 팔로우하고갈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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