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강세장은 끝났나? :: 미 증시 급락에 대해 알아보자

in #tooza7 years ago (edited)

2009년 이후 미국 주식시장은 강세장이 지속되었다. 이제는 지수 상승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무렵, 시장이 큰 변화가 오고 있다. 중요한 시기인 듯하여 공부도할겸, 전문가들의 설명을 정리해봤다.

필자도 거시경제, 국제금융에 대한 지식이 얕기 때문에 최대한 쉽게 정리해봤다.

1. 미국 국채금리 상승


자료 : Investing.com 홈페이지

2018년 들어 10년 국채 수익률이 오르더니, 급기야 2.8%선을 넘었다. (한국시각으로 2월 6일 새벽에는 다시 급락하였음)

흔히 이것을 보고 기준금리를 인상했다고 오해하시는데, 국채 수익률과 기준금리는 다르다.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것이고, 국채 수익률은 시장에서 '결정된다'.

국채수익률은 기대 인플레이션과 텀 프리미엄, 실질 장기금리, (명목/실질) 정책금리 예상평균치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 국채수익률 상승은 각 요소들의 상승에 기인했다.

(1)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세계 경제 회복세와 더불어 미국 경제도 달러 약세에 힘입어 호조세를 이어갔다. 지난 수년간 아마존 이펙트(인터넷 쇼핑의 발달이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현상)로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였으나, 최근 원자재 가격과 임금 상승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하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함으로써 물가를 안정시킨다. 하지만, 최근에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미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시장은 인플레이션 상승이 예상보다 더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듯 하다.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은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2) 텀 프리미엄 상승

텀 프리미엄은 당초 예상보다 기준금리가 더 높아질 위험을 반영한다. 아래 표에서 국채 2년물 수익률이 고용지표 발표(임금 인플레이션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로 반전한 것에 주목하자. 중앙은행이 온건하게 금리인상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 2년물에는 실질 정책금리가 낮은 수준으로 형성되었다)

하지만, 중앙은행의 온건함이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급격한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이러한 시장 판단이 10년물 수익률에 반영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10년물에는 텀 프리미엄이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었다.)

이와 같은 수익률곡선 스티프닝(장단기 금리차 심화)은 인플레이션에 관대한 중앙은행을 반영한다.


자료 : 글로벌모니터 재인용


2. 주식시장은 왜 하락하였나?

미국 주식시장 하락의 원인으로는 (1) 증시 밸류에이션 부담 확대, (2) 신용잔고 확대에 따른 변동성 증가로 정리되는 듯하다.

(1) 증시 밸류에이션 부담 확대는 다시 (a) 너무 가파른 상승세, (b) 금리상승에 따른 할인율 부담 증가, (c) 임금 상승에 따른 기업실적 저하 우려로 정리된다.

(a) 주식시장 상승세가 너무 가팔랐다.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강세장을 보였던 미국 주식시장은 2017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아래 표 참고) 최근의 조정은 그 간의 빠른 상승에 대한 경계감의 발현이라고 본다.


자료 : 글로벌모니터 재인용

물론 2017년 기업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기업실적 개선 수준에 비해 주가지수가 더 빠르게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아래 그래프에서 S&P500 12개월 선행 PER가 빠르게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PER = 주가/순이익)


자료 : 글로벌모니터 재인용

(b)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할인율 부담이 증가했다.

1963년 이후 금리와 증시(S&P500지수)간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국채금리가 4% 수준에 도달할 때 증시에 할인율 부담이 표출(금리 상승, 증시 하락)되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아래 표 참고)

당시와 현재의 평균 금리 레벨을 차이가 있어 최근 시장에서 추정하고 있는 해당 임계점은 약 3% 수준으로 현재(2.7%)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게 부담이다.


자료 :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c) 임금 상승은 기업 이익에 부정적이다.

1월 고용지표 발표에서 시간당 평균임금이 전년 대비 2.9%나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 예상치(2.6%)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임금 인플레이션은 곧 금리인상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와 동시에, 임금 상승 자체가 기업 펀더멘탈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하게 되었다.

인건비가 상승하면 기업의 수익성은 저하되기 마련이다.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되지 않은 인건비 상승이라면 더욱 그렇다.

(2) 신용잔고(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가 증가하면서 주식시장 변동성을 확대시켰다.

신용잔고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가 선제적으로 차익실현하면서 매도세가 강화되었 수도 있고, 급락하는 과정에서 투자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자동 청산되면서 매도세가 가속화되었을 수도 있다.

국채 수익률 상승이 트리거였다면, 높은 수준의 신용잔고는 주가 급락의 휘발유가 된 것이다.

위의 내용을 정리하면, 국채 금리 상승이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에 경계심을 불러일으키는 트리거로 작동했고, 신용잔고 증가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주식시장의 낙폭이 커졌다고 분석할 수 있다.

물론, 증시 급락의 이유를 단 몇 줄로 설명할 수는 없다. 이번 증시 급락이 조정인지, 하락세 전환인지도 분간할 수 없는 와중에, 급락의 이유를 찾는 것은 더욱 어렵다. 미국 경기는 호조세를 보였고, 고용지표도 개선되었고, 경기 회복의 증거인 인플레이션 징후까지 보이고 있는데, 주가가 급락한다? 납득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대체로 위의 (1)~(3)의 근거들은 2018년 2월 중에, 혹은 더 길게 진행될 조정장을 해석하는데 유용하다.


3.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단기 조정이냐, 하락장의 시작이냐

SK증권의 김효진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인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최근 주가 하락이 단기 조정으로 보는 세가지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금리는 물가와 성장의 합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금리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열어두더라도, 올해 미국 명목 성장률 전망치는 4.3%이다. 현재 2.8%인 금리 수준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현재 금리는 냉정히 높다고 보기 어렵다.

(2) 미국 및 유럽 서프라인즈 인덱스는 이미 피크아웃(고점을 찍고 하락)하며 향후 경제지표가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높이고 있다.

(서프라이즈 인덱스(Economic surprise index) : 실제 경제지표가 시장 전망치에 얼마나 부합했는지를 지수화한 지표. 지수가 0보다 높으면 경제지표들이 전반적으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고 있음을 의미. 경기 모멘텀을 파악하는데 유용함)

(3) 미국 증시의 2012 년 이후 단기 주가 조정의 평균 하락폭은 8.8% 였으며 기간은 9일~45일 이었다. 같은 기간 KOSPI의 평균 하락폭은 9%였다.

조정장은 언제까지 진행될 것인가?

조정은 조금 더 진행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조정은 필요하다. 조정을 통해 문제를 털어내고, 다시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정은 진정한 조정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조정이 지속될 것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이런 주장의 근거는 이번 조정으로 아직 문제의 본질이 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문제의 본질은 여러가지로 진단된다.

첫째, 금리인상에 대한 연준의 미적지근한 태도에 기인한 수익률곡선 스티프닝(가파름)이 문제의 본질이라는 주장이다.

장단기 국채의 수익률 차이, 곧 수익률곡선의 기울기가 여전히 가파른 상태로 남아있다. 이는 곧 연준이 달러 약세에 안주하며, 시장의 거품을 방치하고 있다는 주장과도 연결된다. 미 연준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달러 약세추세에 조정기를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일견 타당한 견해이지만, 이 주장의 한계는 이번 증시 급락에 대한 적용이 부족하다는 데에 있다. 위의 주장대로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진정한 조정이 와야한다. 그런데, 지금 나타난 하락세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둘째, 밸류에이션 과다, Margin Debt(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가 문제의 본질이라는 견해이다. '주식시장 조정'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분석에 근거한다.

키움증권 홍춘욱 박사님의 리포트에 따르면, 미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Margin Debt 급증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보고서 바로가기

뉴욕증권거래소의 Margin Debt 규모가 GDP의 3.4%까지 치솟은 점을 주목한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시장금리 급등에 따른 위험이 부각되고,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폭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조정장에서도 Margin Debt 규모가 해소되지 않았다. PER 역시 아직은 높은 수준이다. 즉, 변동성 요인도 그대로이고, 고평가 우려도 해소되지 않았다.

위의 두 가지 중 어떤 견해를 따르던지, 당분간 변동성 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 키움증권 재인용


4. 국내 영향은?

달러화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약달러는 수출 중심 경제에 득이 되지 않는다. 수출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부담 요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인출로 국내 주식시장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발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국인 한국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인출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주식시장의 수급에 부정적이다.

사실, 국내 주식시장은 2017년 하반기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에, 이번 조정장은 예견이 되었었다. 그래서 나는 1월말에 주식 비중을 줄이고, 현금성 자산 비중을 늘이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을 하였다. 비록 업종 ETF는 그대로 놔두는 바람에 그야말로 존버하고 있긴 하지만........(게을러서 그렇다고 생각하자;;)

아직 한국 주식의 가격 메리트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세계 각국의 증시 랠리 속에서 소외되어 박스권에 갇혔던 기억을 떠올려보자. 그렇다고 우리 기업들의 수익성이 나빠진 것도 아니다. 때문에 이번 조정장에서는 포지션 조정으로 변동성을 낮추어 놓고, 재진입 시기를 가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기도 하다.

다시 들어갈 타이밍은 잘 모르겠다. 계속 시장과 전문가의 의견을 모니터링하면서, 무릎 즈음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이다.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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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 궁금했던 내용인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적 수준이 매우 부족하여 퇴근하면서 집중모드로 다시 읽어야겟네요.
감사합니다~

저도 잘 몰라서 공부 중입니다.ㅎㅎ 읽고 틀린 부분 있으면 가감없이 지적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미증시가 좀 떨어저줘야 할것같아요 그래요.. 가상화폐를 위해서..

사실....미 증시가 떨어져도, 유동성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올지는 의문입니다.
일차적으로는 미국채로 갈 것이고, 금리인상이 늦어져 달러약세가 지속된다면 금 쪽으로 가겠지요.

좋은 글입니다 팔로우하고 갑니다.

넵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혹시 해당 글을 출처를 포함하여 SNEK의 독자분들에게도 소개할 수 있을까요? @홍보해

아니 이런 누추한 글을....ㅋ 수정을 좀 더 했습니다. 넵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subijung01님 안녕하세요. 아리 입니다. @joeuhw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최근 몇 일 새 코스닥이 요동치는것을 보면 정말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입니다 ㅠㅠ

저도 정신이 없습니다.ㅠ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팔로우신청해요~

감사합니다! 저도 맞팔합니다~

인버스ETF를 살때인가요..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팔로 꾸욱~❤

하락폭에 대한 확신이 있으면, 단타로 인버스를 들어가겠는데, 가늠하기 어려워서 저는 기존 포지션 축소만 해놓은 상황입니다~ 감사합니다!